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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이 Sep 19. 2016

헛된 것은 없다 《미 비포 유 》

ㅡ  삶을 지속해 나가야 할 이유

《미 비포 유 me before you》 조조 모예스

초판 1쇄는 2013년 12월 24일이지만 내가 본 책은 무려 133쇄 2015년 5월 13일로 적혀 있다.

책과 영화의 인기에도 아랑곳 않고 한참 뒤늦게 본 소설이지만 글을 쓰고싶게 만드는 책, 여러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책을 만났다.


오래 전부터 조조 모예스 작가의 책들( 원 플러스 원 , 허니문 인 파리, 더 라스트 레터, 당신이 남겨두고 간 소녀 등)을 읽어보려고 몇 번이나 도서관에서 빌려다 놓고  이상하게 손이 가 펼쳐보지도 못하고 고스란히 반납했었다.


 비포  역시 두께의 압박과 더불어 책의 제목도 뒷표지 홍보성 문구도 확 와닿지 않아 미루고 미루다 얼마전 배우 이보영씨의 《사랑의 시간들》에서 소개한 글을 접하고 드디어 마음이 동하여 책을 펼쳤다.


서술과 부연 설명이 많은 원작 《미 비포 유》는 앞부분에서 지루한 감이 좀 있으나 어느 순간 두 인물의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된다.

(주제면에서 영화 <아무르>나 <나우 이즈 굿>에서 느꼈던 삶, 사랑, 죽음 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원작 소설을 읽다가  3분의 1가량 되는 시점에서 영화 <미 비포 유>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읽다말 영화를 봤다.

예전에 책도둑을 읽을 때처럼 소설을 읽다가 영화를 보고 다시 소설을 끝까지 읽는 방식으로.


원작을 읽고 영화를 보면 어떤 대사와 어떤 장면을 살리고 생략 또는 변화를 주었는지 그리고 순서가 뒤바뀐 부분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원작은 심리 묘사가 세밀한 반면 영화에서는 표정과 대사를 살려 인물의 모습이 훨씬 생생하게 느껴진다.


영화에서는 에밀리아 클라크가 아니면 누가 엉뚱한 여주인공의 패션과 역할을 귀엽고 사랑스럽게 소화할까 싶을 정도로 연기를 잘 해주었으며,

(여주인공의 성도 클라크다. 덤벙대는 성격도 자신과 흡사하다고 한다. )

남자주인공 샘 클라플린은 이 영화를 위해 무려 18킬로그램을 감량하여 사지마비 환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함이 느껴졌다.


시작은 영화가 훨씬 더 극적이지만

<아가씨>의 원작 핑거스미스도 그랬고 영화만 봐서는 결코 알 수 없는 원작의 묘미가 있다.

두 주인공의 모습과 로맨스에 중심을 둔 영화는 정말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 있었다. 많이 순화된 느낌이랄까. 영화는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두 주인공의 따스한 눈길과 얼굴 표정으로 즐겁고 행복하게 보여준다.

원작을 읽고나니 영화에서 인물들의 내레이션으로 심리를 묘사해줬으면 하는 아쉬움 있다.

윌과 루이자의 모차르트 오보에 첫 데이트
윌에게 생일 선물로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범블비 스타킹을 받고 좋아하는 루이자 클라크


윌과 클라크의 만남


도시를 누비던 천재 경영인, 스포츠맨, 모험가, 여행가였던 남자 윌 트레이너.

그는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목 아래 사지마비의 장애를 안고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야만 한다.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삶을 살아온 윌. 남은 삶이 단지 삶을 연명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면, 치료 불능의 장애를 평생 떠안아야 된다면 완전히 뒤바뀐 현실을 어느 누가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는 정신적ᆞ육체적 고통으로 끊임없이 괴로워하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런 그의 마음을 돌리고자 윌의 가족이 6개월간 임시 간병인으로 고용한 여주인공 루이자 클라크.

윌의 가족은 그녀를 위태로운 처지의 아들을 살려 둘 수 있는 단 하나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정신적ᆞ육체적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장면, 휠체어로 외출시 겪는 어려움, 부당한 대우, 가족들의 고뇌와 갈등이 많이 생략되어 있다.)


둘의 만남이 처음부터 순탄치는 않았다.

사고 이후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윌은 까칠하기 그지없고 가시 돋친 독설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자신에게 지독하게 못되게 구는 세상에서 최악의 일을 맡았다고 생각했던 루이자는 그의 곁에서 그의 분노와 슬픔, 통증과 아픔을 느끼며 복잡한 심경을 겪는다.


눈발이 창밖에서 황금빛으로 날리던 그날 밤 몰라홍키 노래를 듣고 웃음을 참으려 애쓰던 그를 생각했다. 따스한 살갗과 부드러운 머리카락, 그 손, 살아있는 사람, 내가 꿈꿀 수도 없을 만큼 똑똑하고 재미있는 사람, 아직도 스스로 목숨을 끊기보다는 훨씬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사람의 그 손을 생각했다. 그러다 결국 머리를 베개에 묻고 울었다. 내 인생이 갑자기 전에는 상상조차 못한 지경으로 어둡고 복잡해졌다는 느낌이 덮쳐왔다.


그런 그녀의 고민을 여동생에게 털어놓는 루이자. 윌이 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 보라고 한 여동생의 제안에 힘입어 그녀는  그를 위한 경험을 생각해내고 실천하기 시작한다.

현실은 계획한 대로 되지 않고 엉망이 될 때도 있지만 그녀는 굴하지 않는다.

원작에서는 글을 직접 손으로 쓸 수 없는 그를 위해 음성인식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주고, 도서관에서 사지마비환자에 대한 정보를 물색한다. 또한 윌의 상태가 호전되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찾아 메모하고, 온라인상 사지마비환자 게시판을 이용하여 고군분투하는 그녀의 노력이 돋보인다.


경추부상자들을 위한 채팅방도 찾아냈고, 세상에는 윌과 똑같은 수천명의 남녀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들은 런던, 시드니, 밴쿠버, 아니면 바로 옆 동네에 숨어서 살아가고 있었다. 친구나 가족들의 도움을 받으며, 또 어떤 때는, 가슴이 저미도록 외롭게.


원작에서는 존엄사로 인한 인물들 간의 갈등과 논쟁이 훨씬 비중있게 다루어지는 반면 영화는 간접적으로 암시한다.

루이자의 질문에 대한 사지마비환자들의 답변은 존엄사에 대한 관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여기 우리 중 대부분은 살아오면서 어느 순간 엄청난 고비를 겪었습니다. 어쩌면 친구분도 바로 이 고비에 맞닥뜨렸을지도 몰라요. 친구분이 님을 밀어내지 않도록 하세요.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마세요. 그리고 이 세상에 왔다가 떠나는 때를 정하는 건 친구분이 아니라 오로지 주님이라는 사실을 친구분께 알려주세요.


사지마비환자의 삶이란 거지 같습니다. 그분이 좀 신나게 살았다면 아마 훨씬 더 힘들 겁니다. 나를 도와준 건 이런 것들이었어요. 싫더라도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좋은 음식. 좋은 의사들. 좋은 약들. 필요할 때는 우울증 약도요. 친구 분을 설득해서 동호회 사람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게 하면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세상에 그런 사람이 자기 혼자만이 아니라는 걸 알면 꽤 도움이 됩니다.


친구분의 마음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뭔가요?
저는 휠체어 신세가 된 지 8년째인데, 내 삶은 끊임없는 굴욕과 좌절의 연속입니다. 정말로 그 사람 입장이 되어 생각할 수 있나요? 도움 없이는 배변조차 못하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알아요? 앞으로도 영원히 침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도와줄 사람이 없으면 먹지도 입지도 바깥세상과 소통하지도 못하는 게 어떤지 알아요?그런 걸 잘 알면서도 살아가는 건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친구분이 살고 있는 삶 자체가 잘못되었다면, 질문은 오히려 "어떻게 하면 그 삶을 끝낼 수 있도록 도와줄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녀도 나도 그를 손 놓고 바라볼 수만은 없다.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해 살아갈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보여주고 싶고, '내 마음 속 아주 작은, 낙관적인 한 자락'을 놓고 싶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삶이 계속되어야 할 이유를 찾을 것이다.

윌의 어머니처럼.

(원작에서는 윌의 여동생도 나오고 두 주인공을 둘러싼 주변인들의 심리와 생각을 느낄 수 있는 윌 엄마의 시선 , 네이선의 시선, 윌 아빠의 시선, 여동생 카트리나의 시선에서 서술하는 부분이 있다.)


윌을 다시 집으로 데리고 왔을 때, 다시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어야 할 이유를 찾았다. 내 아들이 바라보고 있을 만한 걸 만들어주어야 했다. 그 애에게 소리없이 말해주어야 했다. 지금과 달라질 수 있다고, 자라나든 시들어 죽어가든 삶은 계속된다고. 우리 모두 그 위대한 순환 고리의 일부라고.


그녀의 변화 그리고 그의 선택


영화의 일부분만 보면  패트릭이라는 7년간 사귄 남자친구 있음에도 6개월간 간병하던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사랑하는 데 기간이 중요한가.

원작을 보면 남자친구와의 갈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달리기나 마라톤 얘기에만 열성적인 남자친구. 영화에서는 많은 과정이 생략됐지만 그녀는 남자친구에게서 안정감을 찾고자 하고 그에게 정착하기로 결심하기도 했었다.

윌을 만나기 전에는 죽음에 대한 고민도 생각도 해 보지 않았던 그녀에게 윌은 감당하기 벅찬 거대한 존재였으니까. 그녀는 고민하고 갈등한다.


사랑했다가 잃어버린 아기, 어두운 비밀, 기쁨과 비극들, 저 사람들이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면, 이렇게 볕 좋은 저녁을 그저 즐길 수 있다면, 분명 나 또한 그래야만 할 터였다.

새들이 노래했고 해가 툭 떨어졌고 세상이 돌았다. 나도 그 세상의 일부가 되고 싶었다. 소리 없는 방에 처박혀 휠체어를 탄 한 남자를 죽도록 걱정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녀의 삶은 윌로 인해 변화됨을 깨닫고 윌 또한 유일하게 그녀와 함께인 순간에 행복감을 느낀다.

"매일 아침 눈뜨고 싶은 유일한 이유가 당신이란 걸"


윌은 그녀에게 답답한 틀에서 빠져나오게 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삶의 용기를 북돋아 주는 말을 아낌없이 해준다.

루이자는 누구에게도 도저히 털어놓을 수 없는 치욕스런 일을 겪었던 과거를 그에게 털어놓고 (그녀가 마을을 벗어나지 못하고 소소하고 안전한 삶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의 따뜻한 손길과 말에 끔찍한 과거의 기억이 천천히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시작하는 걸 느낀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하지 못하던 문신도 그와 함께 한다. 그녀는 골반에 꿀벌을 새겨넣는 용감함을 보여주고 윌은 자신이 사고 당한 날짜를 몸에 새긴다.

'Best before : 19 March 2007'

자신의 육체에 생긴 변화 전과 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그녀는 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마지막 시도를 준비한다.


나는 그저 순간을 살면서 윌 역시 나처럼 순간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했다.
윌이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면, 먼저 내가 행복해져야 했다.


그 사람한테 내가 필요해


그녀는 여행사와 도서관을 번개처럼 오가면서 윌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일을 찾는다.

윌 역시 통증과 감염에도 불구하고 그녀와 함께 하려고 애쓴다.

그런 그가 폐렴에 걸려 번지점프를 포함한 휴가 계획은 취소되지만 해변에서의 마지막 열흘을 보내게 된다.


폭풍우 소리, 자줏빛 도는 흑청색 바다, 그리고 부드럽게 일렁이는 커튼, 밤바람에 흔들리는 연꽃 냄새..그녀는 사정없이 날뛰는 자연의 포화 속에서 그에게 강렬하게 연결된 느낌을 받는다.


마지막 밤, 음악 소리가 들리고 칵테일의 취기가 기분 좋게 퍼져 그녀의 움직임을 낭창낭창하게 만들어 그녀는 춤을 추기 시작했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반쯤은 그간 모자랐던 잠에 취한 채, 모닥불과 끝없는 바다와 무한한 하늘과 귓전에 울리는 음악과 웃음 짓는 윌과, 꼭 집어 말할 수 없는 어떤 감정으로 터져나갈 것만 같던 심장을 안고서는, 춤을 추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생각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일을 했다.

"당신 덕분에 난 완전히 달라졌어요."
나는 그에게 키스했다. 살 냄새를 맡고 손가락 끝으로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훑다가 그가 내게 키스하자 이 모든 것들도 다 사라지고 그저 윌과 나만 남았다. 망망대해에 떠 있는 섬에 단 둘이, 수천 개의 별들이 빛나는 하늘 아래 이렇게 단 둘이.


그런데 그가 뒤로 물러난다.

당신과 함께하길 바라는 그런 남자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안 된다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윌.


"당신을 사랑해요. 정말로 사랑해요.

난 우리가 해낼 수 있다는 걸 알아요. 당신이 선택한 길은 아니지만, 내가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게요. 당신 덕분에 내가 꿈꿔보지도 못한 사람이 될 수 있었어요. 그냥 당신과 함께 있을 수 있어요. 어떻게 하실래요?"

간절하게 애원하는 그녀.


나역시 그녀처럼 끝까지 살아달라고 애원했을 거다. 그가 끝까지 살아가주길 바랐다.

하지만 단호한 그의 선택.


누군가 당신에게 해줄 수 있는 일들을 놓치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진심으로 말하지만 클라크, 당신이 오고 나서 내 삶 전체가 좋은 방향으로 달라졌어요. 그렇지만 그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에요. '내' 인생이 아니에요.

지난 6개월 동안 나는 당신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봤어요.그게 날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었는지 당신은 아마 꿈에도 모를 겁니다. 당신이 나한테 얽매이는 건 바라지 않아요.

나는 지금보다 절대 더 나아지지 못해요.오히려 악화될 가능성이 훨씬 높죠. 더는 휠체어도 싫고, 폐렴도 싫고 타는 듯한 팔다리도 싫습니다. 남한테 의존하는 것도,두려워하기도 싫습니다. 우리가 돌아가면, 난 스위스로 갈 겁니다. 그리고 날 정말 사랑한다면, 클라크, 나와 함께 가줘요. 내가 바라는 끝을 줘요."


이기적인 선택이라고. 내가 그토록 노력하고 애썼는데, 당신 앞에 내 심장을 갈가리 찢어서 펼쳐놨는데. 나하고 같이 가서 최악의 짓거리를 하자니 그녀 입장에서 미친 여자처럼 악을 쓰고 분노에 날뛰고 눈물을 펑펑 쏟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그의 고통, 그의 선택을 감히 내 잣대로 판단할 수 있을까.


그 친구가 자다가 비명을 지르며 깨어나는 소리를 듣게 될 때가 있어요. 왜냐하면 꿈속에서는 여전히 걸어 다니고 스키를 타고 별별 걸 다할 수 있는데, 바로 그 짧은 몇 분 동안, 말 그대로 다시는 그렇게 살 수 없다는 걸 견딜 수가 없는 거예요. 견딜 수가 없단 말입니다. 거기 내가 같이 앉아 있어도, 어차피 아무 것도 나아질 리 없으니까 해줄 말이 하나도 없어요.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패를 쥐고 사는 친구란 말이에요. 그런데 그거 압니까? 어젯밤에 그 친구를 보면서 그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될까 생각했어요...
그 친구가 행복하기를 세상 그 무엇보다 바라지만 나는...나는 도저히 그가 하려는 일을 감히 내 잣대로 판단할 수가 없어요.
그건 그 친구가 선택할 일이에요.
그가 선택을 해야만 합니다.
             
              ㅡ 윌의 전담 간호사 네이선의 대사 中


그의 확고한 결심에 그녀는 그의 마음을 돌리려는 노력이 아닌 윌이 해준 말들을 존중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거기 함께 있어주기로 결심한다.

그렇다고 헛된 것은 없다. 그녀의 노력도, 그의 죽음도..

그는 오롯이 자신의 선택으로 삶의 마지막 순간을 디그니타스 병원에서 보낸다.



* 스위스의 디그니타스 병원.

스위스는 1940년대부터 다른 사람의 안락사를 간접적으로 도와주는 ‘조력자살’을 허용하고 있다. 의사가 환자에게 치사량의 약 등을 처방하고 환자가 스스로 약을 먹고 삶을 마감하도록 한다. 1999~2008년 약 10년간 디그니타스에서 안락사한 사람은 약 840명이다.

스위스에 있는 안락사 지원 병원 중 유일하게 외국인 회원을 받고 있다. 회원이 되려면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의사의 확인이 있어야 한다. 스스로 죽음에 대한 판단도 할 수 있어야 한다.

60개국의 나라에 5500명의 회원이 있다.


사랑이 남다, 변화된 삶을 지속하다


그가 떠나고 2주 후, 그의 지시에 따라 그녀는 그가 좋아했던 파리 프랑 부르주아 거리의 카페에서 그의 편지를 읽는다.


당신은 내 심장에 깊이 새겨져 있어요, 클라크. 처음 걸어 들어온 그날부터 그랬어요. 그 웃기는 옷들과 거지 같은 농담들과 감정이라고는 하나도 숨길 줄 모르는 그 한심한 무능력까지. 이 돈이 당신 인생을 아무리 바꾸어놓더라도, 내 인생은 당신으로 인해 훨씬 더 많이 바뀌었다는 걸 잊지 말아요.내 생각은 너무 자주 하지 말아요. 당신이 감상에 빠져 질질 짜는 건 생각하기 싫어요. 그냥 잘 살아요.
그냥 살아요.

                                          ㅡ 사랑을 담아서, 윌.


그는 떠났지만 그의 몫까지 더 씩씩하게 살아갈 그녀.

그녀의 모습은 이미 《애프터 유》 라는 후속작에서 만나볼 수 있다지만 나는 아직 둘의 사랑과 그의 마지막을 온전히 떠나보내지 못했기에 조금더 여운을 느끼고 생각하고 싶다.

그가 남기고 간 메시지가 내 남은 삶에도 작은 변화를 가져오기를 소망하며..


대담하게 살아요.
끝까지 밀어붙여요.
안주하지 말아요.



♡지성 작가님이 만들어주신 캘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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