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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이 Aug 05. 2016

《언어의 온도》란..

ㅡ 말과 글에도 나름의 온도가 있다

《언어의 온도》 - 이기주

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

뜨거운 빨강과 차가운 파랑이 만나 온기 어린 보라빛 표지의 《언어의 온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던 이기주 작가님의 신간 산문집 《언어의 온도》가 내게로 왔다.


두 달 전 이기주 작가님의 신간 출판 소식을 듣고 텀블벅 행사에 후원했기에 더욱 기대한 책.

이기주 작가님이 손수 써주신 글귀가 담긴 책 2권과 귀여운 새모양의 마그네틱 북마크 겸 볼펜,  나비 모양 책갈피,


그리고,


마지막 장 책날개의 '도움을 주신 분들' 페이지에 감사하게도 정말 내 이름이 들어가 있다.

기다린 보람도 있고 의미있는 책이 될

《언어의 온도》


'일상에서 발견한 의미 있는 말과 글, 단어의 어원과 유래, 그런 언어가 지닌 소중함과 절실함'

을 책에 담고 싶었다는 저자의 서문처럼 이기주 작가님은 공감가는 글을 세심한 언어로 잘 표현해주시는 분이다.


따뜻한 말 한마디와 온기 있는 글은 위로가 되지만

무심하고 차가운 말과 냉소적인 글은 상처가 되기도 한다.


내가 사용하는 말과 글의 온도는 몇 도일까?


사람살이가 서툴어 상황에 따른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때론 뜨겁게 열정적으로,

때론 차가운 냉철함으로

감성과 지성이 어우러진 말과 글을 사용할 수만 있다면..


이 책을 벗삼아 말과 글이 지닌 가치와 그 온기를 되짚어보고 싶다.



책 속 의미있는 말과 글


우리가 절박한 상황에서 눈과 귀로 받아들이는 언어는, 잔잔한 호수에 던져진 돌멩이처럼 크고 작은 동심원을 그리며 마음 깊숙이 퍼져 나가기 마련이다.


"탑이 너무 빽빽하거나 오밀조밀하면 비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폭삭 내려앉아. 어디 탑만 그렇겠나. 뭐든 틈이 있어야 튼튼한 법이지.."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고, 어떻게 말하느냐보다 때론 어떤 말을 하지 않느냐가 더 중요한 법이다. 입을 닫는 법을 배우지 않고서는 잘 말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말 무덤에 묻어야 할 말을, 소중한 사람의 가슴에 묻으며 사는 건 아닌지...


아무리 보잘것 없는 몸뚱어리의 소유자라 할지라도 우주만 한 크기의 사연 하나쯤은 가슴속 깊이 소중하게 간직한 채 살아가기 마련이다.

다만, 그러한 사정과 까닭을 너그럽게 들어줄 사람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인 듯하다. 우리 마음속에 그럴 만한 여유가 없기 때문일까, 아니면 우리 가슴에 그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는 커다란 구멍이 나 있기 때문일까.


위로는,
헤아림이라는 땅 위에 피는 꽃이다.

위로의 표현은 잘 익은 언어를 적정한 온도로 전달할 때 효능을 발휘한다. 짧은 생각과 설익은 말로 건네는 위로는 필시 부작용을 낳는다.

상대에 대한 '앎'이 빠져 있는 위로는 되레 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상대의 감정을 찬찬히 느낀 다음, 슬픔을 달래 줄 따뜻한 말을 조금 느린 박자로 꺼내도 늦지 않을 거라고 본다.


정해진 길이 없는 곳을 걸을 때 중요한 건 '솔직함'이 아닐까 싶다. 눈치와 코치에만 연연하다 재치있는 결정을 내리기는커녕 삶을 그르치는 이들을 나는 수없이 봐 왔다.

가끔은 마음 속에 도사리고 있는 내 욕망과 상처를 끄집어내 현미경 들여다보듯 꼼꼼하게 관찰해봄 직하다.


글은 여백 위에만 남겨지는 게 아니다. 머리와 가슴에도 새겨진다.

마음 깊숙이 꽂힌 글귀는
지지 않는 꽃이다.

우린 그 꽃을 바라보며 위안을 얻는다. 때론 단출한 문장 한 줄이 상처를 보듬고 삶의 허기를 달래기도 한다.


사람이 사랑을 이루면서 살아가는 것,
그게 바로, 삶이 아닐까?

'사람'에서 슬며시 받침을 바꾸면 '사랑'이 되고 '사람'에서 은밀하게 모음을 빼면 '삶'이 된다.

세 단어가 닮아서일까. 사랑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도, 사랑이 끼어들지 않는 삶도 없는 듯하다.


작가는 벼랑 끝까지 가보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혹은 벼랑 근처까지 갔다가 자신만의 깨달음을 안고 돌아오는 사람이거나.


좀 더 가치 있는 단어와 문장을 찾아낼 때까지 펜을 들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지루하고 평범한 일에 익숙해질 때, 반복과의 싸움을 견딜 때 글은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진짜 소중한 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법이다.

가끔은 되살펴야 하는지 모른다. 소란스러운 것에만 집착하느라, 모든 걸 삐딱하게 바라보느라 정작 가치있는 풍경을 바라보지 못한 채 사는 건 아닌지. 가슴을 쿵 내려앉게 만드는 그 무엇을 발견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눈을 가린 채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난 활자의 힘을 믿는다.

활자의 집합체인 책을 끌어안은 채 단어와 문장을 더듬거리며 살아가는, 사람이란 존재에 대한 믿음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 외 책에 실린 이기주작가님의 좋은 글 몇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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