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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보다 즐거운 그것

by 기운찬

예전에는 아침에 눈뜨고 밤에 눈감을 때까지 게임만 했던 적이 있다. 새로운 게임이 나오면 항상 먼저 플레이를 해보고 남에게 지는 것이 싫어 최선을 다해 레벨업을 했다. 당시에는 게임만이 내 삶의 유일한 낙이었다. 이보다 더 즐거운 건 세상에 없다고 믿었다. 하지만 게임도 즐겁지 않을 때가 있었다. 경쟁 게임에서 졌을 때, 협력 게임에서 친구가 없을 때, 또는 내가 게임을 못해서 욕먹을 때!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이 게임이라지만 그 순간만큼은 내가 왜 이렇게까지 게임을 해야 하나 싶었다.


그러다가 승패도, 친구도, 심지어 실력이 없어도 즐거운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건 바로 간접 경함이든, 직접 경험이든, 경험을 통해 '통찰'을 얻어 내 삶에 '적용'하는 것이다. 이는 곧 성장을 가져온다. 나라는 사람이 더 나은 사람으로 변하는 것이다. 게임에서의 레벨업은 가짜지만 현실에서의 레벨업은 진짜다. 그렇다면 가짜를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나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다음의 세 가지 방법을 이용해 통찰을 얻기로 했다.


첫 번째는 관찰하기다. 호기심을 갖고 관찰을 하면 대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몰랐던 것을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놓치던 게 얼마나 많았는지 알게 된다.


두 번째는 질문하기다. 관찰하는 대상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등, 떠오르는 의문을 끊임없이 질문한다.


세 번째는 답하기이다. 질문만 하는 걸로는 부족하다. 스스로 그 질문의 답을 찾고 그 답을 삶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잊고 있었던 지식이 튀어나와 통찰을 주기도 하고, 여러 지식들을 조합하여 나만의 지혜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 세 가지가 숙달되면 육아서를 읽어도 자기 계발이 가능하고, 방 청소를 하다가도 진로를 정할 수 있으며, 비둘기의 날갯짓을 보면서 복잡계를 경험하게 된다. 이렇게 얻은 통찰들을 삶에 하나씩 하나씩 적용한다면 나라는 사람이 변하게 된다. 자신이 꿈꾸던 모습이 되어가는 것, 그걸 보는 것만큼 즐거운 것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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