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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mileall Oct 07. 2020

소크라테스는 오래된 고발부터 주장(변론)한다.

최초의 고발자들을 향한 소크라테스의 변명(주장) 1

3. 소크라테스의 주장(변론) 1

     

소크라테스는 오래된 고발부터 주장(변론)하기 시작한다.


“나는 나에 대한 비방을 불러일으킨 고발에 대하여 따지고자 합니다. 사실상 시인 멜레토스가 나를 비방하여 고발하도록 고무했습니다. 나를 비방한 자들이 나를 고발한 자들이므로 그 소장 내용부터 요약하겠습니다.”

     

멜레토스는 시인으로서 표면상 소크라테스를 고발한 모든 고발자들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을 고발한 소장 내용을 요약한다.

‘소크라테스는 악행을 행하는 괴상한 사람이다. 그는 지하의 일이나 천상의 일을 탐구하고 나쁜 일을 좋은 일처럼 보이게 한다. 그리고 그는 이와 같은 일들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가르친다.’


이 소장 내용은 아리스토파네스가 『구름』(기원전 423년경)이라는 희극을 만들어 소크라테스를 조롱했던 내용과 일치한다. 판단은 각자 나름이겠지만 사람들은 보통 누군가의 위대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남들이 자신보다 잘하면 특히, 자신이 못하는 걸 잘하면 더 비꼬고 빈정거린다. 모든 걸 불문하지만, 나이가 많아도 수용하지 않으니, 행여 그 현자가 자신보다 어리면 인정할 리는 만무하고 억누르고 무시하기까지 한다. 이렇게 대책 없으리만치 비방하고 조롱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왜 그들은 아니토스와 멜레토스, 아리스토파네스처럼 행동하는 걸까.



희극 작가 아리스토파네스는 소크라테스의 소장 내용을 풍자희극으로 만들어 사람들을 동요시켰다. 그는 소피스트를 풍자하는 희극 내용에 소크라테스를 등장시켜 조롱거리로 만들었다. 또한 시인 멜레토스는 소크라테스가 자연철학을 경멸한다고 고발했다. 그리스 초기 철학자들은 자연의 본성, 원질을 탐구했는데 탈레스는 자연의 원질을 ‘물’이라 하였고, 엠페도클레스는 지수화풍(地水火風)이라 하였다. 그에 반해 소크라테스는 폴리스적 인간을 탐구하였으므로,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물을 언급하거나 경멸한 적이 없었다. 즉, 소크라테스가 탐구한 영역은 자연에 대한 사색과는 상관이 없었다.


이와 관련한 소크라테스의 주장(변론)을 들어 본다.

“이 소장의 고발 내용은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에서 보았던 내용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아리스토파네스는 소크라테스라는 인물을 희극에 등장시켰습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소크라테스, 공중 비행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소크라테스,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물에 대해 허튼소리를 하는 소크라테스 등을 나의 모습으로 묘사했습니다. 아테네 인 여러분, 나는 자연에 대한 사색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나의 대화를 들은 사람들은 간단하게든 상세하게든 내가 사물을 언급한 적이 있는지, 그 여부를 말해 보십시오. 이웃 분들에게도 말해 주십시오. 그러면 이 고소 내용을 비롯한 나머지 항목의 진실 여부도 가려낼 수 있을 것입니다.”


(20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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