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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ㅇㅅㅇ Aug 11. 2021

슬기로운 의사생활 #7

시즌2

신경외과, 뇌사판정과 장기기증

극 중에서 한 환자가 의식저하 상태로 119 구급대원을 통해 응급실로 내원한다. 급기야 심정지가 오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심장은 잠깐 돌아오지만 뇌는 점점 죽어가고 있다. 자발 호흡도 되지 않고, 동공반사도 없다. 채송화 교수는 대체로 이런 상황에서는 환자가 2주 안에 사망을 하게 된다고 보호자에게 설명하고, 뇌사판정 단계를 거치고 보호자가 동의한다면 장기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줄 수 있다고 안내한다.


살아생전에 장기기증 희망자였음에도 가장 가까운 우선순위의 보호자가 동의해야 법적으로 장기기증이 가능하다고 한다. 나도 처음 알았다. 의대생 때 장기와 조직 기증을 선뜻 동의했고, 운전면허증에도 표시가 되어있는 나도 혹시 모를 사고로 그런 상황을 겪게 된다면.. 가장 가까운 보호자가 이를 거부한다면 새 생명에게 장기와 조직을 기증할 수 없게 된다..


한편, 극 중에서 보호자 입장도 너무 이해가 갔다. 30년 만에 처음 만난 어머니라고 했다. 이혼을 하고 집을 떠나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는 어머니의 장기기증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보호자(아들)에게 장기기증 코디네이터는 이렇게 말한다.


정말 죄송하지만, 장기를 기증해주시면
질병으로 고생하는 많은 분들께 새 생명을..


그리고 환자 상태가 날이 갈수록 더 안 좋아지고 있어서 시간이 지체되면 지체될수록 기증할 수 있는 장기도 죽어간다고 말하며 조급해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이런 상황들이 실제로도 적지 않다고 한다. 뇌사 환자를 접하게 되는 우리 신경외과 선생님들도 몇 가지 경험을 들려주었다.


심폐소생술 받지 않겠다고, 장기기증을 하겠다고, 변호사 통해서 문서까지 남겨놓은 분이 있었다. 생명을 이어나가는 기계를 종료하고, 장기기증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아무리 살아생전에 명확한 의사를 밝혔더라도 보호자 의견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보호자 연락이 잘 되지 않거나, 법적으로는 가까운 보호자라고 해도 같이 살고 있지 않는 자식들이 안된다고 완강하게 반대하면 의료진은 고민의 시간이 시작된다. 시간이 지체되고 결국 장기 기증까지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했다. 충분히 가족들은 당황스러울 수고, 그 입장도 이해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선생님들은 만약 본인이 장기기증 의사가 있다면 미리 가까운 가족이나 보호자들에게도 충분히 납득 가능하도록 이야기를 평소에 해보는 것을 권유했다.


그리고, 우리 외과 선생님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이식 수술을 위해 애타게 기다리는 환자들이 있다. 하루에도 수십 번 공여자가 나타나길 하염없이 기다린다. 하지만, 그건 언제 어디서 누군가 뇌사 판정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은 슬프게도 누군가 생명을 잃었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그렇게 기다리던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된 날이다



외과, 간이식 수술

수술 장면에 보인 공여자의 간은 실제 건강한 간처럼 매끈하고 생생하게 묘사되었고, 환자의 간도 실제 간경화 간이랑 똑같이 표현해서 우리나라 의학드라마가 이렇게 까지 발전했구나..라는 생각으로 우리 외과 선생님은 놀라셨다고..


극 중에서 이익준 교수팀은 11시간이 넘어가는 수술이었음에도 환자의 감염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봉합까지 마무리하기 위해, 환자의 상태가 가능해질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린다. 1시간이고, 2시간이고.. 그러면서 이익준 교수도 중간에 쪽잠을 자고, 마취과 의사도 기다리고, 의사와 간호사를 포함한 수술팀이 함께 기다린다. 실제로도 우리 의료진들은 그렇게 최상의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보통 간이식은 공여자와 수혜자를 동시에 수술하는데, 어떤 팀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양쪽에 집도하는 교수님이 있다. 상대방 쪽 수술 상황을 보면서 속도를 맞추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회진은 이익준 교수만 하고..? 환자는 이미 복부 수술을 한 적이 있어서 유착이 되어있고, 출혈양도 많을 것이라고 쉽지 않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하는 이익준 교수.. 그런데 실제 환자 간을 꺼내는 수술은 다른 교수가 집도했는데, 그 의사가 직접 와서 설명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로사, 치매? NPH? 뇌종양?

 중에서 안정원 교수의 어머니 로사가 기억력 저하를 호소한다. 반복해서 깜박깜박하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중간에 종종 걷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걸음걸이도 변했다는 것을 짐작할  있다. 흔히  장면을 보고 치매가 온건가?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치매는 그 자체가 하나의 질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인지기능에는 기억력만 있는 것이 아니라 판단력, 지남력 등 영역이 있는데, 이처럼 기억력을 포함한 여러 인지기능의 장애가 생겨 예전 수준의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포괄적인 용어이다. 치매의 원인은 다양하고, 가장 많은 원인(50~80%)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퇴행성 질환, 알츠하이머성 치매다. 안타깝게도 알츠하이머병은 현대의학에서 완치가 불가능하고, 치료 목표는 증상이 악화되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상적인 생활을 조금이나마 더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의학적, 사회적 접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치료 가능한 치매는 NPH(정상압수두증), 우울증, 신경매독, 뇌종양, 내과적 질환 등등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기억력 저하가 의심되면 전문의를 만나 의학적 면담, 뇌영상검사, 피검사 등 다양하게 검사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대개는 정신건강의학과와 신경과 전문의가 치매를 보는 경우가 흔한데, 슬기로운 의사생활에는 나오지 않기 때문에.. 신경외과 채송화 교수의 비중을 생각하면 정상압수두증이나 뇌종양의 가능성을 예상해본다.. 물론, 환자와 보호자의 자세한 면담을 통해 증상의 발현 시기와 악화 양상 등 종합적으로 파악해야겠지만.. 로사에게 이 증상이 갑자기 찾아왔을 가능성도 있으니 치료 가능한 신경외과적 원인으로.. 다음 화가 궁금해지네..


To be continued..
시즌2 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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