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국어는 침묵,

체험 삶의 현장

by 손균관

"힘들어?"라는 말에 봉인 해제되어 주저리주저리 나의 힘듦을 하소연한다.

나의 안부를 물어 주는 그들을 마음 깊이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믿음이 선을 넘을 때가 있다.


내 입장에 몰두한 나머지, 내 입에서 나간 말 때문에 그들이 상처받는 줄도 모르고..


그러고는 나중에 가볍게 건넨, 그들의 서운했음을 듣는 나는, 미안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중간고사를 준비한다. 중1 교과서에 수록된 '류시화'의 <나의 모국어는 침묵>을 수업한다. 인디언으로부터 '너무 많이 말해'라는 인디언식 이름을 갖게 된 저자는 다짐한다. 나는 이 생에서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겠다고. 시험에 나오는 '역설'을 강조하고 주제를 암기시키느라 정작 중요한 메시지는 놓쳤다. 머리로만 이해하고 가슴으로 내려오지 않은 까닭이다. '침묵의 의미'를 머리로만 이해했다. 초등 친구들이 왜 글의 주제를 못 찾는 건지 답답하다고만 생각했는데, 글을 글자로만 읽어 온다고 혼내기만 했는데, 선생이라는 작자가 이러고 있다. 내가 좀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잘난 척하는 선생이 무슨.. 모르니까 배우러 온 거잖아, 내가 언제부터 똑똑했다고! 안하무인, 후안무치, 그 어려운 걸 내가 한다. 쥐구멍에 숨을 자격도 없다.


책 읽는 즐거움을 알았으면 좋겠다던 초심이 자꾸만 성과에 대한 집착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모른다고 속상해하지 말고, 왜 모르냐고 아이들을 무시하지도 말고,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한 아이들을 꽃보다도 아름답게 바라보자. 아이들의 마음을 듣자. 말하기보다 침묵하자.



#나의모국어는침묵 #류시화 #사람이꽃보다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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