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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mileall Nov 19. 2021

긴 여정이 끝났다

긴 여정이 끝났다. 홀가분하다. 꽁꽁 묶여 있다가 풀려난 기분이다.

분명 얻은 것이 있을 테지만 기분은 내내 즐겁지 않았다.  처진  보낸 토요일이었다. 무려 8개월씩이나 그렇게 보냈다니. 주중에 유쾌했던 마음이 토요일만 되면  가라앉너무나  시간이었다.



작년과 사뭇 달랐던 올해 토요일 분위기, 그건 나와 맞지 않은 프로그램을 택해서다.

작년 토요일 아침은 글쓰는 자체만으로 행복했다. 기분이  편안했다. 글은 내게 그런 존재였구나. 그냥 쓰기만 해도 되는 .   나아가려 했을까.   쓰고 싶어 내디딘  발로 인해 글쓰기가 오히려 멈췄다. 글은 배워서(=타인의 방법을 익혀서) 쓰는  아니었다. 누군가의 도움으로 쓰는  니라, 자기 자신이 쓰는 거였다.


내 목적과 상이한 프로그램이란 걸 알았음에도 과감히 발을 빼지 못했던 나를 되돌아본다.

나는 그저 오로지 글을   쓰고 싶었다. 나를 자극해서라도. 그런데  프로그램은   쓰는 작가가 아니라  쓰기 지도자 양성만이 목적이었다.  쓰기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글쓰기를 지극히  해야 한다. 그래서 글쓰기 심화 바탕 아래 전문 글쓰기로 이어질  알았다. 진정한 작가 과정 후에 지도자 과정으로 마무리할 거라 예상했다. 그런데 내가 참여한 프로그램은 그냥 기관의  사업일 . 제목만 거창한 형식적인 사업이었다.



나는 내가 쓰고 싶고, 내가 쓰는 게 좋다.


 쓰기 하나,  만들기 하나 이렇게  프로그램을 거의   내내 들었다. 어쩌면  프로그램을 병행해서였을까. 겹치는 내용들 때문에 지루했다. 처음엔 각각 다른 내용이었는데  달쯤 되었을 때부터 같은 내용이 점점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진도가 느린 토요일 프로그램에서는 점점 흥미가 사라져 고개를 돌리고 싶었다. 외면하고 싶었다. 토요일 프로그램엔 아는 내용이 계속 반복되었다. 주중에 이미 들은 (진도 빠른  프로그램에서 들은) 내용이  상세했고 전문적이었다.  부분도  몫했겠구나. 어쨌든  프로그램에서 배운  많지만 내가 원하는 바는 아니었다.

이젠 내가 바라는 대로 해야겠지. 예전처럼 글을 쓰련다. 행복하게 쓰련다. 도구로서가 아닌  자체로 말이다.


(2021.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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