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세상에서 가장 포근한 스킨쉽
주인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사는 반려견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인간의 잔인함으로 학대받는 동물들,
주인에게 버림받는 유기견들..
다시 생각하기도 끔찍한 강아지공장의 잔인한 실태가 밝혀졌음에도, 어제 방송된 TV동물농장에서 강아지공장이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강아지뿐만 아니라 고양이까지 더러운 뜬 장에 갇혀 학대받는 모습은 가슴을 미어터지게 만들었다.
생명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인간의 잔인한 행태는 어떻게 끝을 보게 할 수 있을까.
인간에게는 동물을 다스릴 권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를 지킬 의무가 있다.
ㅡ 제인 구달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한편으로는 강아지공장에서 구사일생으로 구조된 뽀글이가 수술에도 성공하고 새끼도 낳고 새로운 주인을 만났다는 희망적인 소식도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보살피고 잘 키울게.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고마움을 느끼게 되는 존재이자,
우리와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야 할 소중한 생명체이기도 한 너희들에게,
고마워.
마침 동물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담은 영화
<미안해, 고마워>를 보게 됐다.
'동물과 함께 사는 세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11년 5월 개봉했던 영화로 4편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1편 '고마워 미안해'
반려견과 단둘이 지내는 아버지.
아버지에게 집문제로 매몰차게 대하는 딸 수영(김지호).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수철이'는 주인을 하염없이 그리워한다.
아이는 반려견 '수철이'를 기르고 싶어하나
아파트에서 큰 개는 기를 수 없다고 말하는 그녀.
할 수 없이 반려견 수철이를 삼촌댁에 맡기려고 결정하는데,
수철이를 통해 아버지가 생전에 써놓았던 손편지를 발견하게 되면서 그녀의 마음에도 변화가 생긴다.
사랑하는 내 딸에게
아버지는 너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다.
혹시 내가 죽게 되더라도 너무 슬퍼하지 말길 바란다. 시간을 정리한다는 게 슬퍼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모든 것은 자연의 섭리대로 가는 것이 옳기 때문이지.
태어난다는 것에는 죽는다는 의미를 함께 지니고 있지 않겠니.
난 수철이를 보면서 어렸을 때 죽은 네 동생을 떠올리고 또..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너, 수영이를 떠올린다.
수철이를 보면 우리 가족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 생각난단다.
네 엄마가 널 처음 낳았을 때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는구나.
누군가가 내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냐고 묻는다면 그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말할 수 있단다. 그 순간은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나던 그 때라고..
난 수영이 네가 힘들게 서울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걸 잘 안다. 하지만 수영이 네가 더 소중한 가치를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건 수영이 네가 나에게 가르쳐 준거란다. 사랑 말이다..
아버지는 너에게 용기가 없었지만 넌 잘해낼 거라 믿는다. 네가 린이를 사랑하듯이 말이다.
나머진 달리 부탁할 것이 없단다.
다만, 우리 개 수철이..키우진 못하더라도 신경 좀 써주길 부탁한다.
ㅡ 아버지로부터
2편 '쭈쭈'
삶의 의욕을 상실한 모습의 젊은 노숙자 영진.
그는 오늘도 노숙자 일당의 보스에게 시달림을 받는다.
그러다 구청에서 노숙자들에게 삶의 애착을 주기 위해 강아지를 분양해 준다는 소식을 들은 보스의 강요로 영진은 유기견 한 마리를 분양받아 온다.
날은 어둑해지고 공원 한 쪽 으슥한 곳에서 노숙자 일당은 강아지 한 마리를 매달아 놓고 몽둥이를 휘두르고 있다.
이어 영진이 데려온 강아지도 붙잡으려는 찰나 다행히도 강아지는 도망치고 보다 못한 영진은 노숙자 일당에게 덤빈다.
그 곳을 피해 강아지와 다시 만난 영진은 귀찮게만 생각했던 강아지에게 조금씩 애착을 갖게 된다.
'쭈쭈'라는 이름도 붙여주고 혼자 먹기도 부족한 음식이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애처로운 강아지 눈빛에 함께 나눠먹게도 된다.
하지만 동물병원 의사에게서 쭈쭈가 암에 걸렸다는 뜻밖의 얘기를 듣게 되고 안락사 직전 쭈쭈를 데리고 나온다.
아픈 쭈쭈를 보고 마음을 고쳐먹게 된 영진. 더 애틋하게 쭈쭈를 챙겨주고 자신도 다시 열심히 살고자 한다.
그러다 다시 노숙자 일당에게 쭈쭈가 붙잡히게 되고 쭈쭈를 되찾으려던 영진은 심하게 다치고 마는데..
쭈쭈에게 몽둥이질을 해대는 노숙자 일당을 향한 영진의 절규는 잊을 수 없다.
이 XX들아, 불쌍하지도 않냐?
똑같이 버림받은 처지에..
진짜 병에 걸려서 오래 못살고 죽을 거란 말이야.
ㅇ같이 태어나서 ㅇ같이 살았는데,
갈 때만이라도 편하게 가게 하면 어디가 덧나냐구!
주인한테 버림받고 길거리 헤맬 때마다 얼마나 힘들었겠냐.
제발 내 손에서 편안하게 죽게 해줘..
3편 '내 동생'
강아지 '보리'를 여동생으로 생각하는 여섯 살 아이 보은이(김수안).
다른 사람들에겐 그냥 강아지지만 보은이의 눈에는 진짜 여동생으로 보인다.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제일 먼저 '보리'를 찾고
보리를 따라 운동장까지 신나게 뛰어갔다 온다. 아이스크림도 나눠 먹고 한 몸처럼 생각하던 보리.
하지만 엄마가 임신하게 되고 강아지와 함께 지내는 걸 못마땅해하는 보은이의 할머니가 보리를 데려가려 한다.
보은이는 절대 떨어질 수 없다고 외치며
잘 때도 몰래 이불 속으로 보리를 데려와 둘이 손을 꼭 잡고 있는다.
다음날 보은이가 유치원에 간 사이 보리를 데려간 할머니. 버스 운전사와 실랑이를 벌이는 와중에 보리는 보은이를 찾아가려는 듯 달아나버린다.
유치원에서 보리와의 헤어짐을 직감한 보은이는 눈물을 터뜨리고
보리야, 보리야, 보리야
내동생..
보리는 누군가의 무자비한 손에 끌려가게 되는데..
보는 내내 너무 가슴이 아파서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4편 '고양이 키스'
아픈 길고양이는 병원에서 치료받게 해주고
집 없는 길고양이들에게는 밤마다 사료와 물을 정성스레 챙겨주는 딸.
혼자 지내던 딸이 고양이를 질색하는 아버지와 며칠 같이 지내게 되는데, 아버지는 딸이 가라는 시집은 안 가고 집에 데려 온 고양이가 못마땅하다.
하루는 도둑고양이들이라며 고양이한테 고무줄 총알을 쏴대는 아이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그녀.
쟤들 불쌍하지도 않아?
쟤들 길에서 살게 된 거
사람들이 다 버려서 그런거야.
그리고 쟤네들이 뭘 훔쳐서 도둑고양이니.
너네도 배고프면 뭐 먹고싶지.
쟤들도 똑같아..
딸이 다리를 다치게 되고
길 가다가 고양이들한테 함부로 사료줬다고 한 할머니를 몰아붙이는 아줌마를 보게 되는 아버지.
아버지는 우연히 TV에서 고양이와 교감(고양이를 보고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뜨면 고양이도 똑같이 인사한다는 일명 '고양이 키스')하는 장면을 보게 되면서 차츰 고양이를 돌보는 딸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마지막에 아버지가 고양이를 바라보고 인사 나누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부디 동물들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봐주세요.
"나는 좀 지루해. 그렇지만 네가 나를 길들이면 내 생활은 빛으로 가득 차게 될 거야.
난 네 발걸음 소리와 다른 발자국 소리를 구별하게 될 거야.
다른 발자국 소리는 나를 땅 밑으로 숨게 만들겠지만,
너의 발자국 소리는 마치 음악처럼 나를 불러내게 될 거야."
"하지만 잊으면 안 돼.
너는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는 거야."
ㅡ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서 사막여우가 한 말 中
길들였으면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함께 해주세요.
귀찮다고 버리고, 늙고 병들어서 버리고, 커졌다고 버리고..
버림받은 반려견들은 유기동물 보호소에 들어간다 해도 10일 이내 주인이 찾아가지 않거나 새주인을 만나지 못하면 안락사할 수도 있습니다.
때리고 버리는 것만이
동물학대가 아닙니다.
하루종일 묶어두거나 집안에만 가둬두거나
외롭게 방치하는 것도 학대입니다.
산책도 시켜주고 같이 놀아도 주고 가족처럼 대해주세요.
평생 함께 해주실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