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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이 Apr 14. 2016

《책이 좀 많습니다》

책 좋아하는 당신과 함께 읽는 서재 이야기

《책이 좀 많습니다》윤성근

ㅡ책 좋아하는 당신과 함께 읽는 서재 이야기


헌 책에 대한 이야기는 헌 책이 품고 있는 신비감 때문인지 노란색지가 잘 어울리는 거 같다.

《노란 불빛의 서점》처럼 책 안쪽이나 페이지 중간중간의 노란 색감이  참 좋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주인이자 헌 책 전문가 윤성근 작가님은ㅡ


마을 문화와 골목길 문화를 살리는 데 관심이 많고,

늦은 밤이나 새벽에 책 읽는 것을 즐기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저자 루이스 캐럴 자료를 수집하는 데 열을 올리기도 한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심야책방》, 《침대 밑의 책》,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내가 사랑한 첫문장》등을 썼다.


윤성근 작가님의 헌 책에 대한 사랑은 상상을 초월한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 수첩》의 헌책방 주인 시오리코에 버금가는 헌 책에 대한 집요함을 갖고 있다.


윤성근 작가님의 《헌 책이 내게 말을 걸어 왔다》

의 서문에 보면,

<사랑과 인식의 출발>이라는 헌 책 속  40년 전의 이름과 주소가 적힌 다음과 같은 메모

를 발견하고는  그 지역 주민센터와 그가 다녔을 법한 초등학교에 수소문하고  인터넷까지 샅샅이 뒤져 우여곡절 끝에 찾아낸 뒤 결국 부산까지 내려가서 메모의 주인공과  만난다.

책을 통한 놀라운 인연의 힘을 보여준 두 분!(우측 윤작가님)


윤성근 작가님의 헌 책 이야기가 좋아

이어서 보게 된 책이 《책이 좀 많습니다》이다.


  책 소개ㅡ

《책이 좀 많습니다》는 우리 동네 사는 일반인 애서가 23명의 이야기다.

 헌책방지기 윤성근 작가님이 책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서재를 소개하고 책과 관련된 각자의 견해와 이야기들을 나눈다.

넓고 좋은 아파트를 책들에게 내주고 빌라 반지하에서 월세 사는 사람, 도깨비 책이나 고양이 책 등 어느 한 분야만 모으는 책 수집가, 유명인 못지않은 큰 서재를 가진 사람부터 책 없이 못 사는 ‘책 바보’까지. 수의사, 번역가, 대학생, 회사원, 교사, 백수 등 하는 일도 다 다르다.

애서가들의 책 이야기를 듣다보면 모르던 책을 알게 되고 소개한 책들을 찾아 읽게 된다.

글마다 ‘함께 읽고 싶은 책 이야기’를 덧붙였다.

(yes24 참고)


책 속 메모ㅡ


많은 책을 읽다보면 우연히 마음에 쏙 드는 좋은 책을 발견하게 되는 일이 있는데, 이럴 때는 마치 금맥을 찾은 것처럼 기쁘다.


책장에 들어앉아 있는 것은 글자만 .빼곡한 종이 뭉치가 아니다. 삶을 재미있게 만들고, 때로는 웃고 울게 하면서 내일 어떤 일이 있더라도 살아갈 힘을 주는 책이다. 그렇다면 우리 인생에 풀어내지 못할 문제가 무엇이 있을까?


헌책방을 자주 찾는 사람들은 그사이 미세하게 달라진 구석을 알아차리고 책을 건져낸다. 그렇게 월척을 건진 때 느끼는 희열을 무엇으로 대신하랴!


자기가 관심 있는 주제를 즐기면서 책을 보는 사람은 여름 나무 같아서 줄기가 굵고 가지가 많으며, 그 가지에는 열매까지는 아직 이르더라도 초록색 잎이 무성하다. 그저 필요에 따라 책을 보는 사람은 겨울나무다. 어느 곳에 뿌리를 내리고 줄기와 가지를 뻗었다고는 하지만 가지 끝은 말랐다. 다가가서 건드리면 톡톡 부러질 것 같다.


갖고 있는 책 양과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책을 아주 많이 갖고 있더라도 마음 깊이 책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서재라고 할 것도 없이 사는 사람인데 책을 향한 애정이 누구 못지않게 큰 사람을 많이 봐왔다. 책이 많다고 해서 모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다.


"시작诗作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온몸으로 동시에 밀고 나가는 것이다."

ㅡ김수영 시인


혼자 읽는 책이 자기가 걸어갈 앞길을 밝히는 도구라면, 여럿이 읽는 책은 우리 주위를 밝히고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하늘에는 별이 있고 그 아래에는 사람들이 지펴놓은 지혜의 불빛들이 밤마다 흔들거리며 빛나고 있다.


아무리 책을 많이 읽고 머릿속에 든 게 많아도 그것을 버무려 자기 철학을 만들지 못하면  '아는 척'밖에 할 수 없다.


어떤 분야든 다 그렇겠지만 책은 확실히 겸손함이 중요하다. 책처럼 범위가 넓고 깊은 매체도 없기 때문에 책을 잘 안다고 자부하는 것 자체가 무리수다. 무엇보다 책 자체에 겸손함을 가져야 더 넓은 곳까지 책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자기 배에 제아무리 큰 돛을 갖고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이 다른 어떤 사람보다 바다를 잘 아는 건 아니다.


책은 언제 어디서든 가볍게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무거운 독서는 책 읽는 사람도 무겁게 만든다. 겸손한 독서가는 몸 전체가 겹겹이 쌓아 올린 생각들로 가득 차 있지만 그 사람이 풍기는 느낌은 바람처럼 가볍다.



생각은 진중하되 바람처럼 가벼운 느낌을 풍기는 겸손한 독서가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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