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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내기' 말고 '관찰하기'

by 기운찬

남보다는 나 자신에게 관심이 많은 터라, sns는 영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나 자신을 어떻게 포장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억지로 나를 드러내자니 자괴감이 들었다. 게다가 sns를 하다 보면 으레 겪듯이 나 또한 인기 있는 친구들, 혹은 스타들의 피드를 볼 때마다 비교의식이 생겨났다. 그들의 삶은 나와 다르게 완벽해 보였고, 행복해 보였고, '잘' 살고 있는 듯했다. 물론 sns에 올라온 사진이나 영상, 글, 일부는 진실이 아니란 걸 안다. 하지만 이를 알면서도 열등감과 우월감에 휩싸이는 '나' 자신을 보니, 더 이상 sns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랬던 내가 요즘에는 브런치, 인스타, 블로그에 글과 그림을 비롯한 여러 가지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내가 이렇게 변할 수 있었던 것은 sns의 목적을 '나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관찰하기 위한 것'으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나'를 관찰하는 건 재밌다. 이놈이 언제부터 무얼 했는지 알 수 있다.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알 수 있다. 뭘 바라고 꿈꾸는지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건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매 순간 변화하고 있는 '나'를 는 것이다.


'드러내기'는 타인의 시선이 필요하지만 '관찰하기'는 나의 시선만으로 충분하다


자신을 화려하게 드러내는 건 멋진 일이다. 하지만 화려함에 집중하느라 자신을 잃어버릴 수 있다. 반면 관찰하기는 자신에게 솔직하다. 솔직하지 않으면 자신을 관찰하는 게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드러내기' 말고 '관찰하기'를 권한다. sns는 나를 관찰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공간이니까.


dmitry-ratushny-xsGApcVbojU-unsplash.jpg 어디 한번 '나'가 잘하고 있는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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