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사이 Nov 25. 2016

현실을 뒤집은 상상력, <닥터 스트레인지>를 보다

ㅡ '만약 현실이 하나가 아니라면?'

<닥터 스트레인지>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2016. 10.26 개봉

감독 : 스콧 데릭슨

주연 : 베네딕트 컴버배치(닥터 스트레인지 역)

            레이첼 맥아담스(크리스틴 팔머 역)

            에이션트 원(틸다 스윈튼 역)

            

영화관에서 볼 생각이 없었던 영화를 봤다.

이전에 블 시리즈의 영화 몇 편(아이언 맨, 어벤저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등)을 보긴 했지만 연관성 있게 챙겨 본 건 아니었다.

사람들의 입에 한창 오르내릴 때도 관심 밖이었는데, 어느덧 관객수 5백만명을 넘어서고 개봉한 지 한 달이 다 된 지금에서야 뒤늦게 궁금해졌다.


"건물이 막 굴러다닌대!"

움직이는 건물과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만드는 게 꿈인 여덟 살 아들을 꼬셨다.  그렇게 '닥터 스트레인저' 아니 '스트레인지'를 보러갔다.

파워 레인저를 생각한 것일까. 처음엔 제목이 닥터 스트레인저 인줄 알았다;;


기대없이 봐서일까. 생각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옆에 앉아 함께 보신 분은 초반부터 코를 골며 주무시기는 했지만..보고 나서도 뭔 내용인지 모르겠다고 다 거짓말이고 가짜 같아서 별로라고)

이는 중간중간 대사가 길어지는 부분에서 조금 지루해 하기도 했만, 건물들의 변화무쌍한  모습과 우주를 연상케하는 화려한 영상 장면에서는 눈을 떼지 못했다.


영화가 끝나고 아들에게 물어봤다.

<신비한 동물 사전>이랑 이 영화랑 뭐가 더 재밌었는지. 

<신비한 동물 사전>이 더 재밌다고 할 줄 알았는데 이게 더 재밌었단다.

<신비한..>도 CG에 놀랐는데 <닥터..>를 보고나니 <신비한..>에서 보여주는 마법은 귀엽다.


이 영화는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것과 순응하지 않고 무한한 생명을 얻는 것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영생은 축복인가, 아니면 고통인가?'
그런데 질문이고 뭐고 시각적인 효과가 모든 것을 씹어먹는다.

영화 평점에 네티즌 한 분이 쓰신 말처럼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보여주는 컴퓨터 그래픽은 실로 엄청났다.

뉴욕, 런던, 홍콩 등 대도시의 건물들이 기울어지고 접히고 뒤집어지고, 부서진 건물들은 다시 제모습으로 돌아오고, 유체 이탈에 시공간을 초월한 순간 이동까지..

도시의 건물이 왜곡되는 장면을 찍기 위해 무려 1,450개의 시각 효과가 동원됐다니 말 다했다.


<인셉션> 을 보고 놀란 감독의 상상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데 (혹시나 같은 감독인가 했다).

 <인셉션>을 보고 나서는 잠시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과연 현실일까?긴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닥터 스트레인지>를 보고 나니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이 다가 아닐거야'라는 확신이 생긴다.


영화오만하고 에고(EGO)가 강한 천재 신경외과 의사 '닥터 스트레인지'가 자동차 사고로 신체 일부를 크게 다치면서 시작된다.

깊은 절망감에 빠져 있던 그는 치료를 위해 네팔 카트만두에 있는 수련의 장소 '카마르- 타지' 를 찾아간다. 그 곳에서 '에이션트 원'에게 특별한 마법 능력을 배우게 되는데..

'에이션트 원'과 '닥터 스트레인지'
'닥터 스트레인지와' '크리스틴 팔머'
악당 '케실리우스'( 매즈 미켈슨)
닥터 스트레인지의 조력자 '모르도'(치웨텔 에지오포)
마지막에 큰 웃음 준 도서관 사서 '웡'(베네딕 웡)
시간을 역행시키는 '아가모토의 눈'

<닥터 스트레인지>의 주된 내용은

현실과 똑같은 모습의 거울 속 세상으로 현실에 영향을 주지 않는 다른 세계  '미러 디멘션' ,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 외에 또다른 무한대의 우주가 존재한다는 '멀티버스' 또는 '평행우주론', 세상의 모든 것이 입자가 아닌 끈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초끈이론' 등을 바탕으로 한다.


중년의 영웅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끌린다.

그의 깨알 유머도 좋았다.


'다크 디멘션'의 악마 도르마무와 대적하는 닥터 스트레인지

"도르마 무, 거래를 하러 왔다!"

무한 반복 되는 장면에서 아이랑 배꼽 빠지게 웃으면서 봤다.


영화를 보고 나면 닥터 스트레인지가 '슬링 링'을 만들어 공간이동 하듯 손가락으로 원을 만들고 싶어진다^^;


영화 끝무렵, 자막이 올라가고 여느 때처럼 사람들은 우루루 나가버린다.

끝까지 앉아서 스크린을 주시하는 아들 덕에 숨겨진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그게 다인 줄 알았다.

다시 자막이 한참 올라가고, 진득하니 앉아있는 아들을 재촉해서 영화관을 나왔는데,,

집에 와서 찾아보니 후속편을 예고하는 쿠키영상이었다.

하나밖에 못 본 거 같은데, 2개란다;

엔딩 크레딧이 완전히 다 올라간 다음 또 하나의 영상이 있었나보다.

끝까지 앉아있는 아들이 옳았다.

조금 아쉽다.ㅜ


혹시 못 보신 분들은 꼭 끝까지 자리 뜨지 마시길.. 

매거진의 이전글 <앙 : 단팥 인생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