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화 - 우린 결국 닮은 듯 다른 [이란성]

결국 같은 곳에서 피어나 전혀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이 꽃은

by 마음이 동하다
116-1[꾸미기].jpg


비 온 뒤 햇살 머문 중요

물방울 닮은 꽃잎 속 감수

다른 색으로 피어나는 다양

그 차이가 주는 존재의 필요

비슷한 듯 다른 온기와 상대

같은 뿌리에서 시작된 개연

언젠가 닿을 너와 나의 가능

우린 결국 닮은 듯 다른 이란



비가 그친 아침, 햇살이 스며든 나뭇가지 위로 두 가지 빛깔의 꽃이 피어 있는 모습을 본다. 한 나무에서 태어나 같은 시간을 견뎌낸 이 꽃들이 서로 다른 색으로 물들어 있다는 건 생명이 만들어낸 섬세한 중요성이며, 물방울이 맺힌 꽃잎 사이로 조심스럽게 번지는 빛은 자연이 품고 있는 깊은 감수성의 표현이다.


짙은 자주와 연한 분홍, 서로 다르지만 조화를 이루는 이 색의 대비는 자연 안에 숨겨진 고요한 다양성을 드러낸다. 그리고 이 다름이야말로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살아가기 위한 본질적인 필요성이 된다.


꽃잎의 결이 닮은 듯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것은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의 관계들이 모두 일정한 상대성 위에 놓여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하나의 뿌리에서 자라났다는 사실은 이들의 차이가 그저 우연이 아니라 분명한 개연성을 품고 있다는 증거이고, 어쩌면 지금은 다르지만 언젠가 이 둘이 더 깊이 어우러질 수도 있을 거라는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결국 같은 곳에서 피어나 전혀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이 꽃은, 우리 모두가 서로 닮았으면서도 분명히 다른 이란성의 존재임을 보여준다.



116[꾸미기].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