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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이 Apr 11. 2016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외롭지만 강하게 살아가기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ㅡ시인의 시 읽기


지은이 장석주

스무 살에 등단해서 여전히 시 쓰는 사람.
읽을 수 있는 것에서 읽을 수 없는 것까지 읽어내는 독서광.
읽고 쓰는 것에 모든 것을 건 문장 노동자.
경기도 안성 호숫가의 '수졸재' 주민.


제목 참 좋다.

'나만'의, '작가만'의 가 아닌 '누구나'에 나도 속한다는 의지적인 느낌이 들게 해 주는 제목이다.


나라면 단순히 '나는 가슴에~로 지었을 거다.

나는 '나' 중심, '나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혼잣말 또는 일기에 그치고 말 이야기들처럼..


이런 나의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이 될 수 있을까.

걱정을 토로하는 내게 누군가 그랬다.

한 사람이라도 공감할 수 있으면 그걸로 된거라고..


브런치라는 공간을 알게 됐을 때 오직 글로써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무척 기뻤다.

사실 이 공간을 알게되고부터는  읽시간보다

쓰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사색의 시간도 길어지게 되고..


난 화술이 엉망이다.

말로 하는 직업에 종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조리있고 논리정연하게 말을 못 한다.

밤새워 글로 정리하고 혼자 모의수업도 해보지만

정작 실전에서는 10%도 발휘하지 못하는 거 같다.


그래서 말보다는 글빨(?)이 낫다고 나름 위안을 삼았는데

많은 책을 접하면 할수록,

많은 분들의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것도 어림없는 소리라는 것을 깨닫고 깨닫는다.


공감을 이끌어내는 표현력, 풍부하고 감성적인 어휘력..


아직 내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많다.


하지만 누군가와의 비교는 스스로를 더 위축되게 만들 뿐이다.


누구나 가슴에 벼랑을 하나쯤 품고 산다. 나무가 제 속에 도끼를 품고 번개를 품고 살듯이. 벼랑을 품은 삶과 그렇지 않은 삶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낫냐는 단순 비교는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잘 살아내는 것이다.
ㅡ《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중


잊고 있었다.


내 뛰는 가슴에도 벼랑을 품고 있음을.


포기하지 말자.


잘 살아내자.



                                       <강>

                                                                        -황인숙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에 실린 귀한 시들 중에 한 편이다.


그래,

그렇게 외롭지만 강하게 살아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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