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여름에는 날이 더워서, 출근하자마자 습관처럼 에어컨을 켰다. 진료실의 온도가 조금이라도 내려가면 나의 마음도 한결 시원해졌다. 진료를 하다 보면 내 몸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이 느껴지고 송골송골 땀이 맺히기에, 더위는 좀처럼 견디기 힘들었다.
요즘은 비가 오면서 온도가 그 사이 뚝 떨어진 것 같다. 아침에 진료실에 들어오자마자 에어컨 리모컨이 아닌 창문을 열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와 함께 서늘한 바람이 들어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의자에 앉아 등을 기대고 눈을 감고 충분히 느껴본다. 천천히 코로 숨을 들이쉬고 입으로 내쉬면서 내 몸의 감각에 집중해보고.. 스쳐가는 축축한 공기, 비 냄새, 빗소리, 차가 지나가는 소리, 저 멀리서 대화하는 소리.. 머릿속에는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지금 이 순간의 감정을 담아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