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머리에 불을 댕겨라》
주말에 폭탄 맞은 집을 1차 정리한 후 좀 쉬어야겠구나 하고 책꽂이를 바라본다. 쉴 때는 독서가 효과적이지만 글쓰기도 그에 못지않다.
어제 셰익스피어 연극을 주제로 한 영화를 봤다. 고등학생 때 읽었던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한 작품인 멕베스에 관한 내용이었다. 지금은 희극이 더 좋다. 어제는 울 가족이 내게 물을 때마다 시크하게 또는 장난스럽게 ‘As you like it’이라고 대답했다.
거실과 식탁을 정리하고 주방으로 가며 오늘 아침엔 호야에게 마법의 구호를 외쳐주지 않았구나 했다. 지금 외쳐주면 되지. 주먹 쥐고 마음속으로 외쳐준다. 호야는 오늘도 2시경에 하교하므로 그전에 나의 오전 일정과 볼일을 모두 보아야 한다. 다행히도 간식 재료는 있으니 장은 보지 않아도 된다. 아니, 고기는 사 와야겠구나. 참, 윤니는 오징어 김치전을 해 달라고 했었지. 오징어와 김치만 넣기를 강조하며. 야채도 넣을까보다. 크흣.
조금 한가해지자, 책꽂이로 눈이 간다. 거실 책꽂이에는 시선을 끄는 책이 없어서 안방 침대에 앉아 침대 옆 책꽂이를 둘러본다. 흰 종이가 불쑥 튀어나와 있다. 그 종이를 꺼내 보니 레이프 에스퀴스(Rafe Esquith)의 책을 읽고 쓴 글이 적혀 있다. 어느 교수님께서 추천하시어 읽은 책이다.
—-2014년 4월—-
책 표지를 처음 본 순간, 나도 모르게 금발머리 남자아이가 짓고 있는 미소를 따라지었다.
표지에 “아이는 99%의 가능성이다."라는 문장이 크게 적혀 있다. 나의 두 키즈에게 얼마나 가능성을 열어 주고 있었을까 생각하게 한다.
가능성이란 단어와 함께 가능성 나무가 떠올랐다.
이 나무가 의미하는 바는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가 여기에 달려있고 미래를 좌우하는 것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 아이의 잠재력을 9배로 키우는 9가지 가치 수업도 이런 맥락일 것이라 추측하며 표지를 넘겼다.
내 머릿속에 기억하기 위해 요약하여 적는다.
1회는 시간 개념으로 ‘시간을 존중하는 아이는 특별하다’는 내용이다. 사적 약속은 무심코 조금씩 늦었던 습관을 돌이켜보게 한다. 시간을 지킨다는 것은 자신의 운명을 자신이 결정하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자신이 책임질 수 있다는 의미였다. 시간의 활용이 인생을 좌우한다는 의미였구나. 아이들이 과제나 평가에 쓰는 시간은 시간 개념을 배우는 것과 상관없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시간은 나와 다른 시대, 다른 지역의 사람을 존중하게 한다. ‘저 아이는 큰일 할 아이구나!’ 시간을 올바르게 활용하는 아이를 봤을 때 하는 말이다.
2회는 집중력으로 ’ 세상의 소음에 흔들리지 않는 방법’에 관한 내용이다. 군중심리에서 아이를 구하고 아이 자신만의 행동기준을 발달시켜 강한 행동기준을 키워줘야 한다. 집중력에 해가 되는 요소인 컴퓨터 게임과 텔레비전을 대체하는 보드게임을 제시했다. 사적 견해로 내가 권유하고 싶은 대체는 수학 공부이다. 수학 공부야말로 집중력에 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아우성이 들려 오지만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가 아닌 그냥 궁금함을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공부해 보란 것이다.
3회는 탐구심으로 ‘치명적인 화면의 유혹’에 관한 내용이다. 본문 내용 중에 이런 문장이 있다. "세상에는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두 부류의 인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한쪽은 방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텔레비전을 켜는 사람들이고, 다른 한쪽은 방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텔레비전을 끄는 사람들이지."
현재는 스마트폰까지 추가되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부모들이여, 텔레비전과 스마트폰이 당신 아이의 재능을 죽이고 있다고.
강제로 텔레비전을 끄게 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그것들이 왜 잠재력을 빼앗는지 지속적으로 설득하면 스스로 결정하여 자발적으로 끄게 된다. 부모가 솔선수범하고 합리적인 규칙을 정한다면 텔레비전의 유혹에서 아이를 구할 수 있다.
4회는 의사결정력으로 ‘수많은 선택의 순간들’에 관한 내용이다. 아이들이나 우리는 삶 속에서 매일 수많은 결정을 내리고 있다. 아이가 현재까지 익힌 지식을 활용하여 선택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씹고 삼키고 소화시키도록 해야 한다. 결정의 기술도 습관이다.
작년에 읽었던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이 생각난다. 반복되는 행동이 만드는 극적인 변화에 관한 책이다. 나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바로 습관이다. 의지력도 습관이다. 습관을 지배한 사람과 지배하지 못한 사람의 예는 충분히 공감 가는 내용이었다. 누구나 습관을 바꿀 수 있다며 제시한 4단계 법칙을 실천해 보고 있다.
아이의 삶은 부모가 관여하든 관여하지 않든 큰 차이가 없다. 아이 혼자 힘으로 자기 삶을 이끌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부모는 결정에 관한 이야깃거리나 생각할 거리를 함께 해 줄 뿐이다.
5회는 책임감으로 ‘셰익스피어처럼 청소하기’에 관한 내용이다. 참 멋있는 글귀이다.
“어차피 거리를 청소할 운명이라면 미켈란젤로가 그림을 그리듯, 셰익스피어가 시를 쓰듯, 베토벤이 곡을 작곡하듯 그렇게 하라."
일에는 귀천이 없으니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노력 없이 공짜로 이루어지는 것은 절대 없다는 사실을 아이에게 가르쳐야 더욱더 큰 사람이 될 수 있다.
하루를 마무리할 때 아이에게 그날 만난 사람을 떠올리게 하고 셰익스피어 같은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으므로 제대로 일하는 것의 가치를 알게 할 때 아이는 이 철학의 참주인이 될 것이다. 추가로 아이의 잘못을 얼렁뚱땅 넘기지 말고 잘못을 깨닫게 하고 고칠 수 있게 이끌어 줘야 한다.
6회는 이타심으로 ‘우주의 중심은 네가 아니야’에 관한 내용이다. 아이가 가진 특별한 가능성을 활짝 열어주려면 나를 둘러싼 세상을 생각하게 해야 한다. 주변에 다른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1인극이란 없다.
모든 아이는 크든 작든 어떤 권력을 가지게 되고 그 권력은 자비로운 동시에 이기적일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올바른 판단이 부재한 권위는 존중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타적인 삶을 위한 습관으로 저녁식사 거들게 하기, 매일 5분간 그날 만난 사람 칭찬하기, 선물을 받으면 감사카드나 감사편지 쓰게 하기, 지역봉사 활동하기, 더 큰 선을 위해 자기를 희생한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나 책을 보게 하기 등이 있다.
7회는 겸손으로 ’ 우리는 최고가 아니다’에 관한 내용이다. 아이가 공부의 목적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
성공적인 학습 결과보다 한 뼘 더 성장한 아이의 마음가짐에 초점을 두자. 대부분 남에게 뽐내고 칭찬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러나 남에게 인정받으려는 욕심을 손에서 내려놓아야지 진정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것이 삶의 모순이자 진리이다.
8회는 분별력으로 ‘학교에 눈이 멀지 않으려면’에 관한 내용이다. 대범해야 하는 순간이다. 아이를 뛰어난 사람으로 키울 수 있는 최상의 공간은 어떻게 보이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존재하는지에 관심을 두는 학교이다. 변화를 만들어낼 줄 아는 학교인지 좋지 않은 곳에서도 교훈을 찾게 해 주는 학교인지 알아봐야 한다.
최고의 학교는 학생 개인마다 다르므로 각자에게 맞는 학교는 따로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9회는 비전으로 ‘긴 안목을 얻는 습관’에 관한 내용이다. 아이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은 지연된 기쁨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는 두 개의 마시멜로를 가진 아이가 되도록 격려해야 한다. 더 나은 결과를 위해 기다릴 줄 아는 아이는 행복과 성공에 관련된 광범위한 영역에서 뛰어난 정서적 사고력을 가진다.
인생은 길고 긴 여정이다. 목적지에 점을 찍는 것이 아니라 시행착오를 즐기며 계속 나아가는 과정이다. 현재 나의 모습과 나의 노력이 미래의 나를 결정한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은 결국 누가 멀리 갈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한다.
주변인들, 즉 부모, 자녀, 교사, 친구 등과 자기 자신이 매일 어떻게 하느냐로 우리는 알 수 있다.
삶의 주인공은 항상 자기 자신이다. 타인이 내 자리에서 주인공이 되려 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조연이 되어 버린다면, 우리는 불행하다고 느낀다.
인내심과 아픔으로 얻게 되는 성장과 그 결과를 습관처럼 반복하며 꾸준히 실천하는 나이고 싶다.
물론 나의 두 키즈도 그러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