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저, 곧 편입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환율이 최고치를 찍은 적이 있었다. 지금보다도 높은, 무려 1600원대까지 치솟았다.
환율은 부모님과 온 가족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매달 학비와 생활비가 고정적으로 나가는 터라, 환율의 미세한 변동에도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 1600원대를 기록하던 시기는 우리 가족에게도 쉽지 않은 시기였고, 미리 환전한 돈으로 최대한 버티며, 이 기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며, 조금씩 환전을 해가며 이겨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할머니는 내 학비를 위해 할아버지께서 선물한 반지를 팔았던 적도 있다고 하셨다.
그만큼 환율의 불안정성과 유학생 학비는 깊은 연관이 있다.
고3 시절, 8개의 학교에 지원했고 좋은 결과를 많이 받았지만, 4년 내내 다녀야 하는 대학교의 높은 학비는 현실적인 고민이었다.
그런 이유로, 나는 고등학교가 있던 동네를 최대한 벗어나고 싶었지만, 결국 차로 고작 30분 거리에 있는 대학교를 선택하게 되었다. (관련 글: https://brunch.co.kr/@smileheee/33) 자국민에게만 제공되는 In-State 학비보다도 더 저렴한 혜택을 받을 수 있었기에, 이곳에서 2년 동안 기초 수업을 마친 후 네임밸류 있는 대학으로 3학년 때 편입해 졸업하는 것이 입학 전부터 그려왔던 나만의 ‘두 마리 토끼’ 전략이었다.
2학년 첫 학기, 본격적인 수업 및 과제와 함께, 편입 준비가 동시에 시작되었다.
성적서를 비롯해 지원서(application), 편입 SOP(Statement of Purpose), 은행 잔고 확인서 등 제출해야 할 서류가 많았다. 다행히도, 같은 오하이오 주 내에서 편입하면 학비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유학생 입학처의 조언을 받아, 이번에는 단 하나의 목표 학교에만 지원하기로 했다.
주말도 없이 바쁜 일정이 이어졌지만, 새로운 학교에서 새롭게 시작한다는 생각에 오히려 즐거웠다.
몇 개월 후, 드디어 합격 소식을 들었다.
“이 정도 랭킹이면 한국 가서도 취직 문제없겠지?” “네임밸류 무시 못하지!”
스스로 안심하며 서둘러 집부터 알아보기 시작했다.
편입하는 학교에서도 차 없이 생활할 예정이었기에, 캠퍼스 근처가 최적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같은 오하이오 주인데도, 대도시라는 이유로 지금 살고 있는 집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싼 월세가 야속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2년, 딱 2년만 어떻게든 버텨보자 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집 보증금(약 한 달 월세)을 내고, 이제 모든 것이 정해졌다고 생각했을 때쯤, 주변 사람들에게도 편입 소식을 알렸다. 그때 내 마음은 단 하나였다.
후련했다. 그동안 정들었던 학교와 인연도 좋았지만, 더 나은 곳으로 가는 발걸음이라 모두의 축하를 받으며 기분 좋게 준비를 이어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변수 없이 다음 학기부터는 새로운 학교에서 학기를 시작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 Part 2.에 이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