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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146화 - 마침내 피어난 기적의 [산]수국

마치 정돈된 듯 흐트러진 산발의 형태를 닮아 있어 한참이나 시선을

by 마음이 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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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들여다보면 비밀의

빛결에 흔들리는 잎들은 참

바람을 가르는 꽃잎 소리

한 송이 중심에 몰린 시선

꽃잎은 날개처럼 곁에 앉은

그림 속 풍경인 줄만 알았던 수화

저마다 조화를 이룬 자연의

마침내 피어난 기적의 이름 수국




꽃잎 사이를 조용히 들여다보며 걷던 중, 작고 정돈된 세상이 숨겨진 듯한 풍경과 마주쳤다. 이른 아침, 자연 속에서의 조용한 산책은 그저 평범한 하루의 시작처럼 보였지만, 눈앞에 펼쳐진 산수국은 완전히 새로운 인상을 주었다. 산뜻하게 피어난 꽃잎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생명력 가득한 산뜻함을 전해주었고, 바람이 지나칠 때마다 꽃잎들이 가볍게 떨며 내는 소리는 정말 산들했다. 그 중심엔 작고 단단한 꽃망울들이 촘촘히 모여 있었는데, 각각이 방향을 다르게 바라보며 퍼져 있는 모양은 마치 정돈된 듯 흐트러진 산발의 형태를 닮아 있어 한참이나 시선을 붙잡았다.


마치 누군가 세밀하게 그려놓은 자연의 산수화 같았다. 꽃잎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듯 조화롭게 피어 있었고, 그 안엔 정말 숨 쉬는 듯한 느낌마저 감돌아 마치 투명한 산소를 눈으로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중심의 꽃망울들과 그를 감싸는 큰 꽃잎들은, 서로 다른 크기와 구조임에도 신기할 정도로 조화를 이루며 자연이 빚어낸 하나의 완벽한 산물로 느껴졌다. 그렇게 모든 시선과 감탄이 모인 이 특별한 꽃의 이름은 다름 아닌 산수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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