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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소운 May 29. 2023

7.1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

진심변심괘씸


1 N/D 이른 새벽, 사무실


(소파에서 쭈그리고 자는 지율, 진우가 덮었던 담요, 진우 자던 자리는 비어있고)


CUT TO 조용히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온다, 구두 신은 발, 지율 뒤에서 멈추고


CUT TO 모르고 계속 자는 지율, 가만히 쇼핑백을 내려놓고 맞은편 소파에 앉는 남자 – 석호, 지율을 뚫어져라 보고


석호 /e/ (생각, 목소리만) 강지율, 송유리... 많이 변한건지, 얼굴을 잊은건지.. 미안해 못알아봤어...


/몽타주/

수돗가에서 인형과 세수, 수퍼 앞에서 어린 유리를 업고 뛰는 남학생, 화목한 가족을 보며 시율과 웃고, 티비 뉴스 속 경찰이 둘러싼 단독 주택, 울며 엄마와 싸우는 어린 석호 – “유리 어디있어? 만나야돼“


(석호 코끝이 빨개지고)


CUT TO 눈 뜨는 지율 – 팀장님이 벌써?   


석호 (목 가다듬고 표정관리) 나 때문에 깼으면 미안하고, 더 잘거면 더 자도 되요..

지율 (폰 시간 확인, 새벽 5시 10분) 무슨 일 있습니까? 왜 벌써..

석호 아니요. 그냥 일찍 왔어요. 어제, 혹시 술 마시고 잘 들어갔나..

지율 (누운채 생각) 어제.. 술은 안먹었는데 그냥 다 늦었어요. 한 두시넘어서 잔거 같은데.. (진우가 썼던 허리 베게 보고)

석호 (베게 힐끔 – 누가 있었구나) 잘 자야지 맨날 그렇게 쪽잠만 자고 일은 어떻게 합니까? 식사도 바로 안 하면서?

지율 (피식, 누운채 비틀 스트레칭)

석호 웃어요? 선배가 야단치는데?

지율 ㅋㅋ.. 야단입니까? 투정 같은데.. 짜증?  

석호 (일어나며) 일어났으면 어디 아침 간단히.. 가요.  

지율 (누운채 올려다보며) 아침 안 먹습니다

석호 점심은 먹나? 어차피 다 무시하고 군것질이나 할 거.. (본다) 뭐해요? 일어나요?

지율 이러고 누워서 보니까 팀장님 키가 되게 크네요. 예전에 우리 아버지가 되게 컸는데.. (석호 긴장) 요새 보면 별로 안 커보여요. 내가 서있고, 아빠가 맨날 누워있어서 그런가...


/INS/ 병실에 누운 지율 아버지   


석호 (태연한 척) 쓸데없는 소리하지말고.. (쇼핑백 내밀고) 이거, 영양제에요. 이거저거 있는대로 담아왔으니까 잘 챙겨 먹어요.  

지율 (그제서야 어슬렁 일어나고) 이 시간에 약국 털었어요? 뭐가 이렇게 많아?

석호 밥을 안 먹으니까 대신 이런거라도 먹어야.. 알약같은 건 먹죠?


(지율 빤히 쳐다보며 한마디 하려는데)


CUT TO 조팀장 급히 들어오고


조팀장 지율아.. 어? 이 팀장, 잘됐어, 야, 둘 다 가자! 나와!

(둘 돌아보면) 빨리 빨리! 가면서 얘기해, 주차장! (뛰어 나가고, 바로 뒤따르는 두사람)


2 D 경찰서 주차장 / 차 안

뛰어 타는 두 사람, 바로 출발하는 조 팀장


석호 무슨 일입니까?

살인 사건. 인원이 없어, 올 때 까지 잠깐 카바 좀 해줘.

석호 지원 요청 하셨습니까?

지금 했잖아, 이팀장하고 강지율.. (눈치) 일찍 나왔네, 사건 물려고.. 피해자는 러시아 여자. 22살, 학생.

지율 진우 선배는요? 새벽에 여기서 잤는데? (석호 ?!)

시흥에 잠복 나갔어. 수배자가 떠서.. 다들 가고 나서 여기 신고가 들어와가지고..  

석호 발견 장소는요?

자기 집. 다가구 주택 세입자. 혼자 살고, 학생. 이 건물에 들어온지는 1년 좀 지났어.  

지율 신고자는요? 혐의 없습니까?

없어. 앞집에 사는 사람이야. 원래 새벽 출근이고, 오늘 나가다보니까 여학생 집 현관문부터 계단 아래까지 핏자국 같은게 있다고, 4시 34분에 신고. 출동해 보니 문은 닫혀있고, 인기척 없음. 들어가보니 이미 사망. 감식반 불렀는데, 오고있을거야.   

지율 시환씨를 부를까요? 그게 빠를지도 모르는데

아, 그래. 일단 연락되는 사람 다 불러봐. 신창동 도원빌라 나동 303호. 빨리오라 그래 (지율 전화)

석호 저희가 할 일은요?

가서 한번 둘러 보자고. 이미 벌어진 일이고, 뒤처리 해야지. 흉기 찾고, 증거 찾고.. 피해자가 외국인이니까 이팀장도 아주 남의 일은 아니잖아.


CUT TO 차량 멀어지고, 붉은 하늘, 조금씩 떠오르는 해   


3 D 변두리

안개낀 새벽 호수가 보이는 넒은 주차장, 먹이찾는 새들, 길고양이 두마리, 야트막한 건물들, 아침 장사를 하러 나오는 가게 주인 아저씨. 고양이들 쪼르르가면 사료 조금 내어주고, 가게 문 열고, 물건 내어놓고... 이리저리 가게 앞을 청소하다 저 앞 정류장 유리 안에서 쪼그리고 있는 여성 발견  


남자 이봐요, 아가씨... 아가씨?

(여자 부스스 눈을 뜨고 – 일본 여성 미키)

여기서 잤어요? 위험해요, 잠은 집에 가서 자야지. 집이 어디에요?

(여자 일어나 꾸벅 인사하며 뒤걸음질, 반대편으로 사라지고)

(보며 한심) 어이구, 술이 웬수야. 몇시까지 마셨길래.. 아우, 냄새.. 휴우.. 작작들 좀 마셔라.. (정류장 부근에 널린 쓰레기, 오물..) 에이, 이거 물 청소 해야지.. (궁시렁)


CUT TO

(여자, 새벽 공기에 추운듯 안개속으로 사라지고)


4 도원 빌라 앞 경찰차 서있고, 조팀장에 경례하는 순경


감식반은? 아직이야?

순경 근처에 있는데 거기 먼저 끝내고 옵답니다. 절도 사건이라 2-30분 내에는 도착할 것 같습니다.

위에는?

순경 문 앞에서 대기 중입니다

여기는 우리가 들어갈테니까, 자네들은 부근에 살살 돌면서 수상한 사람있나 찾아봐. 지원 곧 올거야.

순경 예 (무전, 내려와, 순찰간다.. 예..)

돌면서 싹 다 찍어! 아직 사람이 많지 않은 시간이라, 눈에 보이는 사람은 무조건 다 찍어.


(주변을 살피고 있는 지율 석호, 평범한 낡은 빌라, 좁은 골목, 딱봐도 작동 되지 않을 듯한 CCTV, 바짝바짝 주차된 자동차, 3층 베란다를 올려다보는 지율)   


이 팀장, 꼼꼼히 잘 봐. 발자국이나 담배꽁초.. 뭐 흘린거 있나 (지율에게) 가자


석호 제가 올라가..겠... (하려는데 이미 이만치 앞서 올라가는 지율)

(혼잣말) 비위도 약한 게.. (한숨)  


(조팀장과 지율 올라가고, 경찰 하나 내려와 탑승, 경찰차 서서히 출발. 석호 포기하고 우편함 열어보면)


(혼잣말) 이반나 벨로프.. (평범해보이는 내용물 몇 개 다시 집어넣고 밖으로)


5 D 빌라 안, 피해자의 집

(두 사람 들어가는데, 어슴프레 들어오는 빛. 예쁜 금발 여자 사진 걸려있고, 한강 다리 사진, 여행책자, 전공서적. 깨끗해보이는 내부, 바닥에만 피묻은 발자국 – 닦은 듯 혹은 일부러 이리저리 뭉갠듯한 망가진 족적에 지율 인상 찌푸리고, 조팀장 슬쩍 보고 대견. 방문 앞에서 안쪽을 들여다 보면)


와.. (일부러 큰소리) 난리를 쳤네, 아주..


CUT TO

(지율 다가오고, 몸으로 가리고 있다 슬쩍 자리 내어주면. 지율 쓱 들여다보는데 표정변화 없고, 안으로 들어가려) 기다려. 장비 올거야 .. (지율 아쉬움. 눈으로만 보는데)


 (지율 살피고) ... 괜찮냐, 이런거? (지율 별 감정없이 예)

(조팀장 전화 지지징...) 어, 왜?


(지율, 주방으로. 접시 위에 오래 지나지 않은 사과 조각)


경찰 /F/ 수상한 남성 한명이 현장 부근에 머물고 있습니다. 신원 확인 할까요?    

어딘데? 왜 수상해?

경찰 /F/ 빌라 바로 뒤 차도 건너편인데, 40대 중후반, 뚜렷한 목적지 없이 같은 자리에서 계속 앉았다 일어섰다, 왔다갔다 좀 불안해 보입니다.

옷차림은? 혈흔 같은거 있어?

경찰 /F/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영상 찍었지? 잠깐 가서 말만 걸어봐, 동네 사람인가. 별거 아니면, 혹시 피해자 아는지도 물어보고.  

경찰 /F/ 예 (끊고)

지율 /E/ (뒤에서) 과도가 없습니다


(조팀장 돌아보면. 식탁 앞에 선 지율 – 조금 색이 변한 사과. 몇조각 자르다 말고 덩그라니. 사진 찍고, 또 지이잉...)


응, 왜?

석호 (빌라 옆 골목, 낮은 소리) /F/ 빌라 입구 좌측, 수상한 남성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CCTV를 피합니다. 모자로 얼굴을 완전히 가렸고, 건물벽과 담장쪽으로 바짝 붙어 보행합니다.


CUT TO (젊은 남자, 오바핏 버버리에 야구 모자, 고개를 숙이고 걸어온다)    


(지율과 베란다로 이동, 최대한 숨어 내다보고) 확실해? 여긴 아직 안 보여

석호 (속닥) 제가 반대편으로 가겠습니다. 내려오셔서 양쪽으로 막으면..

지나갈 때 눈치 챌거야, 잠깐 대기... (창밖 주시) .. 보인다, 야구모자? (예)


CUT TO (남자, 옆 건물 앞에서 뒤를 슬쩍)


CUT TO

 경계하네, 누가 보나... 일단 기다렸다가, 건물 입구로 들어오면, 그때 뒤에서 막아, 지금 내려갈께 (순간 남자 위를 올려다보고, 조팀장 몸을 피하지만 남자 눈치 채고 (에이씨...) 반대 방향으로 뛴다) 잡아!


CUT TO

(석호 골목에서 뛰어나가면, 저 앞에 뛰어가는 남자, 쫒아가려는데 옆에서 쿵.. 차 지붕에 튕기고 땅바닥으로 구르는 지율)  


석호 (돌아가 살피고) 강형사!

(지율 일어서려는데 석호가 잡아 앉히고) 괜찮아? 안다쳤어?

지율 (황당) 뭐하는거야? 놔! (뿌리치려는데)   

석호 (지율 살피며) 안 다쳤냐고? 어디로 떨어졌어?

 (건물에서 쌩 하니 뛰어나오며) 뭐해? 잡아!

지율 (지율, 석호 밀어내고 일어서지만 이미 뒤처지고, 뛴다) 에이씨..


(석호 멍.. 3층 돌려다보고, 주차된 차 보고, 그제서야 지율이 일부러 뛰어내린 것을 알고 자책, 한박자 늦게 뛰고)  


6 (골목길 추격전,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큰 옷이 걸리적거리는 범인, 모자 벗겨지고 주울 시간 없음, 바짝 따라붙는 조팀장, 뒤를 쫒는 지율, 더 뒤에 석호)


(지율, 조팀장 뒤를 보며 앞서가려 옆골목으로 꺾고)


CUT TO 사거리.

남자 골목에서 뛰어 나오고 바짝 붙은 조 팀장 끼이익— 쿵.. 갑자기 튀어나온 자동차, 방향 돌리며 급정거하지만 온 몸 부딪히며 튕겨 나가고, 동시에 옆 골목에서 나오던 지율 역시 세게 들이받아 차 위로 구르다 퍽 떨어져 콘크리트 바닥에 주르륵 밀려나가고.   


시환 (차에서 뛰어나오며) 선배님!

(지율, 손길 마다하고 조팀장에게 가보라 손짓, 시환 뛰어가고) 팀장님! 괜찮으세요? 어디요? 움직이지 마세요... 잠깐만.. (상태 심각, 콜) 119죠? 교통사고입니다. 신창동 대림 마트 트럭 전용 주차장 뒤요.. 정확한 주소가...    


지율 (누운채 전화) 용의자 도주합니다. 신창동 대림 마트에서 보성 빌딩 사거리 방면,  베이지색 바바리에 검은 바지, 운동화, 머리 짧고 보통 체격의 젊은 남성. 지원 바랍니다.


CUT TO

석호 (뛰어오다 놀라고) 지율아! (가서 잡아주려하는데 지율 신경질적으로 뿌리치고 혼자 일어나고. 찢겨진 바지 붉게 젖어들고. 절뚝 거리며 조팀장에게로. 석호, 믿기지않음. 꼼짝 못하고 누운 조팀장, 119 통화 소리)


(석호, 일어서 천천히 둘러보는데 사거리 너머 큰 길, 건물, 차소리.. 남자는 이미 보이지 않고. 한숨. 일행에 다가가 조팀장 살피는데 지율 얼굴과 팔꿈치에서 피. 손수건으로 닦아주려는데, 지율 돌아서며 멱살 잡고 풀스윙으로 석호의 안면을 치고, 그대로 나가떨어지는 석호, 달려드는 지율, 놀라 말리는 시환, 간신히 눈만 뜬 조 팀장)


시환 선배님! 잠깐! 그만! 왜 이래요?

지율 놔요, 이거.. (발악, 시환에 잡혀 발동동) 야! 너 때문이야! 네가 잡는 바람에 놓쳤다고! 어쩔거야??


(석호 코와 입에 피가 흐르고, 들고있던 손수건으로 꾸욱, 누운채 한숨)


7 디졸브

(골목길, 구급차, 조심조심 조팀장을 들것으로 옮기고)

(석호, 실려가는 조팀장 따라 구급차에 오르고, 바닥에 앉아 대충 치료 중인 지율, 붕대 마무리하며 사색이 된 시환)   


시환 진짜 검사 안 하셔도 되겠어요?

지율 됐어요, 넘어지면서 까진거에요. 현장 가요. 응고 시작했어요 (일어서고)

시환 (잡아주며) 안에 보셨어요? 발생 시간이 언제에요?

지율 (차로) 정확한 건 모르고, 신고 들어온건 4시 좀 넘어서요. 최초 신고자는 출근길 앞집 남자, 복도에서 핏자국 발견했고, 현관문은 닫혀있었는데, 잠그지는 않았어요. 현장도 깨끗하고, 몸싸움 흔적 없어요.    

시환 살인은 했는데 싸우지는 않았다, 아는 사람이겠네요. 도구는요? (운전)

지율 과일 깎는 칼이 안 보여요. 사과를 반쯤 자르다 말았는데, 먹다 만 조각이랑, 포크, 접시 다 있는데 과도만 없어요. 범행과 관련이 있다면, 사과 변색 상태로 봐서 두어시간 된 것 같아요.

시환 집안에 있는 흉기를 썼네요... 그럼 우발적..?

지율 아니요. 우발적 치고는 발자국이 이상해요. 피가 묻어서 닦으려고 그랬는지, 아니면 일부러 훼손을 한건지.. 걸으면서 뭉개놨어요. 족적으로 쓰기 힘들거에요.

시환 (신경쓰임) .. 아프지 않으세요? 여기는 제가 혼자 해도 되니까, 선배는 들어가셔서 제대로 치료하고..

지율 조 팀장님이 다치셨죠. 저는 괜찮아요. 다 서고 나서 부딛힌거라

시환 죄송합니다

지율 왜요, 서있는 차에 내가 뛰다 박은건데. 내 잘못이지.

시환 급하게 들어오느라..

지율 다들 뛰고 있었잖아요, 그 놈 쫒느라.. 얼굴 봤어요?

시환 아뇨, 전혀.. 워낙 순식간에 벌어져서.. 그래도 블랙박스에는 남았을지도 몰라요. 제가 있다 확인할께요

지율 (분함) 아... 팀장님 때문에...

시환 (조심) 팀장님이 왜요? 무슨..

지율 아니에요, (손짓) 저쪽, 저기에요..  


8 빌라 앞, 나와있는 주민들 웅성웅성, 아까 순찰 갔던 경찰차 다시 와있고 어수선.

(시환 장비 챙기고 명찰 걸고, 경례)


경찰 저기, 경위님.. 죄송한데 이 분들.. 차 지붕 수리 말씀하십니다..

(시환 차 보면 찌그러져 조금 내려앉은 천장, 3층보고, 지율보고)

지율 (명함주고) 저한테 보내세요, (들어가며) 경찰입니다.. 잠시만요..   

주민1 2, 3 (웅성, 수근) 근데.. 그 학생, 원래 좀 이상했어요. 맨날 이남자 저남자 수시로 들락거리고.. (지율 시환 돌아보면) 모델도 하고, 뭐 예쁘니까.. 근데 아유, 술집에서 일을 하는지, 맨날 취해가지고.. 그렇다며? 난 얘기는 들었지 본적은 없어서..

시환 다들 이 근처 사세요? (예, 요 옆에, 여기.. 끄덕끄덕) 나중에 댁으로 찾아가면 협조 좀 해주세요? (예, 그럼요.. 우리집에는 올거없어요, 할말 없어.. 왜 없어, 자주 봤잖아, 인형같이 예뻐가지고.. 그래, 학생이라고 인사도 잘하고.. 웃는게 아주 천사같이 얼마나 이쁜지.. 쯧쯧, 어린 애가 왜 죽었대, 자살이야? 아직 모른대잖아..)


9 디졸브/ 303호 앞 계단


시환 (연속 사진, 바닥 핏자국 안밞으려 옆으로 피해 걷고. 현관문 손잡이 찰칵 - 핏자국 있으나 옷으로 닦으려한 흔적) 이거는, 지문 못빼요. 혹시라도 범인 거라면 DNA는 건져도.. 대조할 샘플이 있을지도 모르겠고..

지율 범행 후에, 문을 닫고 나가면서 확인을 했네요? 왜죠?


/INS/ 피 묻은 남자 팔, 문을 닫고 손잡이를 돌려본다. 열린다.. 돌아서서 걸어가며 바닥으로 핏방울 떨어지고


지율 열려있는지 확인을 하나?  

시환 보통 문을 잠궜는지를 확인하지, 열려있는걸 확인 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것도 자기 범행 장소를?  


10 303호 부/ 시환 지율 덧신, 사진, 녹음


(식탁에 먹다만 과일, 몇 개 남은 설거지, 들여다보는데 역시 칼은 안보이고. 방으로 이동. 벽면 가득한 핏자국, 방문부터 침대까지. 가로로 누워있는 여자 옆으로 둥그렇게 젖은 핏자국, 연속 사진)


시환 (둘러본다) 따라들어가면서, 방문에서 첫 공격을 했고, 이미 출혈이 심한 피해자가 쓰러진걸 뒤집어서, 여기다 놓고 더 찔렀어요. 죽었나 확인하려고 그랬는지, 아니면 화가 났을거에요. 혈흔을 보면... 저쪽에서 서서 걸어 들어오다가 높은 부위, 피의 양과 각도로 봐서 목 부위일 가능성이 많고요, 선상분출 – 동 파열로 출혈량이 많아요. 그때 이미 치명상을 입고, 침대로 쓰러지는데, 그 사이에 두어번 더 공격이 있어요. 목보다 좀 낮거나, 피해자를 잡고 있었다면 등이나 옆구리까지 가능해요.    


/INS/ 과일 깎던 여자, 칼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방안으로, 칼을 들고 뒤따라가는 남자, 휘두르고, 사방으로 튀는 피. 벽에 흐르고, 물건에 튀고. 두어걸음 앞의 침대 위로 쓰러지면, 몸을 뒤집어 얼굴을 보며 재공격


시환 (방안 가구들, 물품 사진) 성폭행을 시도했으면 밀고 땡기고, 뭐라도 하나 흐트러졌을텐데, 물건들도 다 제자리에 있고, 침대도 깨끗하고..

지율 (피해자 살피고) 이상하죠? 이렇게 여러번을 찔렀는데, 얼굴은 하나도 안 다쳤어요. 몸만.. 그것도 상체, 주로 목하고 가슴, 배에만 몰려있어요.  

시환 쓰러진 자세가 하체를 공격하기는 힘든 자세기는 한데, 일부러 급소만 노렸을까요? 빨리 죽이려고..? 성범죄가 아니라면 남은 건 돈, 원한, 치정.  

지율 치정.

시환 어떻게 알아요?


(지율, 침대 옆 탁자를 가르키고, 여러개의 액자 중 하나, 애인인듯한 남자와 함께 웃고 있는 금발 여성, 시환 의미심장한 표정. 사진 찰칵, 밖에서 싸이렌 소리)


11 D 사무실

(컵에 담긴 모닝 샌드위치, 주스. 씻고 들어오는 지율)


종태 와서 먹어. 고생했다, 아침부터

(지율 가만히 보면) 왜? 이것도 못 먹냐? 별거 아냐, 빵, 계란, 양배추, 케찹.. 케찹이 안돼, 빨개서?  

지율 아닙니다.

종태 짤라줄까? 야, 이거 만드는 거 내가 옆에서 다 보고 사온거야. 이상한거 없어

시환 (플라스틱 칼을 가져와 펼치고 자르고..) 사이다 드릴까요?

종태 (찌릿) 아침부터 사이다는... 왜? 현장 보고 와서 속이 안좋아?

지율 (앉아서 주스 집는다) 그런 거 없습니다.

종태 없어야지, 경찰이..

(함께 먹지만 계속 눈치, 조금씩 먹어보는 지율, 종태 옅은 미소 숨기고) 그래서, 사건은 어떤 거 같애?

시환 알 것 같습니다 (은석 종태 ?) 범인이 힌트를 주고 갔습니다 (사진기) 여기 이 액자들이요, 탁자 위에 총 5개의 액자가 있었습니다 (종태 은석 사진 보고)


CUT TO 사진 – 피가 튄 액자 4개, 깨끗한 1개


종태 범행 후에 이 액자를, 거기다 올려두고 갔다...?

시환 예. 다음 사진 보시면, 액자 아래, 테이블에 닿은 면에만 피가 묻어있습니다. 추가 지문이나 DNA 가 나오는지 감식 맡겼습니다.

종태 이 남자 신원은?

시환 아직 찾고 있습니다. 어쨌든 관련은 있어보입니다.

종태 너무 단정하지 말고. 혼선 주려고 일부러 놔뒀을수도 있어. 족적도 다 뭉개놨다며?

시환 (실망) 예. 스케이트 타듯이 발을 질질 끌고 다니구요, 지문도 몇 개 으로 닦아낸 것 같습니다.

종태 거봐, 요즘은 다들 똑똑해져서..

시환 그래도 액자를 가져다 놓은 사람 아니면, 액자 속 사람 아닐까요? 최소한 범인이 뭔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있는 것 같은데

종태 메시지야 있지, 너 엿먹어라.. 그거야.


(시환 찌릿, 종태 웃고) 밥 먹고, 감식 결과 나올때까지, 시간나면 잠깐 병원 들러. 조팀장 받아버렸다며?


시환 (죄송) 아.. 그.. (한숨)

종태 운전을 어떻게 하길래 경찰이 사람을 치어? 나이 서른에 초보야?

시환 아닙니다. 골목이 좁고 급하게 가다가..

종태 어차피 들이받을거면 용의자나 들이받아 잡던가.. 많이 다쳤대. 다리 부러지고 떨어지면서 골반에 금가고.

(시환 고개 푹)    

은석 강 형사는 괜찮아요?

지율 (빵 씹으며) 예

종태 괜찮기는? 기스 났구만. 새벽부터 남의 일에는 왜 끼어들어서. 오늘 스케줄은 어때?  

은석 저희는 공장 갑니다. 지난 달에 자살한 사람 중에 네팔 사람 두명이 잠깐 같은 공장에서 일한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종태 누구지? 파반?

은석 예, 파반하고 가라브..

지율 파반 슈레트라?

은석 맞아요. 알아요?

지율 죽었어요? 본국에서 가족들하고 연락이 안된다 그래서, 공장에 한번 갔었어요. 삼원 포장이요, 그때, 거기서 오형철 잡아오고..

종태 아, 거기가 거기였어? 그때는 오형철이에 정신 팔려 가지고.. 공장은 어땠어?

지율 별로 이상한거 없었어요. 사장도 협조적이고.. 근데 자살이요?

은석 최근에 불법 체류자들 사이에서 계속 자살자가 나오고 있어요. 이 부근에만 벌써 여섯명인데, 서로 관련이 있는지 알아보는 중이에요. 두명은 국적은 다르지만 직장 동료였고, 나머지는 아직 아무것도 밝혀진게 없어요.

시환 혹시 타살 가능성은요?

은석 공식적으로는 자살로 보는게 맞아요. 부검 결과도 그렇고.

지율 부검을 했으면 장기 밀매도 아닌거고..

은석 아직은.

종태 전부 다 자살했다고 하기에는 뭔가 이상하잖아. 하나둘도 아니고.. 한국 싫으면 돌아가면 되지 왜 여기서 냐고. 고향에 가족 있는데. 그것도  동네에서만 우수수 쏟아져나오고 있어. 매주마다 한명, 길면 열흘... 마음에 안들어.    

지율 인근 지역도 알아보셨어요?

은석 아직은 공식적인게 아니에요. 좀 더 알아보고 수상한 정황 면 그때 협조 요청 하려구요.

시환 팀장님은 아세요?

종태 알거나 모르거나, 내가 알 바 아니지. 나가자. 가는 길에 조 팀장 수술 잘 됐는지 잠깐 들여다 보고 ..


CUT TO 서장 들어오고 이동 인사


서장 어, 앉어, 아침먹냐?

은석 다 먹었습니다. 나가는 길입니다.

종태 왠일이에요, 아침부터?

서장 류시환이 보러왔다. 잘 살아있나 (시환 눈치) 어때? 많이 놀랐지?

종태 놀란게 문제에요, 뼈 부러진 놈도 있는데.

서장 부러진거야 의사가 알아서 잘 붙여줄거고, 놀란거는 지가 혼자 알아서 해야되니까 그렇지.   

시환 (꾸벅) 죄송합니다

서장 일부러 그랬나, 일하다보면 별별일이 많아. 다음부터 조심하면 돼. 아니, 카레이싱 하는 놈이 어쩌다 그런 사고를 내?

종태 카레이싱이요? 가?

시환 아니요, 제가 하는게 아니라..

서장 카레이싱 선수한테 운전을 배웠지. 경찰 할려고.. 하는 김에 자격증도 따고.

종태 일부러 들이박았네, 조팀장 미워서.

시환 아닙니다.

종태뭐가 아니야? 운전도 그렇게 잘 하는데, 너 조 팀장이 맨날 우리 무시하니까 이참에 확 없애버릴려고..

서장 어이구.. 애한테 참.. (종태 피식, 잘했어, 잘했어.. 시환 찌릿) 그나저나 그, 일본 여성 실종 사건, 미키라 그랬나? (지율에게) 뭐 좀 있어?

지율 아니요 (일동 당황, 눈치)

시환 (머뭇) .. 그... 일단, 서울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서장 서울.. (어이없음) .. 시환아, 난, 서울 말고, 이 세상에 없을까봐 걱정이다. 서울 아니어도 되니까, 살아있는 증거 좀 찾아와. 거기 연락 안된다는게 벌써 언제인데 아직까지 이러고 있어? 골든타임 다 지나고 지금까지, 마지막 행선지도 몰라?

시환 찾겠습니다.

서장 찾아! 가서 뭐라도 들고 와. 일본 대사관에서 전화 왔어. 진전 있냐고.


(시환 시무룩, 지율 무표정 쓰으릅 주스 마시고, 지율 상처본다) 넌, 약이라도 제대로 바르고 다녀. 병 키우지 말고.


지율 (형식적) 예  

서장 (한심) 말로만 맨날... (빵 주워먹으며) 나가. 일해!


(일동 인사, 예.. 먹은 자리 치우고, 주섬주섬)


지율 (빤히) 서장님, 왜 문형사님 승진 안 시켜줘요?

서장 뭐?

지율 누구는 스물 몇 살부터 경위인데, 문 형사님은 50에 같은 경위잖아요. 나이도 제일 많고, 일도 제일 많이 하고.. 근데 왜 아직 경위에요? 이 팀장도 경감인데?


(일동 ?? 서장 헛웃음)


종태 너 지금 나 돌려까는거지? 계급 같다고 약올리는 것 같은데?

지율 아니요, 그냥 이상하잖아요. 형사과, 강력, 다 통틀어서 다들 큰형님, 큰형님하면서, 직급은 안 올려주고.. 문형사님 싫으세요?  

종태 아, 그러네.. 나는 여지껏 내가 학교 안나오고, 시험 떨어져서 그런 줄 알았는데, 서장님이 날 싫어하는 거였어.

서장 그런건 숫자대로, 실적대로.. 다 위에서 알아서 하는 거야. 야 임마, 내가 그런 인사권이 있었으면, 류시환, 강지율, 너네같은 사고뭉치들은 뽑지도 않았어. 전부 차은석이 같은 놈들로만 쫙 데리고 있지.

종태 왜? 은석이 같은 애들 한 열명 데리고 역모라도 하시게요? 구테타로 청장 자리 따? (은석 피식)

서장 못할 것도 없지. 차은석이 열명이면 니들은 국물도 없어. 아, 시덥잖은 소리말고, 내가 치우께 놔두고 다들 나가. 일이나 해.

종태 왜 서장님이 치워요, 애들 놔두고? 하지마요, 버릇 나빠져

서장 남았잖아, 내가 다 먹고 버릴거야. 니들은 가.


(시환 지율 눈치, 예.. 나가고)


은석 (고민) 저는 그럼... 차 빼놓을께요..

서장 어, 그래, 차형사. 수고! (꾸뻑 나가고) 야, 쫑태, 강지율이를 시켜서 승진을 졸라?

종태 아니야, 저 놈이 이게 (손짓, 머리) 짧잖아, 생각을 안하고 말부터 나와.

서장 지낼만한가보다? 좀 친해진거 같은데?

종태 친해지긴 뭐가... 출근하니까 얼굴 보는거지.

서장 조 팀장 통화했다. 수술 들어가기 전에.

종태 뭐래? 살아나서 좋대?

서장 그게 아니라.. 강지율이가 이석호를 쳤단다.

종태 쳐? 왜?

서장 지율이가 용의자 쫒는데, 이팀장이 가로 막았대. 지율이 다친줄 알고 챙겨줄려 그랬나봐.

종태 그래서 용의자 놓치고, 빡쳐서 지 팀장한테 분풀이를 했다?

서장 착오야. 진짜 다친줄 알고 놀랐겠지.

종태 거기도 참.. 팀장이라는 인간이.. 애 좀 다쳤다고 범인 쫒는 걸 막아? 경찰이 그럼 맨날 다치지, 뭐, 피 쪼금 난다고 집에가 쉬나?  

서장 3층에서 뛰어내리셨단다, 범인 잡겠다고. 너 같으면 애가 옆에서 쿵 떨어져 내리는데, 안 놀라?

종태 3층..? 3층이 어디라고 거기서 뛰어? 날개 달렸대? 오바하지 말라고 그렇게 얘기해도 그 자식이..

서장 그러니까, 조팀장도 식겁해가지고 뛰어내려갔는데, 이석호가 지율이 앉혀놓고 다친데 없냐, 하는 사이에 범인이 도망갔다 이거지. 그렇다고 지 상관한테 주먹질을 하는 건... 넌, 걔 어쩔거야?

종태 (한숨) 이 팀장은 뭐래요?

서장 안물어봤어. 조팀장이랑 병원 가있잖어서 얼굴도 못봤잖아. 조팀장 말로는, 입술이랑 입안이 좀 터진 것 같대. 코피는 멎었고. 제대로 갈겼나봐.  

종태 그정도면 ... 징계 받아야지. 상관을 폭행했는데.. (고민) 그래도 서장님, 양쪽 이야기 들어보고, 둘이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하면 어때요? 이런 일 일하다보면 감정이 격해질때도 있고..

서장 알지. 그래서 왔어. 일단 네가 앉혀놓고 이야기 해봐. 니들이 정식으로 보고서 올릴때까지는, 난 모르는 걸로 할테니까.

종태 보고서 안 올리면?

서장 사바사바 잘 해서 안 올리면 좋고. 야, 그거 공식화해서 내가 좋은 건 또 뭐있냐? 검사장님 얼굴 보기도 그렇고..

종태 지금 검사장 눈치 볼... 에휴, (불만) 알았어요, 있다가 이 팀장은 뭐라 그러는지 들어보고... (짜증) 이 자식들은.. 조용할 날이 없어... (궁시렁, 나가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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