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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소운 Apr 02. 2023

4.3 숨은 그림 찾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47 N 응급실

의료진 뛰어오고, 수간호사 지영 심박수 체크


석호 용산서 강지율 경위입니다. 얼마전에 자상으로 치료 받은 적 있습니다.

지영 예, 알아요. 문 형사님 전화 받았어요. 약물로 의심된다구요? 대략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사이, 구강 섭취 가능성 크고, 아직 어떤 종류인지는 모르구요?

석호 예. 발작, 발열, 구토 없었고, 처음에는 말이 꼬이고 어지러운 것 같이 비틀거렸고, 의식을 잃은 후로는 얼음물에도 반응이 없었답니다.    

지영 의식 잃은지는 얼마나 됐어요?

석호 한 (시계) 4-50분 지납니다.

지영 체온, 심박수 다 정상이구요 (청진기 놓고), 아직은 자가 호흡이시구요, (동료) 한 선생님, 성분 사라지기 전에 위세척 부탁 드려요, 간이검사 가게 채혈 하시구요 (한, 예, 지율 침대 밀고 간다) 환자분 대리 접수 하실거죠? 일반 병실 안되면 특실이라도 잡으래요, 문 형사님이.

석호 예..? 예에.. 저기, 아직 다른 증상 없는 걸로 봐서, 위험한 약물을 아닌거죠?  

지영 제가 보기에는 수면제 종류 같아요. (차트본다) 이 환자분 지난번에 오셨을 때, 다른 질병 없다고 하셨고, 특별히 복용하시는 약도 없었으니까, 반감기 지나면 깨어나실거에요. 약물 검사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만약의 경우, 혹시나, 다른 약물일수도 있어서 하는거구요, 어쨌든 이분 의지하고 상관없이 누군가 투약했으면, 찾아내야죠, 뭐라도. 결과 나올때까지는 좀 지켜보세요, 아까 말씀하신 호흡이나, 열 같은거.

석호 (안심) 감사합니다.

지영 (본다) 근데 처음 뵙는 분이네요, 제가 여기 오시는 경찰분들, 왠만하면 다 아는데?

석호 발령 받은지 얼마 안됬습니다. 이석호라고 합니다.

지영 아아, 그분이시구나. 말씀 많이 들었어요. 문형사님하고 같은 팀이시죠?

석호 (어리둥절) 예에, 맞습니다.

지영 (억지 미소) 그분은 제가 좀 자주 봐서.. 2층 가셔서 접수하시면 되요. 문형사님이 전화 주시기는 했는데, 그래도 입원이나 치료는, 가족분 동의가 있으면 좋은데...

석호 (망설) 이 친구가.. 가족이...

지영 그러시더라구요, 없다고.. 괜찮아요, 문 형사님이 대리인 하시니까, 나중에 오셔서 싸인만 하시면 되요.

석호(뭐지? 문형사가 왜..?)

최형사 (눈치) 원래 그러세요, 급할때는.. (지영보고 웃는다) 안녕하셨어요? 저 기억하시죠?  

지영 아유, 그럼요? 잘 계셨어요? 상태 좋아요, (위아래) 뜯어진데 없이 멀쩡하시고..? 지금 봐서는 큰일 없을거에요, 저쪽에다 걱정하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인사하며 다른 환자 쪽으로 간다)

최형사 (꾸뻑) 들어가십시요! (석호 쳐다보면) 아, 형수님이세요, 문형사님 와이프..

석호 아, 저분이요?

최형사 (끄덕하며 전화) 용산의 나이팅게일.. 사실은 매의 눈을 가진... 익룡... (전화) 형님, 강 형사 괜찮을 것 같답니다. 저 먼저 복귀하겠습니다.. 예, 여기는 이 팀장님이.. (인사하며 멀어지고 혼자 남은 석호, 바닥에 놓인 지율 소지품, 잠깐 앉아 안도의 한숨)


48  간호사실

띵.. (문자, 지영 보고 피식)


지영 /괜찮을 듯, 그냥 수면제? 아직 다른 증상 없음/

종태 /잘해줘, 부실해/

지영 /자기네 팀장 완전 애기/

종태 /말했잖아, 걔도 완전 부실/

지영/잘 생겨서 질투?/

종태 /질투할 힘이 없다 놀라서/

지영 /프로가 왜그래/

종태 /늙나봐. 얼라들 데리고 일하려니 안맞아/

지영 /다시 복귀? 이 시간에?/

종태/엄청 잡아들임. 날 샐 듯. 애 수액이라도 줘 영양제 좋은거/

지영 /VIP? 특별?/

종태 /특별히 철 좀 팍팍 넣어서. 걔는 철이 들어야돼/

지영 /ㅋ 무면허 진료는 처벌대상/

(젊은 간호사 들어오고, 폰 집어넣고) 에이구, 본인이나 영양제 좀 챙기지.

간호사 문 형사님이요?

지영 응, 맨날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고.. 그러면서 남들만 챙겨

간호사 너무 멋있으세요, 여기 오시는 경찰분들 중에 아마 탑 5.

지영  5라니? 왜 내려갔어? 탑 3 였는데? 누구야, 우리 남편 위에?

간호사 강진우 형사님 있잖아요, 차 형사님이랑... 두 분 다 잘생기고 친절하고..

지영 그래, 거기야 진리고... 그밑으로는?

간호사 몇 명 있었는데, 저는 오늘 바로 바꿨어요. 아까 저기 계시던 팀장님이라는 분.

지영 어우,김 선생 눈 너무 높다. 남자 얼굴 봐?

간호사 아니에요, 그냥 저분들 중에는 그렇다, 이거죠. 저는.. 경찰은 아닌것 같아요 (죄송, 눈치) 선생님 참 대단하세요.

지영 대단은 뭐, 짝이 그러면 그렇게 되는거지.

간호사 아까 실려오신 여자분도 경찰인거죠?

지영 응 (한숨) 남 일 같지 않아, 우리 딸래미가 경찰 한다고 난리잖아. 아이그..

간호사 그럼 간호사 시키시게요?

지영 미쳤니? 그건 더 안돼지! (간호사들 웃음)


CUT TO

(진우 뛰어 들어오고)


진우 형수님! (꾸뻑, 간호사들 인사, 미소)

지영 왔어요? 검사실 들어갔어요, 걱정 안해도 돼요. 수면제 같애요.

진우 (안심) 아, 깜짝 놀랐네.. 이 자식이 문자를 보냈는데,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고요, 약을 먹었나 해서..

지영 검사 끝나면 입원실로 옮길거에요, 보고 가시겠어요? 팀장님이 같이 있던데.

진우 팀장님이요? 어느 팀장..?

지영 이석호 팀장님. 그분 데리고 왔어요. 지금 아마 2층에 접수하러 가셨을거에요. 아참, 진우씨는 그쪽 팀이 아니구나? 그럼 누구 찾아왔어요?

진우 환자가 또 있습니까? 저는 오민규 찾는데요..

지영 아, 아까 키 크고 마르신 분... 그분은... 잠깐 왔다가 다시 업혀 나갔어요. 그쪽은 정말 약 아니고, 완전히 취해가지고 잠이 든거야. 숙직실에 눕히신다고 데려갔어요. 길이 어긋났네.

진우 아, 그래요.. 그럼 좀전에 말씀하신 환자는..

지영 강지율 경위님? 전에 진우씨랑 같이 와서 치료 받았잖아요. 이번에는 다친데는 없고, 수면제 같아요. (석호 발견) 저기 새 팀장님 오시네요.


CUT TO

진우 돌아보면, 클럽 복장의 초췌한 석호. 진우 표정 얼고, 석호 민망.


49 경찰서

(참고인 진술 혹은 임의동행으로 출석한 클럽 직원들, 민규 있던 방의 남녀 손님들. 통화하는 사람, 기대서 자는 사람, 진술 받느라 어수선하다. 경찰 1 민규와 술 마신 여자들 조서)  


여자1 경찰인거 정말 몰랐구요, (취해서 목소리 높다) 귀여워서 불러다가 술 몇잔 같이 먹었어요. 제 생일 파티라서 조금 많이 마셨는데, 그 분은 술 못한다고 자꾸 빼고, 별로 먹지도 않았어..

여자2 맞아요, 원래 못 먹는 사람이라 그거 쪼끔에 맛이 간거지, 우리가 억지로 먹인거 아니에요. 게임하면서 좀 먹고.. 저희 결백해요.

(경찰 한심, 조서 작성에 고심, 카메라 돌고)


CUT TO

옆 책상, 클럽 윤 부장과 은석이 마주 앉았다


저희는 약 팔지 않습니다. 솔직히 거래 제의는 들어와요, 그 사람들이 납품하겠다고 오는데, 저희가 안해요. 전에도 오셨었잖아요, 딜러 왔다갔다 한다고 잡으러. 그때도 그렇고, 저희는 그런거 절대 안해요.  

은석 안한다는 증거는요?

한다는 증거는 있습니까?

은석 (찌릿)

보세요, 형사님 (당당). 술 팔고, 안주 팔고, 초콜렛 파는거 맞는데, 다 가져다가 검사해보세요, 저희는 깨끗해요.

은석 내부에만 있던 경찰관이 의식이 없는채로 발견됬습니다. 그래도 깨끗합니까?

손님들이 외부에서 숨겨서 들어오면, 요즘은 유통도 쉽잖아요. 그런거는 저희도 어쩔수 없어요. 오히려 흉기나 이런거는 눈에 보일수도 있으니까 찾아내는데, 그런거는 째끄매서..

은석 그 방에 있던 사람들은요? 자진 출석 합니까? 내일이요? 아니, 오늘내로.

윤  그게.. 방송하는 애들이라..

은석 사건 커지기 전에 조용히 왔다가는게 좋을겁니다. 저희가 찾아가면 더 곤란해 질 걸요.

그렇게 전하기는 했습니다

은석 누구한테요?

(주위 눈치) 그 중 한명한테.. (손가락으로 입 가리고, 입모양 '하루') 문자 했어요..

은석 (양보) 그 사람들이 범인 아닌거 알고 있습니다. 근데 현장에 있었으니까, 몇가지 물어볼 게 있습니다. 전화를 미리 주면, 시간 장소 정해서 비밀 보장한다고 하세요.

예.. (한숨)

종태 직원들은 의심가는 사람 없어요? 전에도 이런짓 하다 걸렸다든가..

윤 아닙니댜, 그랬으면 바로 짜르죠. 저희 수시로 교육시켜요, 그런거 팔지 말라고. 그리고 보면,  내쫒으라고.

종태 우리 경찰관이 (얼굴 비적, 눈 피곤) 거기서 입에 넣은거라고는 자기가 마시던 생수 하나에요. 원래 먹던 거를, 중간에 슬쩍 약을 넣었다..? 그 자리에 왔다갔다 하는 사람인거잖아요, 웨이터 중 하나.

모릅니다. 아직 무슨 약인지도 모르시잖아요, 물인지 술인지도 확실치 않고..

종태 술 안 먹었다니까! 거기서 나온 병 다 검사해서 찾아낼거니까, 나온 다음에 다시 얘기합시다. 근데, 그때 걸리면 영업 정지인거 알죠?

우리가 위반한게 아닌데 왜요?

종태 싫으면 찾아서 넘기든가. 서로 좋잖아? 우리는 범인 잡고, 클럽은 장사하고.. 그날, 우리 형사들이 앉았던 자리, 거기에 왔다갔다 하던 웨이터, 병 치우는 애.. 전부 추려내요. 그 주변 테이블까지 싹. 당신들 구역 나눠서 서빙 하잖아. 맞지? (둘러보고) 누구야, 거기 담당? 어? 손 들어봐!  

(다들 눈 피하고) 거봐, 이 중에 있어. 건물에 노란 줄 치고 사건 현장 만들기 전에, 알아서 넘겨요. (한숨쉬는 윤)


50 경찰서 (시간 지나고, 사람 줄고, 남은 사람 졸고, 경찰 피곤, 다른 사람들 잡혀오고, 실려오고..)

(프린터 작동 중, 경찰 2 출력된 종이 전달)

 

경찰2 레드문 직원들 병원 진료 기록 나왔습니다.

시환 (피곤) 수면제가 네명이에요? 이거 뒤지면 금방이지. (다른 서류 대조) 이중에서.. 보자..

문형사님, 수면제 찾았습니다 (가까이 가는데)

현국 (벌떡 일어나) 잠깐만요! 자수합니다! (다들 보고) 제가 넣었습니다.

(윤 부장 황당, 다른 웨이터들 괘씸한 얼굴)

시환 장.. 현국씨..맞죠? (한 손으로 진술서 찾고)

현국 예, 제가 거기 치울때, 살짝 이렇게.. 안에다가..

종태 이리와, 이쪽으로 앉어! 너 아까는 아니라고 거짓말했지?

현국 겁이나서.. 죄송합니다. 진술서 다시 쓰겠습니다 (자진해서 볼펜 들고 기다림, 어이없는 다른 사람들, 다가오는 윤 부장).

너야?뭘 넣었어? 언제?

현국 (죄송) 부장님이 그 여자분 데려가신다고 빨리 테이블 치우라 그래서.. (이씨.. 경찰들 얼굴 바뀌고, 당황한 윤)

야, 테이블 치우라 그랬지, 여자를 데려가기는, 어딜 데려가?

현국 VIP 로 데려가시는 거잖아요, 그래서 조금.. 살짝만 넣었는데..

은석 VIP 부킹 갈 때 원래 약을 먹여서 갑니까?

아, (절대부정)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얘가 온지 얼마 안되서.. 너 똑바로 얘기해, 뭐라는거야? 우리가 언제 약을 먹여?

종태 가만히 계세요 (제지), 압력넣지말고.

 아니, 압력이 아니라..(밀려남)

현국 그, 근데 저.. (은석보며) 저 자수 맞죠? 감형되는거죠?

은석 (빡침) 진술이나 똑바로 해요, 그래서? VIP 가는데 약을 왜 먹였어요?

현국 (망설) 그날 위에.. 연예인이 왔거든요. 여자분이 올라가서 술 먹고 놀다가 문제 생기면... (눈치) 보통은, 그런 사람들은, 그거 잘 처리해 달라고 팁을 많이 준다길래..  

일부러 VIP 방에서 사고나게해서, 돈을 뜯는다..?

현국  아니요, 뜯는건 아니고, 주시면 받을라고.. 근데 생각보다 그 여자가 너무 빨리, 가자마자 푹 쓰러지니까 이 사람들이 자기들은 잘못 없다고 다 도망가서..

은석 뭐 넣었어요? 무슨 약? (시환 진료기록 은석에게 주고)

현국 디아제팜... (손으로 가리키고) 거기, 제가 받은거..마약 아니에요. 수면제에요.

종태 (흥분) 그걸로 몇 건이나 했어, 지금까지?

현국 안했어요. 다른데서 얘기만 듣다가, 오늘 처음 했어요, 진짜로. 그래서 얼마큼 넣는지 잘 몰라가지고..


CUT TO

클럽 직원들 웅성웅성, 하나 둘 일어나고


직원 저희는 인제 가도 되는 거죠?

종태 (서류 보고) 여기 기제 다 하신 분들은 돌아가세요, 나중에 혹시 참고인 한번 부를지도 몰라요, 협조 부탁드립니다.

직원들 (인사하며 나간다) 예, 수고 하십시오.. 안녕히.. (현국 째려보고) 저 자식.. 뭐야..

(궁시렁 사라지고, 조용해지는 내부)

종태 강 형사는, (시환 본다) 차도없나?

시환 아직 연락 온 거 없습니다.

종태 (시계본다 새벽 2시) 차 형사, 이 친구 입감 지휘서 작성해서 일단 집어 넣고, 나머지는 내일 하자. 병원에서 연락 오는거 기다려 보고.

은석 (찌릿, 앙 물고) 예... (새 서류 준비)

현국 저 자수했는데, 그래도 유치장 가요?

은석 (노려보고 이 씨..)

현국 (눈치, 얌전히) 죄송합니다..

종태 부장님도 오늘은 들어가시구요, 용의자 찾았으니까 내일 오전 중에 참고인 진술만 한번 나와주십시오. 시간 되시지요? 그 친구들, 같이 오면 더 좋구요.

알겠습니다. 저희 영업은 문제 없는거죠, 그럼?

종태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 직원 의식이 돌아오는 대로, 다른 피해가 있었는지, 수면제 맞는지.. 검사도 더 해 봐야하고, 또 이 친구 주변에 친한 놈들 있잖아요, 거기에서 같이 일하고 있을 수도 있고.. (윤, 부정) 만약 여죄가 있다면, 들여다 봐야죠.  

(한숨)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내일, 아니 오늘, 좀 있다가 낮에 다시 뵙겠습니다. 그럼.. (현국보고 절레절레, 나가고. 고개 숙인 현국, 카메라 멀어지고)


51 디졸브 / 특별팀 사무실


(타각타각 워드치는 소리, 은석 지휘서를 끝내고 종태 서명 받아 현석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고, 그제서야 기지개 켜는 시환, 아직도 수북한 서류)

종태 피곤하면 잠깐 자던가.

시환 보고서가.. 진술서가 엄청 많아서요

종태 많지, 도데체 몇장이냐. 오늘은 건진거에 비해 노가다가 너무 크다

시환 선배는 괜찮을까요?

종태 잠들었대잖아. 위에서 나온거랑, 피검사 다 했고.. 별 이상은 없대.

시환 근데 저 사람 말대로, 디아제팜이면 반감기가 좀 길텐데요?

종태 잘 됐지, 뭐.. 잠도 못자는 애 푹신한데서 푹~ 자고 오게.

시환 속이 안좋을까봐 그러죠.. 그거 과다복용하면 토하는데.

종태 걱정마, 병원에도 사이다 팔어.. (시환 피식) 그런데, 류시환. 종일 정신이 없어서 말도 못했는데, 너 게이브네 집 애기 용품, 힘든거 잘 찾아냈다. 어떻게 알았냐?

시환  몇 개, 더 많이 보냈는데 다 아니고, 거기 딱 두군데에서 간신히 찾은거에요. 제습제가 통이 날짜가 지났더라구요. 다른 건 다 새거 사다놨는데, 왜 제습제를 오래된 걸 안 버리고 모아뒀을까 해서 봤더니, 비닐 포장이약간 다른거 같아서.. 아래 자기네 공장에서도 포장할테니까 기계도 있을거고, 뭔가 다른걸 넣고 재포장 했을 수도 있겠다.. 찍었죠. 더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별로..   

종태 어디서 더 나와? 애기 침대?

시환 인형, 모빌, 매트리스, 기저귀.. (종태 ?) 기저귀 안에를 잘 보면, 생각보다쓸수 있는 공간이 많아요. 소량으로 조금씩 포장하면 충분히 숨겨요.

종태 마약반 가라, 너. 크흐.. 약 먹는 하마를 찾아내고.. 소질있다. 인정!

시환 싫어요. 저는.. 과학수사대 가고 싶어요.

종태 거기 있었잖아? 그럼 왜 나왔어, 그냥 남지?

시환 그러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까.. 사실은 저 옛날에, 미국 드라마 범죄 수사하는 거, CSI  엄청 좋아했어요. 그런거 하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그거 다 경찰대 나와야 하는 거라고 뻥쳐서.. 속았어요.

종태 아버지한테 속아서 경찰대를 갔다?

시환 그런 셈이에요, 알면서 속아준것도 있고, 싸우기 싫어서.

종태 사이 안 좋냐?

시환 그냥 뭐.. 좋은 기억은 없어요 (회피, 진술서에 집중. 종태 바라보고, 눈치)


52 병실

(지율 주사 꽂은채 깊은 잠, 옆에 앉아 빵과 우유로 끼니를 때우는 석호와 진우. 지쳤다. 방금 씻었는지 머리가 젖은 석호, 위아래 훔쳐보는 진우)


진우 웃긴다, 형도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 별수 없네

석호 (살피며) 이상해?

진우 어울려. 모델같애. 양아치룩.

석호 (피식, 쓰레기 꾸겨쥐고, 지율본다) 아침에는 일어나겠지?

진우 모르지. 근데, 왠일이야, 이 팀장님이 잠입을 다 들어가고? 현장일 관심없는거 같더니.

석호 없어. 그냥 해봤어.

진우 심심했나? (석호 답 없고) 형도... 지율이 신경쓰여?

석호 아니, (건조) 별로.

진우 난 쓰인다. 눈에 보이면 불안하고, 안보이면 더 불안하고.

석호 마음이 있나?

진우 (웃음) 무서운데.. 어우, 상상만해도.. (절레절레) 그런 거 말고, 왜 있잖아.. 어린 딸래미 보는 아빠의 마음...

석호 (웃음) 풉

진우 진짜야. 형은 안그래? 난 얘 자꾸 걱정 돼.. 왜, 물가에 내놨다 그러잖아, 어린애를.. 그게 무슨 말인지 알 거 같애. 나도 신참때 저랬나 싶고.. 온 신경이 다 저쪽에 쏠려있어 (석호 답없고 시선 회피, 진우 망설) 형, 나.. 동생 있잖아.. 있었잖아. 쟤랑 동갑이거든..

석호 (답 못하고 바지에 붙은 먼지 털고)

진우 (어색, 몸풀기) 아, 그래서 그런가.. 아으, 정신 차려야지.   

석호 빨리 차려라. 시환이 알면 삐진다

진우 (웃음) 아, 류시환이 이 자식.. 아까 진짜 치더라? 평소에 쌓인게 있었나..

석호 들어가, 쉬어. 여긴 내가 있을께.

진우 아냐, 나 여기서 잘거야. 형이나 들어가서 옷도 좀 갈아입고.. (시간) 좀있다 출근해야겠다. 푹 자라고 못하겠네.

석호 (시간보고 한숨) 그래, 금방 해뜨겠다 (일어남) 수고해.

진우 야아.. 이 팀장님, 기다렸다는 듯이 가네? 빈말이라도, '사랑하는 후배야, 네가 들어가거라' 안하나?

석호 절대 안한다. 자라 (나감)

진우 (피식, 가는 거 보고 그대로 누움) 아.. 피곤하다..


CUT TO

카메라 이동 자는 지율 비추고


/INS/ 꿈

어느 주택의 수돗가. 초등학생 아이들이 놀고 있다. 인형 안은 여자아이, 눈을 꼭 감고 오빠에게 얼굴을 맡긴다. 남자 아이, 신나서 씻기고.. 눈은 못건들고 두볼에만 거품. 눈뜨며 웃는 여자아이, 수건이 없어 옷 소매로 닦아주는 오빠, 인형도 물로 뽀드득.. 더 활짝 웃는 여자아이


/INS/ 꿈 /CUT TO/

손 잡고 골목으로 나와 가게로 들어가고. 과자를 사들고 나오다 마주친 조금 큰  남자 아이 – 중학생. 소리치며 화를 내고, 무서워서 집으로 냅다 뛰는 아이들, 대문을 잠그며 돌아본 골목 저쪽, 중학생 아이와 이야기하고 있는 중년 남자. 어두운 국방생 우비 혹은 코드, 바구니가 달린 배달 자전거, 왼쪽 광대뼈에 흉터.. 집 쪽을 돌아본다. 아이들 겁에 질려 문을 닫고, 집안으로 쌩..


여자 아이, 문 틈으로 남자를 본다. 그가 다가온다. 앞머리가 길다, 아이가 손을 내민다, 머리카락만 치우면 얼굴이 보일거다, 봐야한다.. 가까워지는 남자의 얼굴 이만큼 앞에서 휘휘 젓는 손가락. 남자 아이 목소리

“불 키지마. 소리내지 말고 꼭꼭 숨어있어. 경찰 올거야, 가만히 기다려.”

남자아이가 쓰러지고 사방으로 튀는 피, 철컥.. 열리는 대문, 한걸음 들어온 남자는 중학생 아이 - 가방에서 칼을 꺼내고, 두 개, 세 개.. 계속 나오는 흉기. 손에 들고 여자아이를 노려본다


“나오지 말랬지. 다 죽는다고. 절대 집밖에 나오지 말랬지!”

인형 안은 아이의 손에서 갑자기 피가 흐르고, 아파서 입으로 호...

“거봐, 네가 먹었어. 네가 증거를 삼켜버렸잖아. 이제 범인 못 잡아, 다 너 때문이야.”  

여자아이, 피흐르는 손끝을 보고


CUT TO 병실 침대

(꿈꾸는 지율, 공포, 땀, 신음소리) 진우 벌떡. 지율을 살핀다


/INS/ 꿈

뒷걸음질치다 벽에 몰린 여자아이, 대문 열리고 중년 남자 들어온다. 우비 모자 벗으면, 아버지. 합동으로 아이에게 다가오는 두 사람, 공포에 질리는 아이

“다 잊어, 아무것도 기억하지 마. 한 마디도 하지마. 너 입 열면 우린 다 죽어. 멀리 가. 다시는 돌아오지 마..”

몸이 움직이지 않고, 살기 가득한 두 남자를 밀어내려 손을 뻗는데..


어디선가 덮혀오는 새하얀 천, 쏙 들어가 안긴다. 따뜻하다, 안심이다.. 주사 꽂은 손등으로 힘을 꼭 주어 누군가를 안는다. 남자 목소리.

“괜찮아, 나야. 자자.. 푹 자면 다 잊을거야..”      


CUT TO 병실

바들바들 떨던 지율 다시 편안히 잠이 들고.


53 D 서장실

(서장 얼굴에 짜증. 삐딱한 조팀장과 건들건들 딴청 피우는 종태)


종태 그러니까 오늘 새벽에, 진우가 상철이를 쳤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맞을 짓 했는데.

조팀장 이유가 어쨌든 선배한테 주먹질은 아니지요.

종태 주먹질이 아니라, 영상 다시 봐요, 둘이 동시에 붙었구만. 후배는 뭐 한박자 쉬어요?

조팀장 맞짱뜨라고 가르치지는 않잖아요.

종태 는 맞짱이 아니라 맞고야. 그정도는 칠 줄 알아지. 좀 봐줘요, 피곤한 애를.

서장 상철이는 놀았냐? 둘 다 밤새고 일하는데, 왜 진우만 봐줘?

종태 둘이 똑같이 잘못했으니까, 둘 다 똑같이 구두 경고! 그걸로 끝내요. 어차피 애들 자를 것도 아니면서. 사람없어 죽겠는데, 이것 때문에 아침부터 불렀어?

서장 아니야...그건 그거고.. 얘가 (조팀장 가르키고), 이번 금요일이 진우 그 날이래.

종태 (뭔 날..? ... 아차.. 생각난다) 벌써? 아이씨.. 그러네. 이때쯤이. 어쩌시게요?

조팀장 휴가 며칠 보내는게 낫지 않아요?

종태 강력이 휴가..? (어이없다) 참.. 미친다.

서장 사고친 놈 뭐 이쁘다고 휴가야. 사람 모자라는데.. 근데..

조팀장 휴가가 낫지, 걔 어디가서 또, 또라이짓하면.. 아유, 작년에 생각 안나요? 술 취해가지고 여기 옥상에서 뛰어내린다고 지랄지랄.. 119 오고 아주 생쇼를..

서장 (한숨, 먼곳) 그래도 올해는 좀 조용한거 같지않냐? 모르는 척 해볼까?   


/E/ 노크소리, 문 열리고


석호 (들어온다) 죄송합니다, 늦었습니다 (빈 자리에 앉고)

서장 아니야, 괜찮아 (좀 전과는 다르게 멋있게), 어제 고생했어 (조팀장 종태 찌릿), 강 형사 쓰러진거, 이 팀장이 제일 먼저 발견했다며? 천만다행이야 (미소)

(조팀장 어이없음, 종태 불만)

그래서 말인데, 이팀장. 이 친구들이... 어제 일도 있고, 강형사 회복 되는대로 좀 쉬게 하고, 강진우도 하루이틀 휴가를 주자는데, 자네 생각은 어때?

석호 강진우를요? 다쳤습니까? 괜찮아 보였는데..

서장 아니, 그건 아니고.. 낼모레가 진우네.. 이렇게 얘기하면 좀 이상하지만, 제삿날이야 (조팀장 보고).

조팀장 (눈 마주침 왜 나한테..) 이 팀장, 진우랑 안친해? 그거 몰라?

석호 (뭘...?? 종태 본다)

조팀장 진우가 가족이 없잖아, 다 죽어서. 제삿날이 하루이틀 차이로 쭈루룩이야 (석호 예?) 여동생 먼저 죽고, 그 기일날 아버지 죽고, 다음날 어머니 죽고.

석호 (못믿음) ...?

종태 원래 이맘때 되면 그 자식 완전 미쳐 날뛰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조용하네.

서장 뭘 조용해? 잘 봐봐, 독기가 잔뜩 올랐지. 엊그제 찜질방 몰카... 팔꿈치가 빠졌다길래 좀 과하다 했는데.. 뭐 목격자도 있고, 반항하니까 몸싸움하다 그랬다니까 그런가보다 했지. 근데 아까 새벽에 정상철이 팬것도 그렇고.. (석호 ? 긴장) 그렇게 위아래 없는 놈은 아닌데.. 전초전이야. 기미가 보여.

조탬장 아직 그정도는.. 남자애들 투닥거리는 거 다 그렇죠. 이 팀장은 멀리 있었으니까 애들 하나도 모르지? 강진우도 또라이야. (석호 고개 갸웃) 살살 농담이나 하고, 애교 떨지만, 겉으로만 그래. 언제 터질지 몰라. 지뢰야 지뢰.

서장 민규한테, 한눈 팔지 말고 잘 감시하라 그래. 다친다.

조팀장 그러니까 누구 다치기 전에, 차라리 휴가 주세요, 예? 왜? 아까워요? 장가도 못갔지, 가족도 없지.. 경조사 챙길 일이 하나도 없는데, 며칠만 좀 쓰게 해줘요.

서장 휴가가 장난이냐?

조팀장 얘는 다르잖아요. 전에처럼 또 지발로 조폭들 찾아가서 나 죽이세요.. 그러면... 아후, 그때 진짜, 우리 다 죽을뻔 했어, (종태보며) 형님이랑.. (절레절레).  

종태 (웃음) 아찔했지. 미친 놈.. (한숨)

조팀장 작년에 서장님이 약속 했잖아요, 옥상 난리치고 나서. 진우 제사있는 주는 며칠 쉬게 한다고. 그거 지켜요?

서장 (끄응) 지율이는? 얼마나 쉬어야돼? 경과 어때?

석호 아직 안 깨어났습니다.

서장 왜 이렇게 오래걸려? 그냥 수면제라며?

석호 처방약이라 조금 센데다가, 강 형사 몸 상태가..

종태 언제 깰거라든가, 그런것도 없어요?

석호 대중 없답니다. 기다려봐야 안다고..

조팀장 됐네, 자고 있을 때 검사 다 때려 넣어, 그냥.

석호 사건하고 관련된 검사는 다 마쳤습니다. 나머지는 본인 동의가 있어야해서..

서장 무슨 검사를, 왜 하는데?

석호 의사 말로는, 저혈압에 저체중도 심각하고..  

종태 (발끈) 밥을 안처먹으니까 그렇지! 영양실조야? 요즘 세상에? 아님, 빈혈?

석호 검사 해봐야 알 것 같습니다.

서장 깨어나면 검사하고.. 한 이틀이면 되나? 일은, 지장 없겠어?

석호 아직 큰 사건 맡은 건 없어서, 지금 인원으로 커버됩니다.

종태 우리만 죽으라는 소리네.

조팀장 서장님,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요, 차라리 잘된게.. 어차피 지율이도 쉬어야되니까, 진우한테 밀착 마크 하라고 지시하시면...

서장 지율이가 용의자야? 왜 걔를 밀착 마크해?

조팀장 뭔가 일거리를 줘야죠. 걔네 둘 다 일 중독이에요. 뭐라도 하라 그래야지, 아니면, 뻔해요, 서장실 바로 밀고 들어와서 난리나지. 그리고 보니까, 진우가 지율이한테 신경을 많이 쓰는 거 같애요. 뭐, 류시환이 만큼은 아니지만.

종태 류시환이하고는 다르지. 얘들은 동병상련이잖아. 하나는 오빠 죽은 애, 다른 애는 동생 죽은 애.

서장 (체념) 젊은 애들이 왜, 아유, 멀쩡한 것들이 없어.. 그, 아픈 애는 48시간, 그리고 선배 때린 애도 48시간. 둘 다 경찰서 반경 3키로 이내 접근 금지. 됐지? 그리고 시환이는, 그동안 은석이한테 붙여서 일 좀 가르치고.

석호 알겠습니다.

조팀장 서장님, 그거 말고.. 진우 쉬는동안 우리 비는데.. 차은석이 잠깐 쓰면 안돼요?

종태 (발끈) 야, 조팀장님. 너 그럴려고..

조팀장 (발끈) 아니야, 급할때만 잠깐 그러자고... 아, 그 양반 성질 참.. (일어남, 둘이 찌릿)

서장 너네! (석호 보고 꾹) 나가서 말씀들 나누세요, 예? 조팀장, 강진우 전화해서 나오지 말라 그러고, 지율이 밀착하라고 해. 둘 다 경찰서 출입 금지야. 내 눈에 띄면 작살이야. 꼭 전해, 알았어? 그리고, 정상철이 왔나?

종태 출근했겠죠. 벌점 갑니까? (얄밉) 걔, 초범도 아닌데 (조팀장 찌릿, 초범..?)

서장 그 놈은, 그렇게 입조심하라 그래도.. 왜 입만 열면 여자, 여자, 여자... 장가도 간 놈이? 맨날 여경들, 여직원들 어쩌고 저쩌고.. 아유, 내가 언제 한번 얻어 터질 줄 알았다.  

종태 그것도 하필 강진우 듣는데서 말이야. 성범죄라면 아주 눈 돌아가는 애를..

조팀장 아이, 근데 난 왜 아깝지? (본다) 진우가 아니라, 지율이가 직접 들었어야지. 아주 이참에 뼈를 깎는 고통을 느껴봐야... 뭘? 우리 진우는 매너가 있잖아, 살살 봐준다니까.

(서장 으이그.. 종태, 조팀장, 티격태격 나간다, 문 닫히고 조용. 자리에 그대로 앉은 석호) 자네는? 뭐 좀 알아냈어?  

석호 쉽지 않아 보입니다. 강 씨 성을 가진 전직 경찰 중에, 아내와 아들이 살해당한 사람.. 미제사건 파일도 검색하려면 최소한 연도나 주소지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고, 서울로 좁혀도 나오지 않습니다. 오래전 일이라..

서장 피해자 이름만 알아도 훨씬 쉬울텐데, 그치? 슬쩍 물어보기도.. 좀 그렇고.

석호 예 (단칼).

서장 (못마땅) 응, 그래, 나도 좀 알아볼께. 그리고, 굳이 자네가 데리고 있겠다니까, 일단 허락은 하는데.. 강지율이 말이야, 안되겠다 싶으면 언제든 얘기해. 자네 경력에 흠집내고 싶지 않아. 지휘 잘해.

석호 명심하겠습니다.

서장 (미소) 어제, 직접 잠입 들어가보니까 어때? 본청 일이랑 많이 다르지?

석호 한거 별로 없습니다.

서장 왜 없어? 의식 잃은 부하를 업고 뛰었는데.. (주저) 아버님도 대견해 하시더라고.

(석호 얼굴 굳고) 아니야, 길게는 얘기 안하고, 그냥 이석호 잘 하고 있습니다, 그 정도만 했어 (석호 대답 없다) 그만큼 했으면, 화해 해야지, 언제까지 그렇게 지낼거야?

석호 가보겠습니다. 회의가 있어서..(일어섬)

서장 그래, 가... (건조) 지율이 업데이트 하고.   

(석호 인사, 나감, 문에 대고 혼잣말) 에이그, 뻣뻣한 건 딱 지 아버지 닮아가지고.. 너만 모르고 있지, 너 딱 니 아버지야.


54 D 사무실

불만 가득 종태, 삐딱. 무표정 은석.


종태 이번 사건도 다 넘긴다구요? 여기서 손 떼라고?

석호 마약이 발견되었으니까, 이제 마약반 일입니다. 관련자가 외국인이어도 강력 사건과 마약 사건은 담당 부서로 넘기는게 원칙입니다.

시환 클럽은요? 그것도 우리가 못하겠네요? 용의자가 외국인이 아니니까?

석호 그쪽은 강형사 깨어나는 대로 생활안전에서 조사할 겁니다.

종태 여자한테 약을 먹였는데, 또? 여청이 안하고?

석호 범죄피해라고 하기에는 미미하고, 그렇다고 다른 피해자가 나온것도 아니구요. 여죄가 증명되면 그때는 여청에서 맡겠죠. 아직은 범죄 예방차원에서 질서팀이 맡는게 맞습니다. 그래도 용의자 검거했고, 강 형사도 곧 일어날거니까, 조만간 결과 나올겁니다.

종태 나참.. 아니, 팀장님, 그럼 우리는 하는 일이 뭡니까? 맨날 이렇게 먹이만 물어다 주고 손 털어요? 그러니 콜센터 소리를 듣지. 밤낮 누구 연결만 해줘?

석호 업무 협조입니다. 고생 하신거 잘 알고 있습니다.

종태 (못마땅, 중얼) 고생은 지율이가 하지 우리가 한거 있나. 뭐 연락 온거 없어? 병원에서 뭐래? 왜 안 일어나?

시환 (주저) 얘기 못 들었습니다.

종태 아까 병원 간거 아니었어?

시환 아, 잠깐 갔는데.. (눈치) 주무시고 있어서 그냥 왔습니다.

은석 필리핀 여성 실종은요? 진행 된 거 있어요?

시환 본국에 신원조회 신청해놨고, 아직 답 없습니다. 출입국 기록은, 귀화 이후로도 엄청 많아서.. 서류상으로는, 현재 해외에 있는 거 같습니다.

종태 큰 회사 다니겠네, 대..기업.. 국제기업 냄새가 풀풀 나.

시환 (끄덕끄덕)

은석 (시환에게) 식사 못 했죠? 가서 강형사 일어나는 거 보고, 죽이라도 먹여요. 일 생기면 연락 할께요.

석호 아, 강 형사는.. 강진우가 며칠 맡을 겁니다. 둘 다 이틀 휴가받았습니다.

시환 휴가요? 갑자기 왜요?

석호 강형사는, 병원에서 몇가지 검사 하라는게 있어서 병가내구요, 강진우는.. 개인 사정으로 잠깐 쉽니다.

(은석, 종태 보고 ?, 종태 끄덕끄덕, 은석 다 안다는 듯한 수긍)

시환 (보고) 뭐야? 나만 모르는 거 있죠? 이 분위기 뭔데? 왜 말 안해요?

종태 일이나 해, 배고프면 너 좋아하는 바나나 우유나 먹던가 (각자 자리로).

시환 뭐에요, 나도 말 해줘요. 왜 강진우만 노는데? 예? 형님!

(다들 외면, 일한다)


55 서장실

(노크 똑똑)


서장 들어오세요

시환 서장님, 진우 형 왜 휴가에요?

서장 (뭐냐..너는...?) ... 그거 물어보러 왔냐?

시환 지율 선배 병원 갔는데, 왜 하필 진우형이 휴가내고 지키냐구요?

서장 쉬어야되니까 쉬지. 진우는 집도 가깝고, 애도 잘 챙기고. 지율이는 누워 잘 집도 없다며?

시환 집은 내가 제일 가깝잖아요, 바로 길건너인데. 경찰서 주차장이 한눈에 쫙 보이는데 왜 진우형네를 보내요?

서장 보내는 게 아니라, 야, 너는 너무 가까워서 안돼. 경찰서가 한눈에 보이면 강지율이는 한방에 날아서 유리창 깨고 들어올 놈이야. (한심)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가서 일 해. 밤 샜으면 숙직실 가서 잠깐 쉬던지.

시환 아 왜요? 그런게 어디있어요? 내가 파트너잖아요오 (조른다)

서장 아니, 얘가.. (문 닫혔나 확인) 야, 조용히 안해? 밖에서 다 들려

시환 들으라 그래! 왜 진우형이에요? 그런 양아치를?

서장 이 자식이 형동생해도 선배를.. (다시 서류로 집중, 침착) 진우가 양아치 조상님이어도 너만 하겠냐

시환 농담아니구요!

서장 나도 아니야. 널 뭘로 믿어?

시환 진우형은? 형은 뭘로 믿어요?

서장 (찌릿) 너보다 백배는 낫지.. (한숨) 진우가, 타이밍이 잠깐 .. 잠깐 쉬어야돼

시환 언제부터 경찰이 시간 맞춰놓고 쉬어? 나도 쉴래요. 휴가 줘요 (소파에 벌러덩)

서장 이 녀석이 진짜.. 야, 진우가 상황이 좀 그렇다고오! 나도 휴가 주기 싫어, 일할 사람 없어.

시환 나 휴가주고, 진우형 들어오라 그래요.

서장 별.. 똑바로 앉어!

시환 싫어!

서장 얼씨구..?

시환 (눈치..그러나 다시 눈 꼭 감고) 휴가 줄때까지 이렇게 있을거야.

서장 너 아버지한테 전화한다?

시환 (발딱) 아이씨..

서장 아이씨..?

시환 아, 삼촌 진짜 치사해.. 형만 휴가주고..

서장 그런거 아니야. 사고칠까봐 잠깐 나가있으라는 거야. 위험해서.

시환 (진지) 형이 왜요? 어디서 협박 받아요?

서장 아니.. 그런건 아니고... (본다) 너, 진짜 몰라?

시환 뭘요? 강진우 양아치인거는 잘 알지.

서장 (헛웃음) 똑같은 것들끼리 참.. 니들이 누굴 지키니. 이 나라 경찰 꼴이 참..

시환 아, 뭔데? 진우 형 왜?

서장 (잠시 고민) 됐어, 너네 아버지가 얘기 안했나본데, 괜히 내가 했다가...

시환 했다가 뭐.. 말해줘요. 뭔데? (서장 망설이고) 나 진우형이랑 진짜 친해요. 가서 직접 물어본다?

서장 친하다는 놈이 .. 됐고.. 직접 물어볼 것도 없고, 그냥 너만 알아둬. 어디가서 얘기하지 말고? 뭐, 아는 사람들은 다 알지만.. (시환 가까이 앉고)

진우 여동생 있었던거는 알지?

시환 알죠, 죽었는데?


56

/INS/ 어린 진우, 여동생과 행복한 시간, 직접 차린 간단한 밥상, 골고루 챙겨 먹이는 진우, 지적장애 여동생 잘 받아먹고, 한 손에 꼭 쥐고있는 젤리 하나.


/E/서장 목소리

진우 어머니가 애들 어렸을 때 집을 나갔어. 맨날 집에도 못들어오는 형사 남편에, 장애있는 딸까지.. 힘들었겠지. 그래서 진우가 혼자 살림하고, 학교 다니고, 동생 챙기고..


/INS/ 동생 티비보고 진우 숙제, 물 주전자 들다 쏟고 진우가 닦아주고 물 따라준다, 다시 공부

/INS/  여동생 골목 돌아다니고, 사람들 쳐다보고, 쫒아오는 동네 아줌마.. 여기저기 장면 바뀌고, 건물 둘러보는 아버지, 계속되는 면담, 서류 쓰고.. 활짝 웃고. 서류 앞면 /파랑새 둥지/


/E/ 서장 목소리

아무래도, 엄마 없이는 안돼지. 애가 크니까 자꾸 돌아다니는 거야. 낮에는 옆집에 맡겼는데, 틈만나면 어디로 놀러나가고, 몇 번을 집 잃어버린거 경찰이 찾아오고, 동네 사람이 찾아오고.. 그러다 정말 큰일날까봐 시설로 보냈어. 고르고 골라서 경기도에서 제일 크고 유명한 거.   


CUT TO 서장실

서장 그러고 거기서 죽었어.

시환 왜요?

서장 너네 다 어렸을때인데... 진우 고등학생 쯤 됬나. 파랑새 장애인 성폭행 사건이라고, 이천에 있던 장애인 보호시설인데, 파일 다 보관되어 있을거야. 선생이라는 놈들이 애들 상습 폭행에 성폭행, 감금, 굶기고, 찬물 뿌리고... 처음 신고 들어왔을 때 증거부족으로 일단 무혐의가 나왔어. 근데 그 다음에 진우 동생이 자살을 했다는 거야. 야 그게, 건물하고 창고 아주 작은 틈 사이에 허드렛거 놓는 거기에, 거꾸로 박혀 있었어, 틈에 끼어서. 너 같으면 아무리 장애가 있어도, 하필 그런데로 뛰어내리겠냐? 그것도 머리부터? 자살은 머리부터 내려가지 않아, 절대로. 그리고 걔는 지적 장애가 있어서, 자살이 뭔지도 몰라.  

시환 증인은요? 유서 같은거는?

서장 유서라고 남겼다는데.. 애 글씨체는 맞아, 근데 내용이..


/INS/ 공책

/경찰 아저씨, 우리 선생님 참 좋은 사람이에요. 선생님 사랑해요. 미안합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시환 지적 장애가 있는 아이가, 유서를 그렇게 썼다구요?

서장 누가 시킨거지 옆에서. 일일히 불러줬거나, 잘 꼬득여서 한줄씩 쓰게 했거나. 선생들이잖아. 그리고 그런 상황이 아니었으면, 전혀 유서로도 안보이지. 그냥 글쓰기 연습이나.. 받아쓰기?

시환 (하아..) 이유는요? 설마..

시장 (눈 맞춤) 형님이 의심스러워서 부검을 했는데, 임신 4개월이었어.  

시환 (열받는다) 태아.. 태아 유전자 검사 해야죠?

서장 했지. 거기 일하는 놈 중에 애아빠 잡고, 근데 파보니까 피해자가 하나둘이 아니고, 잡힌 놈도 자기만 혼자 한게 아니다... 이놈 저놈 서로 물고 늘어진거야. 큰 사건이었어.

시환 나는.. 왜 몰랐지? 형이 고딩이면 내가 중학생이었는데? 제가 6학년때 형을 처음 봤거든요.

서장 애들한테 뭘 일일이 말해. 좋지도 않은 걸.

시환 그래서, 잡아넣었어요?

서장 넣었지. 몇 놈 넣고, 몇놈은 증거없어 풀려나고..

시환 에이, 씨.. 다 잡아다 확..

서장 (본다, 생각) 그거였어, 다 잡아다 확... 그중에 한 놈이.. 다른 피해자 가족하고 합의를 했는지 어쨌는지.. 진우 동생도 선생님 사랑해요 써놓고 죽었겠다, 다른 애들도 죄다 그렇게 써있는 거야, 편지지까지 동원해서. 걸리면, 우리는 정말 사귄거다, 사랑했다.. 준비 다 해놓은 거지, 그놈들이. 그래가지고 조사만 디립다하다가, 겨우 몇 달 살고 감형 받아서 풀려났어. 상대가 장애아동들이니까 증언도 많이 부족하고, 왔다갔다하고.. 법정에서 인정 안되고 어쩌고 하면서...  

시환 말도 안돼.

서장 그때만해도 옛날이잖아. 지금보다 더 엉망이었거든. 장애인을 재판에 세운다는게.. 그래서 형님이 벼르다, 벼르다.. 딸래미 기일에 사표 쓰고, 경찰 뱃지 딱 책상에 고이 모셔놓고.. (주저) 그 놈 잡아다가 같이 죽었어.  

시환  같... 같이요? 그럼 자살이요?

서장 그렇지. 복수였지. 진우 경찰대 들어가고 얼마 안되었을때.. 난 다 기억나. 그 자식이, 눈물 한방울 안 흘리고 꼿꼿하게 혼자 서가지고 조문 받더라. 자기가 당당해야 아버지도 당당하다고. 어우, 어린 놈이.. 그게 내가 처음 본, 스무살 강진우였어.  

시환 어쩐지, 진우형.. 강력반 하면서 조폭, 살인 눈하나 깜짝 안하는데, 성폭행 사건은 완전 예민해요. 이유가 있었네.

서장 그러니까, 너! 진우 좀 쉬게 해라. 낼모레가 온가족 제삿날이다.   

시환 온 가족이.. 뭐.. 어머니 있잖아요? 아니면, 연락 안하나, 집 나가면..?

서장 형님이 가시면서 형수한테 전화를 했대. 둘이 연락은 계속 했던 모양이야, 애들 있으니까...그날, 딸래미 기일날, 그 놈 데려간다고..


/INS/ 중년 여성, 발코니에서 내다보면, 한강다리.

남자 목소리만 /F/ 한놈이라도 내 손으로 죽여야지, 그래야 선우 만날 때 조금 덜 미안하지.


여자 미안해, 당신.. (눈물) 혼자 너무 고생이 많았어


씬 57 한강 다리 난간 옆

(이미 기절해 의식없는 젊은 남자, 피범벅. 그와 수갑을 같이 차고 있는 진우 아버지, 옆으로 지나가는 차량들이 발견하고 빵빵 경적 울리고)


남자 어차피 이젠 살아갈 이유도, 방법도 없어. 괜찮아. 그러니까 당신도, 마음에 짐 좀 덜어. 다음에 만나면, 그때는 잘 살아보자.


/F/ (여자 흐느끼고)

(남자 전화기 땅바닥에 내려놓고 계속 통화중 클로즈업, 잠시 후 (꺄악 누군가의 비명)... 첨벙... 빵빵... 끼이익.. 자동차들 멈춰서고, 달려오고.. 뛰어내렸어? 자살이야? 여보세요, 경찰이죠.. 말소리 점점 작아지고)



<4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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