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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에세이

첫사랑 찾기

당신은 누군가의 첫사랑 일까요

by 신소운

초등학교 친구를 찾았습니다.

유명해져 있네요

인터넷에 이름 세글자 두드리니 나올만큼...


페이스북 매신저로 안부를 물었습니다

이름을 대고 혹시 35년 전 (무려 !!!) 의 나를 기억하는지 물었더니

"기억하지, 네가 내 첫사랑이었는데."

하고 웃네요 ㅎㅎㅎ


그 친구가 6학년때 전학을 가면서 연락이 끊겼는데,

왜 그때는 이사가면 집 전화번호가 바뀌잖아요.

멀지 않은 동네였어도 연락할 방법이 없으니 잊어버리는 게 당연했었지요

이후로는 같은 서울이었어도 시간이 안 맞았을 거에요


바쁜 중고등 시절을 지나 대학에 들어갔어도 (멀지 않은 곳에 있었더라구요),

저는 그때부터 해외로 돌았고, 아마 그친구는 그 사이 군대를 갔다 왔겠지요

직장, 파견, 유학, 자격증, 고시...

겹치는 동선이 없어 마주칠 일도 없었는 듯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핸드폰이 있으니 이사를 가도, 전학을 가도...

소중한 사람을 잊을 필요가 없겠죠

저도 그런게 있었다면 더 많은 사람을 간직할 수 있었을텐데..

삐삐 쓰던 시절에 한국을 떠났더니 남은 연락처가 없습니다

찾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만약에 요술폰이 있어서요,

잃어버린 사람 딱 세명과 통화 할 수 있다면,

누구 누구에게 해볼까요?

첫 사랑, 두번째 사랑, 세번째 사랑...???


그리고 만약에, 똑같은 요술폰을 가진 누군가에게,

꼭 찾고 싶어하는 셋 중 하나 쯤은,

'저' 가 될 수 있을까요...


저를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궁금합니다.

많이 영광스럽겠지만, 누군가의 첫사랑까지는 바라지 않습니다.

그냥 대충 막 꼽아서 세번째 안에만, 넉넉히 잡아 열명 안에라도 꼽히는

기분 좋은 사람, 생각나는 사람,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저의 첫사랑은 안 찾을려구요.

그게 참 이상하게, 맨날 바뀌더라구요..??

A인것도 같고, 그때 그 B 였던것 같기도하고..

어느날 갑자기, 아이구, Z 도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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