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는 약 복용 첫날부터 경련이 사라졌다. 그 전에는 분유를 먹을 때 꼭 "끄응" 하면서 힘을 주었는데 그런 행동이 사라진 것이다. 절망 속에서 한 줄기 희망이 보이기 시작 했다. 영아연축 관련 내용을 찾아보면 경련 잡는 게 쉽지 않다고 하는데 딸 아이는 첫날부터 약 효과가 나타났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순 없었다. 뇌파에서 연축파가 사라지는 게 남았기 때문이다. 담당 교수님은 경련이 사라졌어도 궁극적으로 뇌파를 봐야 알 수 있다며 좀 더 지켜보자고 하셨다.
이때부터 나는 챗 GPT를 친구 삼아 이런저런 궁금한 것들을 검색해 나갔다. 가장 먼저 치료 예후가 궁금했다. 우리 아이처럼 뇌 초음파, 뇌 MRI, 선천성 대사가 정상인 경우에 예후가 좋다고 나와 있었다. 확실히 알기 위해 유전자 검사까지 의뢰해 놓은 상황이었다(나중에 알고보니 유전자도 정상이었다).
뇌 구조와 선천성 대사가 정상인 경우를 원인불명 곧 특발성이라고 하는데 이런 경우에 경련이 잘 잡힌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아이가 더 이상 경련을 안 하는 거였다.
이렇게 건강한 몸인데 왜 연축이 온 걸까 찾아봤다. 원인은 하나였다. 29주 6일에 태어난 이른둥이라 아직 뇌가 미성숙해 일어난 일시적인 사고였다. 세상에 일찍 나오게 한 것도 미안한데, 발작이 일어난 지 한 달이나 지나서 병원을 데려 온 것도 너무 미안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 없이 가라앉을 수만은 없었다. 생각해 보면 감사한 게 많았다. 경련이 잡힌 것도 감사하고 뇌 구조가 정상인 것도 다 감사했다. 이제는 뇌파만 좋아지면 된다고, 좋아지게 해달라고 마음 속으로 계속 기도 했다.
나의 기도가 하늘에 닿은 걸까. 입원 하고 9일차에 뇌파 검사를 했는데 연축파가 거의 사라졌다며 담당 교수님은 퇴원해도 좋다고 말씀하시는 게 아닌가. 세상에나! 이렇게 빠르게 좋아질 줄은 몰랐는데...
너무 기뻐 소리내어 엉엉 울었다. 이때는 몰랐다. 앞으로도 쉽지 만은 않을 거란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