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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安寧)합니다,

체험 삶의 현장

by 범람하는 명랑


<나의 아저씨>의 마지막 대사,

"지안, 평안함에 이르렀나?"는 마치 ㄴ ㅏ에게 묻는 말과도 같아 번번이 대답을 망설인다.


내가 말을 거는 상대가 무탈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꼭꼭 눌러 담아 내뱉는 '안녕하세요'는 허투루 쓰일 말이 아니다. 전화기 너머의 누군가가 평안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또 있었다.


'시' 수업을 하다 보면, 자꾸만 분해하고 분석하는 수업을 하느라 정작 시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낄 수 없어 더욱 아쉬운데, 나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시가 있다며 꾹꾹 눌러쓴 시를 건넨다.


나도 덩달아 차오르는 말, '안녕합니다.'


혼란스러운 녀석의 마음이 부디 안녕하기를,

이번 생이 진정 아름답기를,

마음 깊이,

마음 깊이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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