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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이 Apr 15. 2016

《그리운 것은 모두 달에 있다》

달시화 권대웅 작가님의 산문집

《그리운 것은 모두 달에 있다》권대웅 산문집

ㅡ권대웅 시인의 달 여행

달의 환한 기운이 그대 사시는
모든 밤 비추리 지켜주리!

도서관 서가에서 다른 책을 찾던 중 핑크빛 표지와 제목에 이끌려 무작정 빌려온 책 《그리운 것은 모두 달에 있다》.

생각보다 좋다.

달시화라 불리는 작가님의 달그림과 시,

그리고 달에서 삶으로 이어지는 공감가는 구절들.


 책 속 공감 메모


아침에 일어나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갈 때 제일 먼저 땅에 대는 첫걸음을 사랑이라 부르자. 그다음 걸음을 여유라고 부르자. 사랑과 여유 그 두 발로 걷기.


꿈, 낭만, 사랑

거기서부터 우리는 지금 얼마나 멀리 왔는가. 꿈은 이루었는가. 가슴에 아직 꿈은 남아 있는가. 글을 쓰는 사람답게 낭만적으로 살아왔는가. 살고 있는가. 이 생을 진정 사랑했는가.


"행복해!"

"건강해!"

"잘 지내!"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허투루 듣지 않는다. 그 말이 내게 온전히 와서 내 안에서 건강한 울림이 되고 잘 지내게 해주는 에너지로 증폭되도록 되뇐다. 그러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사는 방법이 어떤 것인가를 알게 되고, 어느 순간이더라도, 무의식적으로도 무심히 지나치지 않고 인식했던 그 말 쪽으로 나의 삶이 흘러가게 된다.


단순한 말이 좋다. 식상한 말이 가장 의미 깊다

좋아서 좋으라고 자꾸 쓰는 말을 인사치레로 듣지 말고 가슴으로 듣자. 행복해! 잘 살아! 건강해! 자주 그렇게 말해주자. 그 사람에게 진심으로 꽃 같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눈으로 그윽이 바라봐주며.


어떤 에너지처럼 혹은 메시지처럼 이따금 되살아나 어깨를 툭 치는 과거들, 그때마다 선뜻선뜻 잊으며 지금을 더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과거가 건네는 연민 때문이 아닐까. 때론 그 힘으로 주먹을 불끈 쥐고 용기 내기도 하고 눈부시기도 하고 두근거리기도 하고 살아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막연히 지중해를 동경한 적이 있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책들을 읽고 나서부터였다. 지중해의 달빛, 지중해풍 여인, 지중해 음식, 지중해 바람과 바다. 인간과 가장 알맞은 기후가 바로 지중해성 기후라는 것을 이곳 말라가에서 피부의 온 감각으로 느끼며 알았다.


여행을 하면서 악착같이 무엇인가를 보려고 노력하지 마라. 찾으려고 하지 마라. 모든 것이 드러난 낮과 달리 어둠이 고요하게 내려앉은 밤을 보라. 그곳의 밤과 달빛과 바람만으로 너무나 다른 것이 많다는 것을 그 자리에 오래 머물며 느껴라.


"걸을 수 없는 것보다 더 큰 비극은 걸을 수 있으면서도 자신의 꿈과 비전을 향해 걷지 않는 것입니다."

무지개 그림으로 꿈과 희망을 선물하는 호박 수녀님. 자신의 장애가 오히려 축복이라고 웃음 짓는 미소 수녀님. 윤석인 예수다윗보나 수녀님.


가끔씩 먼 곳으로 여행할 때마다 조금씩 죽음을 연습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떠났다 돌아오고 또다시 떠났다 돌아오면서 언젠가는 떠나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는 연습. 그렇게 이 세상을 오고 가며 내가 전에 살던 생보다 영혼이 더 많이 성장하고 높아졌으면 한다.


삶이란 그런 것 같다. 누구에게나 어려운 시절과 그것을 감당할 수 없는 시기가 있다는 것. 그래서 꼭 한 번, 아니 두어 번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친다는 것. 그 상처와 아픔의 과정을 통하여 궁극에는 면역력이 생기고 세상을 직시하게 된다는 것. 그래서 자기 모습, 얼굴에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나이 마흔 살이 된다는 것.


삶을 총체적으로 바라보고 인식하는 나이가 되면서부터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인간을 떠나는 연습을 한다. 자연과 가까워지고 자연을 읽을 줄 알게 된다. 빗방울들이 내리면서 하고 가는 말, 바람이 불어올 때 그 바람 속에 들어 있는 아주 오래된 기억과 목소리, 냄새까지도 읽을 줄 알게 된다. 인디언의 지혜와 혜안이 생기는 나이.

그런 나이를 나도 당신도 지나갈 것이다. 새들의 울음소리나 이름, 모양새를 하나씩 인식하고 그런 벗들을 늘려가는 것이 즐거움이고 재산이 되는 나이. 그것이 진정한 인간으로서 어른이 되는 길이 아닐까.


가능한 버리고 버리고 또 버리면서 나무와 꽃과 새와 바람과 구름을 친구로 사귈 줄 알아야 하는 나이, 그런 어른들, 정치인들, 기업인들이 많은 나라일수록 세상은 너그러워지고 여유로워지고 평화로워진다. 추잡스러워지지 말자.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바람이 불지 않는다. 그래도 살아야겠다."
ㅡ폴 발레리 '해변의 묘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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