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영아연축이라니... 한 줄기 희망마저 사라진 느낌이었다. 사실 아이의 계속되는 이상행동(경련)에 의구심을 느낀 나는 이것저것 검색해 보다 '영아연축'을 알게 됐고, 우리 아이가 하는 행동과 거의 비슷해 병원에 연락한 거였다. 아니길 바랐는데 맞다니 총을 맞은 것처럼 가슴이 아팠다.
영아연축은 희귀 질환으로 신생아 만 명 당 한 명 정도가 발생한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가 그 한 명에 해당된다고 생각하니 비통했다. 인터넷에는 온갖 무서운 내용만 나와 있었다. 정보를 얻기 위해 바로 뇌전증 카페에 가입했다. 카페 가입소개 란에서 다른 영아연축 아이의 엄마가 본인의 휴대폰 번호를 올린 글을 봤다. 희귀 질환이다 보니 서로 정보를 공유하자며 번호를 공개한 거였다(이후 카페 엄마로 칭함).
무작정 번호를 누르고 전화를 걸었다. 감사하게도 카페 엄마는 친절하게 내 전화를 받아주었다. 얼굴도 본 적 없는 생판 모르는 남에게 우리 아이의 사정을 털어놨다. 말을 하면서 눈물이 계속 났다. 카페 엄마는 이런 나를 이해한다며 맘껏 울라고 다독여주었다. 마음을 다시 추스르고 치료 병원, 예후 등 궁금한 사항 등을 물어봤다. 이때는 그래도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카페 엄마 얘기를 들으면서 희망은 절망으로 바뀌었다. 본인의 아이는 잘 걷는 등 신체는 문제가 없지만 인지가 떨어져 특수학교에 보낼 예정이라는 것이다. 특수학교라니,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뒷얘기는 더 충격적이었다. 같은 처지에 있는 다른 엄마들 하고도 연락하며 지내는데 그중 한 아이는 일어서지 못하고 누워 생활한다는 거였다.
연축이 무서운 병인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끔찍하게 예후가 안 좋은 줄은 몰랐다. 갑자기 우리 아이가 누워 지내는 모습이 그러져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우리 가족에게 이런 시련이 오다니 믿기지 않았다. 식음을 전폐하고 누워 있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아이랑 같이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약을 먹은 첫날부터 경련이 사라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