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강아지와의 저녁 산책시간.
오늘따라 유난히 살아서 꿈틀대는 지렁이 천국이었던 공원.
난 징그러워서 피하고
지렁이를 사랑하는 아들은 밟아죽을까봐 피하고
어쩌다 밟을 뻔했는데 아들 왈,
"휴, 십년 감수 했네."
십 년도 채 안 살고선 십년 감수했다는 말을 너무 자연스럽게 하는 바람에 한바탕 웃었다.
산책 후,
독일마을 공방에서 공수해 온 귀여운 오프너로
딴 병맥주를 마시며
더위도 식히고
다녀온지 며칠 안 된 남해의 풍경도 그리워해본다.
당신과 나 사이를 이어주는 건 책과 글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