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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미 May 09. 2022

아빠는 눈물을 흘렸다

대한민국 속 흔하디 흔한 가정폭력 가족

요즘 매주 주말에 내려가 부모님 가게 일을 돕고 있다. 부모님과 매주 얼굴을 보고 있는게 지금 생각해보면 신기하다. 고등학교 이후로 이렇게 자주봤던 적은 처음이니깐.


얼마전에 집에 내려가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아빠에게 어렸을 때 내가 받았던 상처와 그 깊이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하지만 역시 고집불통 인정과 반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아빠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저 웃음이었다.


웹툰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용서는 용서받으려는 사람의 의지가 필요하다. 라는 대사이다. 이 대사을 읽으면서 위에 에피소드가 생각났던 것이다.


대한민국의 흔한 부부의 싸움 안에서 죽음으로의 회피 혹은 죽음으로의 탈출을 생각했던 어린 14살 15살 아이의 상처의 깊이를 아빠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눈물을 글썽이던 아빠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래도 아빠가 많이 미안했나보네 내 고통에 공감했나보네 싶었다. 그리고 아빠가 인정하고 반성할 수 없었던 것이 나도 아빠의 의식도 모르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차곡차곡 쌓아왔던 방어기제 때문은 아닌가 싶었다.


아빠는 나를 정말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같다. 아빠의 눈물은 나를 사랑한다는 의미였겠지. 하지만 아빠도 나도 서로를 사랑하고 있지는 않은  같다. 사랑은 혼자하는게 아니라 같이하는거고  사랑에는 서로의 마음을 솔직하게 공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p.s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에 아빠의 결핍을 알고  결핍을 같이 해소해주고 싶다. 물론  욕심이지만.. 그리고 부족한 것을 솔직하게 들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나도 이해하고 그것이 쉬운거라고 거만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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