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yla J Jan 19. 2023

[100-19]새엶과 마디 맺음

(feat. 한해의 키워드 찾아보기)


한 해를 시작하면서 보통 새로운 마음으로 이런저런 계획들을 세우곤 한다. 그중에 단골로 등장하는 것이 영어공부하기, 운동하기, 책 읽기. 주로 공부를 하거나 건강관리를 하는 등 자기 계발을 하는 쪽이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간 사람들의 경우에는 분야를 나눠서 나 자신을 위해 할 일, 가족을 위해 하고 싶은 일,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로 나누어 봉사활동도 하고 가족을 위해 돈을 모아 무언가를 사주기도 하고, 자신이 한해동안 얻어야 할 것들을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에 이런 과정을 아카이빙하던 예를 본 적이 있는데, 새해가 되기 전 이렇게 분야를 나누어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1년 동안 사진으로 기록을 남긴다. 그리고 연말쯤 되면 버킷리스트의 내용과 사진을 모아 한 해를 정산하듯 올리는 친구였다. 버킷리스트는 길지 않다. 매년 10개씩의 리스트를 만든다. 그렇게 몇 년간을 꾸준히 해왔던 것 같다. 나는 이 예가 활용하기 참 좋은 예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사람들에게 이렇게 해보시라 권유해보긴 하지만 내가 직접 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반성)   


내가 주로 하는 방식은 예전에 명상을 할 때 하던 방식이다. 대나무가 마디를 맺으며 성장하듯이 한해를 열면서 과거를 마디 맺음 하는 것. 중요한 건 힘차게 열고 나가는 게 먼저라는 것이다. 보신각 종에도 그런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모두가 함께 힘차게 상징적으로 새 해의 문을 열어젖히는 것. 그러다보면 정리해야 할 것들은 저절로 정리가 되기도 하고,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들 같은 경우에는 다음해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로 두고 재정비하거나 새롭게 리세팅 하면 된다.


방향성을 두고 살면 대체로는 그렇게 살아진다. 12월 31일 마지막 날이 되면 이런저런 지난 이야기들,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명상을 함께 하는 문화가 있었다. 지금은 내 나름대로 이 경험을 활용해서 조금씩 발전시켜보고 있는데, 명상보다 중요한 것이 내 일상과 행동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명상을 하지 않더라도, 새해의 목표로 하는 대주제와 어떤 행동을 위한 소주제들은 매년 정해보곤 했다. 만약 익숙해진다면 매달, 매주의 주제를 정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작년 나의 주제는 ‘뻔뻔(FunFun)하게‘ 였다. 작년에는 딱히 대주제 소주제를 구분하진 않았던 것 같다. 행동의 방향을 정하는 정도였다. 늘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고, 어떤 이에게 무언가 말하는 것이나 카톡 메시지를 보내는 것 하나하나 조차 나에게는 쉽지 않았다. ‘이런 말을 하면 어떻게 생각할까. 이러다가 괜히 감정만 상하게 되는 건 아닐까.’ 이런 사소한 고민들로부터 시작해, 일을 해나가는 것도 몇 년 동안 내내 잘 안 풀리다 보니 ‘이걸 해도 되는가, 지금 여기 이 일을 해야 하는가’ 내가 해야 할 선택들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살다가는 정말 내 명에 못 죽겠다 싶어(죽고 싶었으나 죽고 싶지 않은 이런…. 모순이라니!), 언젠가 누군가에게 들었던 뻔뻔(funfun)함을 한 해의 모토로 삼았었다.


그런데 한해의 뒤를 돌아보니, 확실히 내 안에 있던 죄책감, 자책감들로부터 가벼운 한 해를 보냈던 것을 발견한다. 내 안의 죄책감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뻔뻔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고, 덕분에(오래도록 소중하게 간직하던) 그 죄책감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었던 한 해였다. 일을 하는데 있어서도 위축되는 순간에는 뻔뻔하게를 주문처럼 외쳤다. ‘그냥 해 뻔뻔(funfun)하게!!! 아무도 너님 신경 안써!’ 그러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다.


올해는, 소주제부터 정해 졌다. 대주제를 정하기까지는 몇주 더 걸린 것 같다. 소주제의 경우에는 ‘액션화두’라고 내멋대로 이름을 붙여 본 3가지 주제가 있는데, 그것은 올해 내가 추구하며 익혀가고 싶은 공부주제 같은 것이다. 세부적인 내용까지 다 앞서 말하기는 다소 부끄러워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한 해를 마무리할 때 정산글로 정리해 볼 생각이다. 그런데, 이런 키워드들을 잡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그러던 중 때마침 이런 재미있는 형식의 키워드 찾기를 발견했다.  


출처: instagram @ask.jen

만트라는 진언이라고도 하며 어떤 주문 같은 것을 의미하는데, 기존의 용어보다는 한 해를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면 좋을지에 대한 나만의 키워드를 잡는 것으로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첫 번째로 눈에 들어온 단어, 그리고 이어지는 총 4개의 단어를 발견하는 것이 미션이다. 사람들마다 조금씩 다른 단어들을 발견한다. 이것이 무의식적으로 나에게 필요한 단어들이 보이는 건지, 아니면 평소에 잘 떠올리던 익숙한 단어들이 보이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어떤 단어든 보이는 대로 잡아채서 그렇게 한해 살아보아야겠다고 의미를 담아 스토리텔링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내가 보았던 단어들은 나에게 한 해의 결과물이 되어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찾아보며 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2023년, 과연 나는 어떤 일들을 경험하게 될까.    


Happy New Year…

출처: 핀터레스트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일보우일보 #우보천리

#해피뉴이얼~

작가의 이전글 [100-18] 아트노트::소화가 안될 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