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같던 머리는 희끗희끗
그 좋던 피부도 자글자글
어느 순간 할머니가 되어버린 우리 엄마.
한쪽 눈에 모기 한 마리 떠다닌다며 대수롭지 않게 얘기하던 엄마.
그게 비문증이라는 것도 찾아보고서야 안 무심한 딸.
자신의 아픔에 대해선 늘 무덤덤하면서
내가 조금이라도 아프다 하면
약 챙겨먹으라고 성화인 바보 울엄마.
언젠가부터 보기 흉하게 튀어나온 엄마의 엄지발가락 관절.
내가 꼭 수술시켜 줄게 해놓고 여태 지키지도 못하고..
시집가서 자식 놔봐야 엄마의 맘을 안다더니..
자식 키우면서 엄마의 고마움과 엄마에 대한 미안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지만,
알면 뭐합니까.
엄마는 또 바라는 거 없이 끊임없이 주기만 하고
자식은 또 엄마의 가슴에 말뚝을 박는 것을..
나 역시 엄마처럼 자식바라기만 하고 있네요.
그게 엄마인가 봅니다.
엄마, 어린 아들이 나를 부를 때처럼 자꾸자꾸 부르고 싶은 당신의 이름.
사랑합니다. 나의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