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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발 자전거를 밟는 아들과 달리는 아버지도 행복이 된다

by 기운찬

방금 일요일 아침 달리기를 하고 왔다. 날씨가 쌀쌀해서인지 사람들이 평소보다 많지 않다. 게다가 주말이니 밖으로 나오기보단 따뜻한 이불속에서 뒹구는 게 더 편할 것이다. 하지만 난 그런 편함을 물리치고 달리기를 하러 나왔다. 집에서 뒹구는 편함보다 더 좋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달린 후의 만족감이다. 그런데 오늘은 한 가지 더 소중한 것을 얻었다.


달리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저 멀리부터 내 쪽으로 달려오는 아버지와 아들이 보였다. 아들은 양 모자(몇 년 전부터 유행하던 동물 모양의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네발자전거를 힘차게 밟고 있었고, 아버지는 아들과 같은 속도로 달리기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나란히 달리는 부자의 모습을 보니 추운 날씨임에도 내 가슴이 따뜻해졌다.


저런 게 행복이 아닐까?


행복이라는 건 어디에나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을 느낄 수만 있다면, 네발 자전거를 밟는 아들과 달리는 아버지도 행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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