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그린 생각
고양이는 싫고 좋음이 분명하고
그걸 드러내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
좋을 때는 다가와서 머리를 비벼대거나 혀로 핥지.
그러다가도 조금만 자신을 성가시게 하면
이빨로 물어 버려.
침대에 누워있는 고양이가 너무 따뜻해 보여서
옆을 슬며시 파고들면 어김없이
손을 앙! 물어버리지.
인간도 그럴 수 있으면 좋겠어.
누군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거나
싫은 사람이 옆에서 알짱거릴 때
앙! 물어버리는 거야.
소리없이 강렬하게.
그런데 인간은 싫은 사람 앞에서 웃으며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늘어놓거나
오른뺨을 때린 자에게 왼쪽 뺨마저 내밀어야 하지.
멱살을 잡고 싸울 수도 있지만
그러면 인생이 너무 피곤해지니까.
싫으면 싫다고 좋으면 좋다고
표현하는 게 인간에겐 왜 이렇게 어려운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