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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화 - 시작하는 봄의 [해무]

사계절의 변화 속에서 느끼는 이 기쁨은 우리에게도 의무가 된다.

by 마음이 동하다

해외여행 휴가 기간에도 놓치지 않고 이어갔던 매일 글쓰기에 고비가 찾아왔다. 평소 잘 아프지 않고 감기 한 번 걸리지 않던 나에게 감기몸살의 불청객이 찾아온 것이다. 아마 목요일 새벽 비행기로 김해에 도착하고, 잠 한숨 못 잔 상태에서 직장 업무 소식지 마감 때문에 샤워만 하고 출근한 것이 화근이었던 모양이다.


어제 저녁부터 근육통이 시작되고 열이 올라갔다. 해열제와 감기약을 챙겨 먹고 푹 잤지만, 오늘 아침 열이 38.9도였다. 오전에 가려고 했던 결혼식도 포기하고, 오후 3시까지 계속 누워있었다. 매일 사진 한 장에 글을 쓰겠다는 나의 다짐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음을 직감했다.


다행히 오후 5시가 되니 조금은 나아졌고, 부스스한 모습으로 제철 사진 사냥을 위해 핸들을 돌렸다. 가까운 강변도로에 도착해 사진부터 찍고, 글쓰기는 추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해무가 가득한
낙동강 하류에서 #찰칵




해무 (1).jpg


삼월에 겨울이 만무

새로운 시작은 나무

구름과 흐림은 운무

비까지 내리니 허무

저멀리 철새들 동무

물위서 즐기는 가무

사계절 기쁨은 의무

시작하는 봄의 해무


삼월이 오고 겨울이 만무해졌다. 차가운 날씨가 물러가고, 따뜻한 봄의 기운이 느껴진다. 새로운 시작은 나무에서 시작된다. 나무들은 새순을 틔우며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고, 그 모습은 우리에게도 희망을 전한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구름과 흐림은 운무처럼 퍼져 있다. 비까지 내리니 마음속에 허무함이 스치기도 하지만, 그 순간조차도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는다. 저 멀리, 하늘을 가로지르는 철새들이 동무처럼 모여든다. 그들은 계절을 탓하지 않고, 각자의 길을 따라 봄을 맞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물 위에서는 그들이 즐기는 가무가 펼쳐진다. 물결 위에서 춤추는 모습은 생동감 넘치고, 함께하는 기쁨이 가득하다. 사계절의 변화 속에서 느끼는 이 기쁨은 우리에게도 의무가 된다. 매년 찾아오는 봄의 기운을 소중히 여기고, 그 순간을 만끽해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시작하는 봄의 해무는 새로운 가능성을 품고 있다.
3월이다. 다시 시작!


해무 (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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