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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yla J Jan 18. 2023

[100-18] 아트노트::소화가 안될 땐

(feat. 데이비드 슈리글리)

David Shrigley
“It’s not the kind of drawing where you’re trying to get their eyes in the right place, you’re just trying to tell somebody something as directly as possible,” he explains. “It’s somewhere between handwriting and drawing. But then again there are also certain rules to what I do, like I’m not allowed to re-draw or anything and it just is what it is.”

“누군가의 눈을 올바른 곳에 맞추려고 하는 그런 종류의 그림이라기보다, 단지 가능한 한 직접적으로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는 종류의 그림.”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나의 그림은 낙서와 그림 사이의 어딘가에 있다. 하지만 내가 하는 일에 대한 특정한 규칙 같은건 있다. 예를 들면, 나는 그렸던 것을 다시 그리지 않는다. 한번 그린 것은 그냥 그것일 뿐이다.”
- David Shrigley

출처 : artnet

+ 빠른 드로잉, 순간순간 웃음이 터지게 되는 풍자와 위트, 낙서하듯 그렇게 그리는 그림과 글, 점점 작아지는 덧글의 구성이 재미있다. 때로는 사이다 같기도 하고, 웃프기도 하고, 뭐임? 싶기도 한 그의 블랙유머.  


+ 데이비드 슈리글리(b.1968)는 영국의 아티스트이다. 2013년 영국의 터너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었고, 2020년에는 가치 있고 중요한 업적을 세운 사람에게 주는 ‘대영제국’의 훈장 중 하나인 OBE(Order of the British Empire)를 받았다.


+ 런던의 트래팔가 광장의 네 번째 좌대(fourth plinth)에는 일정한 주기(보통 1년 6개월가량 된다고 한다)로 작품이 교체되는데 2016년에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운 그의 조각 Really Good 이 설치되었었다. “그냥 각자 잘하고 있고, 잘 되었으면 좋겠음. 그리고 잘 될 거임.“ 그런 느낌.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나를 둘러싼 수많은 정보와 지식과 통찰들은 내 인생이라는 특별한 과정을 겪어 내면서 다시 한마디로 정리가 된다. 그렇게 나오는 명언들과 아포리즘들, 그리고 미술작품들은 한 글자, 한 문장, 한 작품속에 숨겨진 두꺼운 책 같은 것. 각자의 현실 속에서 펼쳐내며 각자의 언어로 재발견하고 재해석 하는 순간들을 경험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대단한, 혹은 대단해보이는 누가 뭔 말을 했다고 그저 그 말이 맞다고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먼 길을 돌아봐야 ‘아… 그래서 이런 말을 한거구나… ‘라며 다시 그 자리일 때가 있기는 하지만,


굳이 먼길을 돌고 돌아 내가 경험하고 깨닫게 되는 한마디는 그 무게감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어린아이가 찍은 한 점과 예술가가 찍은 한 점은 똑같은 위치에 있는 점이라도 그런 점에 있어서 다르다. 귀가 참 얇은 편인 나는 그저 정보들을 무비판적으로 컬렉팅 하고만 있는건 아닌지, 그걸 제대로 소화시키고 있는지, 늘 곱씹어보느라 앞으로 나가지 못할 때도 많지만, 늘 올곧은 나의 시각이 생기기를 바라고 있다.


뭐 어느 쪽이 되었든, 다 잘 살아가려고 하는 방향일테니… Everything is Really Good.

출처 artnet

생각이 막히고 꼬이기 시작하면서 정리가 될 생각이 도통 보이지 않을 때, 뭔가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그런 재미난 건 없을까. 그런 생각들을 종종 한다. 그래서 넷플릭스를 틀어놓고 보기도 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물영상들을 보기도 한다. 하지만 해야 할 일들은 늘어져 있는데 뭘 봐도 재미가 없고 해소가 안될 때가 있다. 생각해보면 여러 방법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청소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 글을 휘갈겨 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한동안 일부 사람들에게 붐이 되고 있던 아티스트 웨이의 모닝페이지*도 나에게는 꽤 도움이 되었었다. 그냥 낙서하듯 그림을 그리다 보면 몰입이 되면서 해소가 되기도 하고… 밖에 나가 잠시 걷는 것도 방법일 거고… 운동을 하는 것도… 뭐 방법은 찾아보면 많다.


그런데 몸이 움직이질 않을 때는 사실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진다. 그림에 대해서도 좀 잘 찾아서 열심히 공부해서 좀 의미 있는 정보들로 잘 큐레이션 하여 어쩌구 저쩌구….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계획들만 늘어놓다가 결국 번아웃. 그러다 눈에 띈 그림들이었다.


속이 답답할 때 콜라를 마시면 왠지 모르게 소화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실제로 소화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아마 플라시보 효과에 더 가깝지 않을까 싶긴 한데, 우리 머리 속도 가끔 소화가 안될 때가 있다. 그럴 때 볼 수 있는 그림들도 한번 찾아 나서 봐야겠다……


아…. 또 계획.  


출처 artnet, ocula, davidshrigley website

참고사이트

https://news.artnet.com/art-world/david-shrigley-really-good-fourth-plinth-675965

https://www.stephenfriedman.com/artists/54-david-shrigley/

https://ocula.com/artists/david-shrigley/

https://www.artnet.com/artists/david-shrigley/

https://davidshrigley.com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일보우일보 #우보천리

#stoppanic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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