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vs 현실, 의사들의 솔직한 수다
나는 의학드라마를 즐겨 보지 않는다. 보고 있으면 계속 현실과 다른 부분들이 눈에 들어와서 마음속 불편함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해외, 국내 통틀어 정주행 했던 의학드라마는 하나도 없다.
TVN에서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 시즌1 최고 시청률 14.1%에 이어 많은 관심을 받으며 시즌2를 시작했다. 시즌1은 잠깐잠깐 지나가면서 재방송을 우연히 보거나 주위에서 의학 관련 질문을 하면 잠깐 관심을 갖는 정도였는데, 이번 시즌2는 한번 꾹 참고 봐보려고 한다. 이렇게 높은 시청률을 보이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다.
필자는 극 중에 나오는 인물들과 같은 외과, 산부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선생님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마침 시즌1을 보았던 젊은 의사분들이라서 어렵지 않게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이전 의학 드라마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의학드라마의 주요 내용이 병원 내의 경쟁 구도나 러브라인에 주로 초점이 돼있었다면 슬의생은 외래 진료실에서, 병동에서, 수술실에서 실제 의사들이 한 번쯤 병원에서 겪었던 환자와 보호자 경험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런 면에서는 어느 정도 현실 고증이 잘 된 의학드라마로 평가한다.
극 중에서 전공의가 교수를 좋아하는데, 실제로도 흔한 일인지?
전공의와 전공의 사이에서 연애하는 경우는 적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전공의가 교수를 이성관계로 좋아하는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다. 물론, 롤모델 혹은 은사님으로 존경할 수는 있다.
“무엇보다 99즈 같은 잘생긴 교수가 없다…”
환자에 몰입하고 따뜻한 의사들이 많이 나오는데?
따뜻한 휴먼 드라마? 슬의생에서는 그런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다만, 생과 사를 넘나드는, 환자를 수술하며 최전선에 있는 의사들이 따뜻함을 넘어서 환자 감정에 이입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냉정할 때는 냉정해야 한다. 물론,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달리 마음속으로는 누구보다 환자를 생각하고 있는 의사들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
20년 지기로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실제로도 병원에서 사이좋게 지내는 분위기인지?
실제 졸업한 학교와 수련병원이 다른 경우도 많기 때문에 모두 같은 병원의 교수가 되어, 심지어 다른 과임에도 불구하고 20년 동안 친하게 지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실제 의과대학 6년(의학전문대학원 4년),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 남자의 경우는 군의관 3년까지 하면 대략 14년 정도 된다.
물론, 우리도 계속해서 연락하며 자주 보는 학교 동기들도 있고, 특히나 병원에서 같이 일하는 친구들은 병원에서 수술방이든, 중환자실이든 지나가며 잠깐이라도 만나면 정말 반갑다. 하지만, 일과 중에는 아무래도 각자 과에서 맡은 바가 있어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그러다 보니 같은 과 동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to be continued..
시즌2 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