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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또 어떤 보물이 숨겨져 있을까?

중고서점으로 불리우는 신비의 동굴

by 기운찬

중학교 특별활동시간, 담당 선생님을 따라 대형서점에 갔었다. 그 서점 이름은 영풍문고였는데 그렇게 넓고 큰 서점은 처음이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던 나는, 여기 있는 책들을 맘껏 사고 싶다는 욕망이 들었다. 하지만 당시 내 용돈으로는 얇은 책 한 권을 사기에도 버거웠다. 그렇게 난 아쉬움을 뒤로한 채 빈손으로 집을 향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대학생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등록금과 생활비를 모두 내 힘으로 마련해야 했던 나에게 책 한 권을 사는 것은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러던 중 알라딘 중고서점을 알게 되었다. 이 서점은 중고 책을 다루다 보니 새 책 보다 훨씬 저렴했다. 뿐만 아니라 나온 지 오래되었거나 사용감이 있는 책들은 50% 이상 더 싸게 구입할 수 있었다.


내게 있어 알라딘 중고서점은 안식처? 같은 곳이다. 그곳에 가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해진다. 어릴 적 욕망을 부담 없이 펼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때때로 대형서점에서는 볼 수 없는 보물 같은 책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제 언제라도 새 책을 살 수 있는 여건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근처를 지나가면 반드시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른다. 오늘은 또 어떤 보물이 숨겨져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진다. 어쩌면 내가 현실 속 '알라딘'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으며 소원을 빌면,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것처럼 꿈이 선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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