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 하나에 손을 녹이고, 성냥 둘에 눈물을 녹이며, 바닥에 쌓여가는 차가운 눈을 호호 불어 맨발바닥이 딛을 곳을 만들어갑니다. 조금만 더 넓게, 조금만 더 크게… 잔뜩 웅크린 몸을 옆으로 기울여 누워봅니다. 감각잃은 손가락으로 빈 성냥 바구니를 꼭 안습니다. 할머니였다면, 엄마였다면… 바람도 눈도 막아주지 못하는 작고 낡은 바구니지만, 그녀에게 남은 유일한 엄마 물건입니다. 기억나지 않는 그 품을 상상하면서, 소녀는 잠을 청합니다. 무너지는 눈꺼풀을 올리려 애쓰지 않습니다. 그냥 그렇게… 칼바람을 베고, 눈이불을 덮습니다…
멀리서 이를 지켜보는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크게 분노합니다. 어린 소녀들의 수호신이기도 한 그녀는, 가난한 성냥팔이 소녀의 죽음을 그냥 두고 볼 수 만은 없습니다. 님프의 요정들을 시켜 소녀를 데려오라 명합니다. 추위에 꽁꽁 얼은 소녀는 비로소 눈부심 가득한 신전에 앉아 따뜻한 빵과 수프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하프 소리에 넋을 잃을때, 아르테미스가 다가옵니다.
“나는 너의 가여운 죽음을 용서 할 수가 없다. 너를 죽게 한 모두에게 지독한 벌을 내리겠다.”
신들 중 가장 성질이 거칠고 포악한 아르테미스는 수많은 무기들을 꺼내왔습니다.
“너에게 선택권을 주겠다. 무엇으로 세상을 벌하겠느냐?”
소녀는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달의 여신 앞에 무릎을 꿇고 간곡한 부탁을 드립니다.
“달의 여신이시여, 저는 누구도 벌하고 싶지 않습니다. 지난 고통은 끝난것이고, 이미 천상에 올라와 이렇게 여신님 곁에 있으니, 더 바랄것이 없습니다. 부디 저들을 용서하세요.”
“저들은 아무것도 뉘우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아. 뜨거운 불에 달구고 연기로 눈을 멀게 할것이며, 이 검으로 내려쳐 두동강이를 내버릴거야.”
때마침 해가 저물고 아름다운 신녀들이 신전으로 올라옵니다. 깨끗한 옷을 입고 곱게 머리빗어 내린 그녀들은 모두 아르테미스가 위험으로 부터 구해온, 어린 소녀들입니다. 이들은 누구보다 진심으로 아르테미스에게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려, 매일같이 꿀을 바른 동그란 빵을 바치고, 달을 상징하는 촛불을 켭니다. 초가 타는 동안 그녀들은 하프 소리에 맞추어 화음을 넣습니다.
“달의 여신님! 저거에요! 저 동그란 빵과 촛불이요!”
소녀가 아르테미스에게 청합니다.
“살아있을때 먹어보지 못한 달콤한 빵과... 저 예쁜 촛불이요, 금새 꺼져버리는 성냥이 아니라, 저렇게 영롱한 빛이 나고, 사랑을 노래하는… 초를 켜게 해주세요. 저의 죽음으로 그들을 벌할게 아니라, 앞으로 태어나는 모든 아기들의 생을 축하하도록… 진심으로 감사하고, 사랑하도록… 그래서 누구도 아프지않고 행복하도록, 잘 지키라 명령 해주세요.”
이후로 유럽 아이들의 생일에는, 갓 구운 케익 위에 예쁜 초를 꽂게 되었습니다. 또한,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을 초대해 함께 노래하고 서로 감사하는 자리가 되었지요. 그날 그때 거리에서, 비록 소녀의 죽음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이제부터라도 그녀가 원하던 대로, 세상 모든 아이들의 소중한 탄생을 기념하고 축복합니다. 행복을 지켜주겠다고... 소녀와 달의 여신에게 맹세합니다.
어떤가요? 성냥팔이 소녀의 죽음이 슬프고 아프다면, 우리 주변의 아이들에게 달달한 케익과 예쁜 초를 선물하기로 해요. 너는 참 소중한 아이야... 달의 여신이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