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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이 Oct 15. 2016

10월의 제주 1

ㅡ  우도(한라산 볶음밥, 전기 스쿠터, 비양도, 보트 투어)

제주는 그랬다.


'자주 올수록 언제 어떻게 누구랑 떠날 것인지 고민할 필요 없이 그냥 가고 싶을 때 비행기 표가 있다면 올 수 있는 곳이다.'


인터넷 기사(조세일보 이경화 칼럼리스트 작성)에서 본 문구처럼,

이번 제주 여행도 불시에 고민없이 떠났다.


10월 12일 수요일 저녁 비행기에 몸을 싣고,

석양 무렵 김포공항

제주에 도착하니 저녁 8시.

차를 렌트하고 바로 성산 일출봉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그 곳을 오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음 날 일찍 우도에 들어갈 목적으로.


우도는 내게 아쉬움과 새로움을 안겨주는 섬이다.

오래 전, 우도를 처음 찾았을 때는 비가 와 내내 우비 입고 사진 찍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엔 날씨가 좋았던 날도 있었고,

주말엔 사람이 너무 많아 성산항까지 갔다가

그냥 되돌아 온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이번은 모처럼 달랐다.

주말을 피했고, 선착장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았으니.

다음날인 13일 평일(목요일) 아침 성산항은 여유로웠다.

10시 배를 타고 약 15분 정도 후 우도에 도착했다.


아침을 거른 관계로 우도항 근처 식당 '풍원'에 먼저 들어갔다.

전복 껍데기에 적힌 빼곡한 메모들

친정 엄마와 함께 한치주물럭 2인분을 폭풍 흡입하고, 꽃미남이 아닌 '곧미남'이 적힌 모자를 쓰신 남자직원분의 서비스가 돋보였던 한라산 볶음밥을 먹었다.


계란물 용암이 좌르륵. 비쥬얼 폭발 한라산 볶음밥.

남자직원분이 한라산 형성 과정과 360여개의 제주 오름 중 몇 십 개의 오름을 속사포로 읊은 후 계란물 조금 똑 떼어내 오른쪽에 작은 섬 우도를 만들어냈다.

한치주물럭은 손도 못 댔던 아들이 남자직원분의 취향 저격, 맞춤 서비스 덕에 볶음밥을 아주 맛있게

먹어주었다.


그리고 바로 맞은 편, 아이가 타고 싶어하는 전기 스쿠터를 대여했다.(대여 금액 25,000원)

앞에 운전자 한 명, 뒤에는 성인 여자 두 명이 탈 수는 있으나 다소 비좁게 느껴지는 미니 자동차.


우도의 전기 스쿠터

깜찍이 스쿠터를 타고 우도 한 바퀴를 돌았다.

달리는 중간중간 쉬엄쉬엄 보며 찍으며 즐기며.

우도 소라 축제가 10월14일 금요일부터 16일까지 3일 간 열린다는데, 하루 전날 찾은 우리는 못내 아쉽다.


무지개빛 우산을 잡고 바람타고 무지개 너머로 훨훨~
하루방 아저씨 한라봉주스 너무 많이 마신거 아닌가요^^

우도의 해안을 따라 달리다 왼쪽편의 다리를 건너 도착한 곳은 비양도.

제주 서부 한림읍 협재 해변에서 바라보는 비양도가 아닌 우도의 비양도다. 그리고 뿔소라로 만든 탑.


비양도 입구의 소라구이


물이 빠진 때라 마음놓고 건너본다.

투명한 물 속. 꼬물꼬물 뽈뽈 작은 소라게들.

아이는 손을 내밀어 살아있음을 관찰하고 다시 제자리로 내려놓는다.


오랜만이야, 우도봉.

우도봉 아래 검멀레 해변. 보트를 타러 내려갔다.

남녀 커플 한쌍, 남자셋 여자 한 명의 일행, 아기를 안은 부부(부인은 둘째 임신 중인 임산부였다. 첫째아이 임신중에도 이 보트를 탔었다고 한다. 대단!)와 함께 신나게 출발.

제일 처음 만난 곳은 우도팔경 중 하나 인 주간명월. 동굴 안에 들어가면 천장에 커다란 원이 있는데 오전 10시에서 11시경 동굴 안으로 쏟아지는 햇빛이 천장의 동그란 무늬와 합쳐지면서 달 모양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동굴 안 보트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면 커다란 물고기들이 헤엄쳐다니는 걸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도의 동굴 음악회 이야기를 전해주시면서 노래 한 곡조 멋들어지게 뽑아주신 보트 선장님.

동굴 안에서 울려 퍼지는 에코는 웅장함과 신비로움을 더한다.

그리고 다시 밖으로 나오니 절벽 끝 아슬아슬 낚시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다.

그 중 사람얼굴 형상도 보이고, 여의주 물고있는 용의 형상도 보이는 우도봉 절벽 아래 낚시 하시는 분이 대어 낚는 순간도 볼 수 있었다.

 바다 한 가운데서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우도봉 측면의 비경들을 보고 들을 수 있었던 보트 투어 후,

친근한 이름의 지미스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우도의 명물 땅콩 아이스크림과 한라봉 아이스크림을 시원하게 먹고,


네 시 쯤, 우도의 환영 인사를 뒤로 하고 다시 제주로 향했다.


다음 목적지는 오름이다.

작년 가을, 제주의 환상적인 억새 풍경을 보여주었던 새별 오름, 용눈이 오름. 그리고 산굼부리.

이번에는 다른 오름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어떤 풍경을 선사해줄까.

지난 주 태풍으로 인해 멋진 풍경을 기대하기가 조심스럽지만..발길을 다음 목적지로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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