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의 집중과 몰입 상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는 것들이 많다. 지금은 하지 않는 게임, 드라마, 영화보기 등 단순히 소비하는 것부터 글, 그림, 독서, 운동 등 나를 채우고 생산하는 것들까지 다양하다.
최근에는 하나가 더 추가되었는데 그건 바로 아이들과의 '소통'이다.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아이들(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독서 과외와 독서 멘토링을 시작했다. 나는 아이들과 독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독서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삶에 대한 질문을 한다. 아이들은 각자 나름의 삶을 꿈꾸고 있었다. 과거에 나도 그랬다. 하지만 세상은 복잡하기 때문에 그 엉성한 꿈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나는 아이들의 삶에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좀 더 명확한 삶의 '질서'를 제시해주고 싶었다. 앞으로 덜 고통받고 더 성장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냉정한 질서 말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지금 하는 것, 좋아하는 것, 앞으로 하고 싶은 것, 목표가 무엇인지, 꿈이 무엇인지 질문한다. 그리고 이 질문의 끝은 언제나 '죽음'이다. 죽음을 맞닥뜨리는 아이들은 더 이상 아무 말도 못 한다.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꿈과 죽음의 차이를 설명하고 꿈이 아닌 죽음을 위해 살아야 함을 강조한다. 통찰의 순간을 얻은 걸까, 한 아이가 내게 악수를 청했다. 얼떨결에 악수한 나는 아이의 뜨거운 손에 놀란다.
내가 가진 가치를 누군가와 나눈다는 것, 그 기쁨은 우리 삶의 원동력이다. 아이들과 소통하고 나누는 그 순간은 아쉬울 정도로 빨리 지나간다. 하지만 그 순간이 내 삶에 주는 에너지는 100배 이상의 효율을 가져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