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계단을 두 칸씩 오르고 있었다. 내가 아이의 옆을 지나려 할 때, 아이가 나를 불러 세웠다. 대단한 걸 보여주겠다고 말하며 그 짧은 다리로 계단 3칸을 한 번에 올랐다. 아이는 큰 성취를 이룬 것 마냥 해맑은 표정을 짓고선 나를 돌아보았다. 나에게 계단 3칸 오르기는 쉬운 일이었지만 일단 아이에게는 대단하다고 칭찬해주었다.
아이와 헤어진 후, 나는 깨달았다. 나에게 쉬운 일이 누군가에겐 어려울 수 있다. 반대로 누군가에게 쉬운 일이 나에겐 어려울 수 있다. 이 당연한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아도 된다. 온전히 내 행동에만 집중할 수 있다. 아이처럼 해맑은 표정을 지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