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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iration : 가족에 관하여#2

다른 집도 다 똑같아!

by 요미
제발 좀 싸우지 말라고 말라고 애원하듯 얘기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다른 집도 다 똑같아" 였던 것 같다.



오늘은 조금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다.


왜냐하면, 어렸을 적 상처가 기억에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 해소되지 않은 감정이 많이 남아있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시길 바라겠습니다. :)



어릴 적 부모님의 싸움이 끝나고 나면 엄마한테 가서 묻는다.


"아니 그만 좀 싸워 제발, 그럴거면 이혼을 해"


돌아오는 대답은


"다른 집도 다 똑같아"



난 이 말이 너무 짜증났다. 다른 집은 안 그러는 것 같은데 변명하는 것 같아서



근데,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군대에서 상담병으로 지내면서 동기, 후임들을 상담하고, 고등학교 친구와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하다 깨달은 것이 있다.



"아, 엄마 말이 맞을수도?"



그러면,, 대한민국 대부분의 가정의 자녀들은 이런 끔찍한 지옥을 겪었던건가,,,? (물론 내 기준 지옥이다)


어우 더 싫다.


만약에 부모가 남이었다면 신경 안쓰고 괜찮았을텐데, 사랑하는 사람이 저러니 저 사람들을 미워만 할수도 없고 그 애매한 감정은 나를 더 미치게 했다. 내가 이상한 사람 같았다. 난 그냥 가정 안에서 평화를 지킬려고 말 잘들으며 지냈던 아이였는데...


부모님이 날 진심으로 사랑하는건 맞는데, 왜 내가 세상에서 가장 괴로운 상황을 계속해서 만들었을까? 왜 그렇게 나를 이해하지 못했을까? 왜 그렇게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지 않고 억압했을까? 다양한 생각이 떠오른다.


교육의 부재, 경제적인 열악함, 자기 이해에 대한 부족,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니깐, 어렸을 적 부모님의 상처,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 부모님의 기질과 성격 그리고 나의 기질과 성격 그리고 그 조화 등등


여러가지 이유를 생각하며, 그때 받았던 상처를 받았던 상황을 관용의 자세로 이해했다. 그 이해 끝에 남은 마지막 안타까웠던건 역시 부모님이 살았던 사회의 모습 그리고 교육의 부재이다.


연인 관계가 되기 위해서 나의 일방적인 사랑보다, 나와 그 사람을 이해하는게 중요하듯. 부모 자식간의 관계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렇게 적고나니, 좀 많이 안타깝긴하다. 이 대한민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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