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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yla J Jan 21. 2023

[100-21] 아트리서치노트_내 마음속 풍경(1)

(feat. 이마리아, Willard Dixon)


여행에 대해 줄곧 생각하고 있다.  


여행, 여행지, 자연, 도시, 랜드마크, 뮤지엄, 갤러리, 카페, 레스토랑, 길거리 풍경 등등등.


SNS를 통해서도 많이 접할 수 있는 풍경들. 어떤 이의 관심은 자연풍경이고, 어떤 이의 관심은 도시의 건물이다. 어떤 이의 관심은 카페인데, 같은 카페라도 어떤 이의 관심은 카페 내부의 인테리어일 것이고, 다른 이의 관심은 인테리어보다 음식일 수 있다.      


존 버거는 [다른 방식으로 보기]라는 책에서는 보는 방식에 대해, 특히 유화의 전통적인 보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는 유화라는 용어가 기법 이상의 것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유화라는 건 ‘소유의 전통’과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유화의 주제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생각해 보면 초상화, 정물화(사물화), 건물화, 스토리화, 장르화, 풍경화 등이 있는데 이 중 풍경화만 제외하고 대부분의 주제들은 자본주의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풍경화가 자본주의와 연관이 없나? 그런 것도 같고… *(추가설명 요망)


여행에 대해 생각하면서 풍경화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지고 있던 중이었다. 그러던 중…


이마리아, Hyeopjae Beach, Acrylic on Canvas, 2022

케이옥션 1월 31일 온라인경매 출품작이라는 이마리아 작가의 풍경화를 만나게 되었다.


풍경화는 예부터 많은 사람들이 그려오던 주제였고, 지금도 많이 그려지고 있는 주제다. 그림은 색감이나 터치, 구성을 통해 작가 마음의 결을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고, 사진작품의 경우에는 좀 더 철학적이고 이성적인 사색의 지점을 느낄 수 있어 흥미롭다. 또 현대시대에는 작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고, 사람들은 그래서 늘 어딘가의 풍경을 사진에 담고 있다. 사람들은, 그리고 나는 무엇을 어떻게 보고 느끼고 기억하고 싶은걸까.  


이마리아 작가의 작품은 나에게도 익숙한 풍경이다. 익숙한 풍경인데 어쩐지 평온하고 차분해진다.


현실,

보통 실제의 풍경은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풍경보다 아름답지 않다고 느끼는 편인데, 그런 점에 있어 개인적으로는 구상작품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나의 현실은 결코 아름답지 않기 때문에 나는 상상 속이나 그림 속, 혹은 꿈속에 있는 편이 좀 더 편안하다. 어떤 형태들로 형상들로 구체화되는 것들이 다소 폭력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기하학적이거나 가능한 구체적인 형상이 없는 추상작업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풍경화도 그리 관심을 가지던 주제는 아니었다. 어쩌면 여행지에 가서도 현실의 무언가를 보는 것이 그래서 불편했던건지도 모르겠다.  


분명 나도 어디선가 보았을 한국의 바다일텐데, 그 마음의 결이 어딘가 달라 눈이 한참을 머무른다.


보았던 장면들을 재해석할 때는 당시의 기억과 함께 현재의 마음 상태가 녹아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 마음이 시끄럽다면 저에게 평온하게 느껴지는 장면들을 그리면서 스스로에게 평안함을 찾는 거랄까요. 관람객들에게 꼭 어떤 감정을 전달하고 싶은 건 아닙니다. 제 그림을 보고 비슷하게 느끼시거나 아예 다른 것을 느끼실 수도 있고 각자의 여행을 추억하실 수도 있으니, 어떤 무언가를 느끼신다면 그걸로 좋은 것 같습니다.

-케이옥션 인터뷰 중


풍경 속의 사람들이 풍경과 함께 녹아 만들어지는 또 하나의 풍경이 예쁘게 다가온다. 보통 동양의 산수화 속 사람들은 자연 속에 녹아있는데 반해 서양의 풍경화는 풍경 그 자체만 대상화되어 있거나, 풍경과 함께 있는 사람들이 그림의 중심이 되는 이야기를 전달하게 된다. *(추가 설명요망)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명확하게 정리해 보려고 서양의 현대작가들의 풍경화들을 좀 스키밍 해보다가 결이 비슷한 풍경화를 만나게 되었다. ‘비슷한데 또 다르네’ 중얼거리며 풍경화에 대해, 여행에 대해, 또 내 마음의 풍경에 대해 언어로 정리가 잘 되기를 기다려보는 중이다.


Willard Dixon, Tahoe Evening, 2016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일보우일보 #우보천리

#내마음의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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