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처럼 다가온 그녀 7
7. 실비아 플라스
“내게 가장 무서운 건 쓸모없는 존재라는 느낌이다. 훌륭한 교육을 받고 창창한 미래가 펼쳐져 있었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무심한 중년으로 스러져 가고 있다는 느낌.”
첫 문장에서 실비아 플라스, 그녀 삶의 초조함과 불안이 느껴진다. 아버지의 부재에도 어머니의 헌신과 정성으로 최우등생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된다. 그리하여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공부하게 되어 감사하다고 생각하며 계속 읽는다.
‘사랑하는 테드 휴즈와 결혼하여 순탄하게 잘 사는구나!’ 안도할 즈음, ‘지금까지 여성 작가들과는 달리 끝까지 잘 사는구나!’ 흐뭇하게 읽고 있었건만, 나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실비아 플라스 역시 배신당한 후 자살한다. 어이없다.
죽으면 더 이상 글도 쓸 수 없는 것을...
31세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에게 삶의 전부를 글쓰기에 걸었던 여성 시인이라고 칭하는 것에 반대한다. (실망하여, 마음 아파서) 공감할 수 없다.
사후에 출간된 시집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것은 축하하고, 시에 대한 열정과 실력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녀가 자살할 건 엄연한 사실이고 자신 삶을 포기한 도피이므로 애써 사실과 다르게 포장할 필요는 없다. 가난, 배신, 절망, 분노 등에서 그녀는 그저 도망갔을 뿐이다.
뛰어났지만 자신을 사랑하지 않은? 자신을 돌보지 않은? 실비아 플라스, 그녀가 쓴 책을 접해 본 후 그녀를 좀 더 생각해 보기로 한다.
(2020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