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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yla J Jan 06. 2023

[100-5] 본다는 것 3_선택과 생략, 집중

(feat. 프랑코 폰타나)

본다는 것 3_선택과 생략, 집중  


강약중강약 

오늘은 글감만 정리해야 하는 날이다. 아마 앞으로는 매일 몇 시간씩 꼬박 앉아서 쓸 수는 없을 테니 아이디어들의 초안 정도만 정리를 하는 날도 있어야겠다. 음악에는 보통 리듬이 있다. 일상도 관계도 노력도 강약중강약의 리듬을 만들어야 조금은 더 즐기며 훙겹게 갈 수 있는 게 아닐까 늘 생각한다. 가볍게 가는 날도, 묵직하게 가는 날도 적당하게 가는 날도… 있어야겠지.  


본다는 것 3_ 선택, 삭제 그리고 집중  


하나의 렌즈로 보는 세상은 마치 마비된 외눈박이로 세상을 보는 것과 같다는 의견을 데이비드 호크니는 말한 적이 있다. 그런데 또 이 부분에 대해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3만 개의 눈을 가진 잠자리가 아니다. 우리의 눈이 볼 수 있는 시야의 범위에는 한계가 있다.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  


“나는 항상 선택을 해왔다. 결과를 얻기 위해 불필요한 것을 지워내고 삭제하는 선택을 해왔기 때문에 나의 풍경에는 뺄 것도 더할 것도 없다.”

 –프랑코 폰타나


현재 삼성마이아트뮤지엄에서는 프랑코 폰타나의 사진전이 진행되고 있다. 폰타나의 사진은 강렬한 색감대비와 간결한 구도, 즉 단순한 선이나 면의 기하학적 공간 구성을 보여준다. 무엇을 선택하고 제외할지, 어떤 관계와 대비를 보여줄지 불필요한 것들은 지우고 정제하여 잘 다듬어둔 그의 사유들이다.  


그는


“사진은 단지 기록이 아니라 해석이며 사진이 곧, 그러니까 나 자체가 곧 사진이다.”


라는 말을 한다.


그는 대상보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배경에 좀 더 집중하는데, 객체로 이미 존재하고 있던 풍경의 한 장면을 발견해 주체로 재해석한다. 이는 보는 이에게도 마찬가지로 이미 있지만 보이지 않던, 그리고 그 안의 무형의 사유들도 함께발견할 수 있도록 새로운 창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의 사진들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고 사유와 존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 주변을 둘러싼 현실 속에서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 결정하는 것. 수많은 것들이 혼합되고 뭉쳐져 있는 마치 대리석 덩어리 같은 현실에서 나는 그걸로 재떨이를 만들 수 있나, 피에타를 만들 수 있나?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곰이되자

#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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