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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yla J May 16. 2023

[100-2] 서점 나들이_책에 대하여

날 것의 생각 노트

날 것의 생각노트


서점

오랜만에 서점을 갔다. 나는 책을 참 좋아하는데, 책을 잘 읽지는 않는 편이다. 그래도 돈이 생기면 책만 주로 사곤 한다. 읽지도 않는 책을 사들이는 일은 참 비효율적인 일이다. 좁은 집에 더군다나 역마살까지 있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사는데 늘 책은 나에게 부담이고 짐이다. 그런데도 늘 나는 책을 사고 싶다.


이렇게 책을 좋아하는데, 서점에 가면(요즘은 사람들이 책도 잘 안 읽는다는데) 책들이 어마어마하다. 그 어마어마한 책들을 보며 사실 굉장한 압박감과 부담감이 올라오곤 하는데...


한동안은 일부러 책을 구입하지 않았다. 언제든 쉽게 움직일 수 있는 디지털노마드의 삶을 꿈꾸다 보니 책은 이제 나에게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된다. 그래서 가능하면 밀리의 서재를 뒤져보곤 하지만, 내가 읽고 싶어 하는 책들은 밀리의 서재에 없는 편이다. 도서관을 이용해보려고 하였으나, 늘 책을 읽지 않고 있다가 반납기한만 놓치고 만다. 이것 참 난감한 일이다.


책을 사두면, 필요할 때 언제든 꺼내서 참고할 수가 있다. 그런데 그 책을 참고할 때는 책을 구입하는 시점이 아닌 빠르면 몇 달 뒤 보통은 몇 년 뒤쯤이 된다. 그래서 가능하면 좋은 책들을 구입해두려고 하는 편인데...


대체 좋은 책이란 어떤 책이란 말인가?


일에 필요한  책이 있었고, 광고를 보고 혹해서 구입하고 싶었던 책이 밀리의 서재에 없길래 간 김에 둘러본다. 새로운 책들이 또 엄청 많이 나와 있었다. 트렌드를 따라가기가 참 벅차다. 정보의 홍수를 넘어 정보의 쓰나미급이다. 그런 느낌.


제목을 보고, 목차를 보며 어떤 내용이 있을지 쓰윽 쓱 훑어보며 체치기를 한다. 이제는 웬만하면 물질적인 책은 사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정말 오래 두고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만 사고 싶다. 나 역시 책을 쓰고 싶고, 책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그래서 나는 어떤 책을 쓰고 싶은지를 돌아보게 된다. 결국 선택하게 되는 책들을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게 되는 건지, 내가 왜 이 책이 필요한지. 그런 생각들을 하며 아직은 막연하지만 기준을 세워보는 것이다.


글쎄.   


결국 느꼈던 건, 큐레이션이 정말 중요한 시대구나 하는 그런 자각.


오늘 확실하고 타당하다고 여기는 것들이 내일은 전혀 쓸데없고 괴상하거나 유감스러운 실수처럼 보일 수도 있다.

중략…

왜냐하면 우리 부모 세대들이 불충분한 정보로 인해 생기는 해악 때문에 괴로움을 당했다면, 우리 세대들은 이와는 달리 오히려 정보의 홍수라는 더 무서운 해악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익사할지도 모른다는 위협감을 느끼면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수영이나 다이빙(표류나 서핑과는 구별되는)을 견뎌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연 어떻게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쓸모없고 부적절한 쓰레기 더미들로부터 가치 있고 중요한 뉴스들을 선별해 내야 할까? 또 과연 어떻게 의미 없는 소음들로부터 의미 있는 메시지들을 뽑아내야 할까? 서로 모순되는 의견들과 제안들 사이에서 왁자지껄한 소란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우리에게는 거짓말과 환영, 쓰레기, 폐기물 같은 껍질들을 분리해 내서 읽을 만한 낟알과 진리의 낟알을 뽑아내도록 도와주는 탈곡기가 없는 것 같다."

지그문트 바우만,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
17~18page


*이 책도 말하자면, 2017년에 구입했던 책이다.

 


며칠 전, 그런 일이 있었다. 누군가 예술계에서 일을 하는 게 실제로 무슨 돈이 되겠느냐고. 돈 있는 사람이나 여유 있을 때 그런 것에 관심을 가지지 않겠느냐고. 나를 아주 매우 순진하게 생각하며 말씀해 주셨는데, (내가 세상 일에 무지한 건 사실이지만...) 그래서 나는 통계자료를 찾아봤다. 실제로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다들 너무 자기 위주로만 세상을 바라보고 있어 나에게 필요한 제대로 된 조언을 듣기가 힘들다. 쏟아지는 정보들을 어떻게 선별할 것인가. 내가 보는 세상 속에서 나는 무엇을, 어떤 조언을, 어떤 메시지들을 선택해서 활용해 갈 것인가.


개별자들이 비평적인 시각을 길러가야 하는 이유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출판시장 현황까지 연결됨…

 

문예연감 2021
문예연감 2021


출판산업 동향 2022


이 표를 봐도 사람들은 제각각 해석할 것이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보면 될 일이고, 나 역시 내 쪽의 분석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어쨌건 나는, 문학활동의 포션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사실이 꽤 의미 있게 다가왔고, 수필이나 평론의 포션이 높아진 것도 흥미롭게 보고 있다. 예술관련한 일을 하고 있다 보니 예술서적이 내 눈에는 상당히 높은 퍼센티지로 늘어가고 있다고 보이는데 표에서도 예술분야의 출판이 유의미하게 높은 증가율을 보인다. 내가 시나 소설을 잘 보지 않아 잘 몰랐는데, 문학 파트에서 시와 소설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 나에게는 의외로 다가왔다. 소설은 웹소설까지 포함하면 그럴 수 있다고 하겠는데, 시? 가 이렇게 많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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