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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yla J Mar 12. 2023

[100-71] Bring it on! Karma!

내 삶에 아트한스푼:: 서도호, Tangled Man

내 인생은 어쩐지 잘 풀리지 않는다.

대체 뭐가 문제인가 아득바득 발버둥을 쳐도 산 넘어 산이다. 젠장.


며칠을 지옥 속에서 헤매고 있던 중이다. 겨우겨우 밖을 나섰다. 도무지 이야기할 곳도 없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도 안 나오고 마음은 처절하게 늪으로 빠져들어 역학선생님들을 찾았다. 그 말이 맞건 틀리건 어디에 하소연이라도 할 곳이 있어야 하니까.


재작년에 지옥의 말년이다 이제 끝이고 이제야 다시 시작이다. 하더니, 이번엔 또 다른 지옥이란다. 나보고 살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올해는 뭘 해도 손에 쥐어지는 것 없이 또 모래알처럼 다 흘러내릴 거란다. 흠... 이전에 어떤 분이 그런 말씀을 해주셨는데, 나는 고집이 세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했다. 몇년간 기가 많이 죽어있었지만, 저 무의식 속 내 사전에는 안 되는 건 없다고 생각한단다. 그 말이 떠올라 힘을 얻는다.


실패할 거다. 계속 실패할 거고 산 하나 넘으면 또 산이 나올 거고 손에 쥐어지는 건 없이 모래알처럼 다 흘러내릴 거다. 상식적이고 안정적인 로맨스 따위는 안 만들어질 거고. 등등등... 대체 무슨 희망으로 살아야 하는 건가 싶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을 쉴 방법을 찾고 죽을 때까지 실패하더라도 다시 맞고 또 맞아도 일어날 힘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어지지도 않을 거라면 죽을만큼 맞아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맷집을 길러야겠다는 파이팅 넘치는 마음이 되었다. 이리저리 머리 굴려 포기할건 포기하고 또 다시 쌓고 또 다시 무너뜨리고 그냥 그렇게 다시 한번 일어나볼란다.


나는 윈스턴 처칠이 했다던 이 말을 좋아하는데, 그는 말더듬이에 중학교때는 영어에서 낙제점수를 받아 3년이나 유급된 적이 있을 정도로 학습장애가 있었고, 도저히 희망이 없는 아이라고 학적부에 기록이 된 적이 있었다. 그랬던 그는 명연설가가 되었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차 세계대전을 연합국의 승리로 이끄는 영웅이 되었다. 그는 옥스퍼드 대학 졸업축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다음은 그의 축사장면을 묘사한 글이다.


그는 위엄있는 차림으로 담배를 물고 식장에 나타났다. 그리고 열광적인 환영을 받으며 천천히 모자와 담배를 연단에 내려놓았다. 청중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그의 입에서 나올 멋진 축사를 기대했다. 그는 힘있는 목소리로 한마디를 말했다.

“Never Give Up”

그리고는 다시 천천히 청중들을 둘러보았다. 청중들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의 다음말을 기다렸다. 그가 말을 이었다.
Never
.
Never
.
Never
.
Never
.
Never
.
Never Give up!

일곱번의 Never give up. 그것이 축사의 전부였다.


언젠가 다시 끝도 없는 늪으로 빠져들겠지만, 다시 일어나고 다시 일어나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마음만 생기면 어떻게든 살아질지 모른다.  덤벼라. 업보들아. 나의 업보 너의 업보 다 덤벼라.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마. 그것이 내 인생이라면...


Bite the bullet. 이를 악물고 존버하기.


서도호(1962~)작가의 Tangled Man(2019)


2010년 싱가포르 타일러 프린트 연구소에서 레지던시를 할 때 종이를 이용한 작업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실을 이용한 드로잉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일생동안 대략 3,000명의 사람을 알게 된다고 믿는 힌두교 철학에 흥미를 느껴 가족, 친척, 친구의 서명, 전시회 방명록 등에서 3,000여 개의 서명을 수집하고 이를 활용하여 환생과 업보, 인연과 같은 철학적 주제를 다루는 다양한 작업들을 선보였다.


Tangled Man(뒤얽힌 사람)은 인연에 대한 작업이다. 각각 다른 서명에서 시작된 색색의 실들이 한 사람에게 회오리처럼 얽혀 있는 것으로 관계에 대한 작가의 사유를 시각화한 것이다.  


- 구 하우스 작품설명 참조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일보우일보 #우보천리

#까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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