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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이 Aug 05. 2016

더이상 아이들에게 상처주지 마세요

ㅡ 로알드 달의 책에서 마주친 잔혹한 현실

커다란 쇼파에서 즐거운 표정으로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는 사랑스러운 아이 '마틸다'


로알드 달 작가님이 오래 전에 쓰신 책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우리 현실과도 너무나 닮아있는 책 《마틸다》


나쁜 어른들을 골탕먹이는 장면에서 기발한 상상력으로 통쾌함과 재미를 주지만

마냥 웃으면서 읽을 수만은 없는 이야기였어요.


지금 우리 현실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자꾸 떠올라서요.


나는 아이에게 어떤 부모인, 어떤 어른인지 되돌아보게도 됩니다.



책 속 인물들


- 찰스 디킨스의 책을 좋아하고 도서관에 있는 어른들 책까지 섭렵한 독서광이자 비범한 수학적 두뇌를 가진 5살 여자아이 마틸다.


- 자기 아이를 부스럼딱지나 엄지발가락의 때 쯤으로 여기는 마틸다의 부모.

아이가 부러진 다리로 집을 기어다닌다 해도 다리가 부러졌다는 사실을 알아챌수나 있을지 의심이 갈 정도로 무관심하다.

아빠는 아이가 보는 책을 발기발기 찢고 텔레비전 보기만을  강요하고,

엄마는 게임과 연속극에 정신이 팔려 가족 식사는 뒷전이다.


부모의 거칠고 심한 구박에 마틸다는 초강력 접착제 소동, 유령 소동, 머리 염색 소동 등의  기발한 발상으로 어른들을  준다.


- 폭력과 학대를 일삼는 사나운 폭군 흉악한 괴물 트런치불 교장.

아이들을 머리 위에서 빙빙 돌려 집어던지는 게 취미이다.

로알드 달의 다른 작품 《내친구 꼬마거인》에서는 고아원 원장이 규칙을 어기는 아이에게는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안 주고 하루 꼬박 깜깜한 지하실에 가둬둔다.

실제 우리 현실에서 일어난 어린이집 폭행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끔찍한 인물.


- 마틸다의 담임 선생님으로 반 아이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하니선생님.

마틸다의 비범함을 알아보고 아이의 상상력과 특별한 능력을 존중해주는 유일한 조력자이자

어린 시절 마틸다와 같은 상처를 지닌 인물이다.



+ 로알드 달의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

"이제 슈퍼 복숭아를 타고 이 끔찍한 언덕을 떠나는 거야!"


제임스의 부모가 돌아가시고 양육자가 된 두 고모 역시 고약하다. 이기적이고 게으르고 잔인한 인물들로 묘사된다.


두 고모는 처음부터 아무 이유없이 가엾은 제임스를 때렸고 한 번도 제임스라는 이름을 불러 주지 않았다.

언제나 '요 구역질나는 쪼끄만 새끼'라든가,

 '요 지저분하고 성가신 놈' 또는

'이 구제 불능아'라고만 불렀다.

두말할 나위도 없이 가지고 놀 장난감은 물론

읽을 만한 그림책이나 동화책도 주지 않았다.

제임스의 방은 감옥처럼 삭막했다.


가엾은 제임스는 여전히 노예처럼 장작을 패고 있었다. 숨막히게 더운 날이었다. 제임스는 땀을 뻘뻘 흘렸다. 팔이 쑤셨다. 제임스가 쓰는 도끼는 어린 아이에게는 너무 무겁고 컸으며 날도 무뎠다. 제임스는 일을 하면서 이 세상의 다른 아이들을 생각해 보았다. 이 시간에 다른 아이들은 뭘 하고 있을까. 어떤 아이들은 자기 집 정원에서 세발자전거를 타고 있을 것 같았고,어떤 아이들은 서늘한 숲 속을 거닐며 들꽃을 한 아름씩 꺾고 있을 것 같았다.

제임스의 눈에 커다란 눈물 방울이 맺히더니 뺨을 타고 주르르 흘러내렸다.   

제임스는 두 손에 얼굴을 파묻고 울기 시작했다. 제임스는 한없이 울고 또 울었다..



현실이 된 아동 학대


어린 소녀에게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히고 3년간 폭행하고 학대하여 갈비뼈 16개를 부러뜨려 숨지게 한 계모.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작가가 꿈이었던 아이의 꿈을 잔인하게 짓밟은..


그리고 수년간 지속적인 학대에 숨진 7살 원영군.

속옷만 입혀진 채 화장실에 3개월간 감금

때로는 화장실 청소용 솔로 맞아야 했고,

소변을 흘리는 날에는 구타로 미끄러져

변기에 머리를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학대 3개월째, 아이가 옷에 대소변을 봤다는 이유로 계모는 옷을 벗겨 락스물을 몸에 붓고 차디찬 화장실에 방치했습니다.

원영이 사망 추정날,

친부는 소주와 족발을 시켜먹었고,

계모는 모바일 게임 결제를 한 사실이 밝혀져 치를 떨게 만..

잔혹한 현실 속 아동 학대.



책 속의 주인공들처럼 초인적인 힘이 생겨 자신을 지킬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


지금도 어딘가에서 고통을 받고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식상한 말일지 몰라도 부디 자라나는 새싹을 짓밟지 말아주세요.


"한때는 여러분이 본 아이 가운데서 가장 비참하고 외로웠던 제임스는 이제는 온 세상 어린이를 친구로 갖게 되었고, 같이 놀 친구도 아주아주 많아졌다."         -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 中


이 책의 결말 또한 현실의 이야기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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