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Lecture Series - encounter
여러 가지 많은 사진을 보는 것으로 강의가 시작되었다. 서서히 사진에 집중되었고 무엇을 하는 사진인지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블록버스터 유물전 <sunken cities>를 처음으로 보며 강의 주제를 알게 되었다. 이 유물전은 대영 박물관에서 주관한 전시회였다. 이집트 나일강 입구에 있는 수몰된 두 도시에서 잠수부들이 다양한 유물을 발굴하여, 기존의 이집트 그리스 유물과 함께 전시한 것이었다. 교수님께서 그동안 하셨던 작업이 이와 유사한 것이라고 덧붙이셨다.
강의 주제는 "encounter"였다. 예기치 못한 만남이었다. ‘우리가 당연히 그런 줄 알았던 세상 속에서 뭔가 그렇지 않은 걸 발견하게 되었을 때 상당히 신선한 느낌을 갖게 된다.'고 편안하고 잔잔한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너무 앞자리에 앉아서인가 사진을 볼 때마다 내가 바로 발굴 현장에 있는 것 같다.
계속하여 호기심이 유발되는 사진들은 조덕현 교수님께서 오랫동안 참여했던 발굴 작업에 관한 것이었다.
불가리, 프랑스, 중국, 로마, 전남 영암, 경북 청도 등의 발굴과 네덜란드 수중 발굴, 하멜 생가 발굴 현장, 뉴질랜드 오클랜드 프린스 하버 발굴 현장, 샌프란시코 유레카 프로젝트, 경기도 파주 등 다양한 사진을 계속 보여 주셨다.
놀랍게도, 프랑스 파리 <아쉬켈론의 개(dog of Ashkelion)>라는 퀼러리 정원 발굴은 픽션이었다. 이 발굴은 세 팀이 함께 한 콜라보 작업이었는데 정원에 개의 형상을 미리 묻어 둔 후에 유적지를 발굴하는 척 하였다는 말에 처음엔 의아했다.
허구를 통해 진실(실제)을 알게 하려는 걸까. 과거를 통해 현재를 깨닫게 하려는 걸까.
낡고 오래된 사진들은 의미가 있었다.
예를 들어 오클랜드 프린스 하버 발굴 현장의 결혼식 장면 사진은 뉴질랜드가 이민으로 이루어진 나라임을 상징했다. 그리고 경기도 파주 사진 중에서 조덕현 교수님의 두상을 묻어 둔 장면은 분단을 이슈로 만들었다고 하셨다. 시각(미술)과 예술에 대한 생각 전환이 일어나는 듯했다.
조덕현 교수님께서 주로 하시는 작품 활동은 작업실 사진과 함께 아카이브를 이용한 자료 작업과 미술과 장치를 혼합하여 표현하는 설치미술이었다. 그중에서 한지에 연필로 그린 퀸 엘리자베스 2세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얼핏 보면 그 사진은 딸과 엄마 사진인 걸로 착각하게 했다. 그러나 사진의 왼쪽은 그녀의 젊은 시절 얼굴이었고 오른쪽은 나이가 든 얼굴이었다. 즉, 한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공존하게 하여 꼬임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그림과 사진을 감상하며 시작된 강의는 점점 교수님 설명 덕분에 감상뿐만 아니라 의미도 알게 되었다.
사진 속 장면들은 시간을 의미했고 과거를 회상하게 하는 작용이 있었다. 교수님께서 그러한 작품을 하게 된 이유도 자신이 소지하고 있는 과거 사진을 통한 성장기가 크게 작용하였고, 그 사진이 모티브가 되어 작품에 연계하셨다. 무엇이 되었든 간에 자신의 미래를 향해 목표를 향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자연스러운 동기 유발은, 인생에서 참으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