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만한 물가 _ 65호
20130614 - 때론 그런 날도 있겠지요
양치기 산티아고는 어느 날 보물을 찾아 바다를 건너 이집트로 갑니다. 그는 그 여정 속에서 많은 것을 깨닫고 결국 보물을 찾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 어떤 보물보다 더 소중한 마음의 깨달음이라는 선물을 얻습니다. 보물을 찾기 위한 여정 속에서 그가 깨닫고 들었던 귀한 이야기들이 오래도록 되새기고 싶은 주옥같은 이야기들로 가득해졌는데 그것들이 가장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산티아고는 "연금술사"-파울로 코엘료의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입니다.)
다른 무엇보다 산티아고가 깨달음과 성숙의 단계를 밟아 가는 과정 속에서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위험과 어려움들 그리고 시험이 그를 찾아왔다는 사실이 마음에 공감이 됩니다. 하지만 그가 결국 보물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꿈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도중에 있었던 안일한 만족의 유혹 앞에 멈춰 섰다면 그는 꿈을 이룰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영화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 앤디가 20년간 억울하게 복역한 쇼생크 감옥을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꾸었던 꿈(희망)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감방 동료 레드가 감옥에서 희망은 위험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기억해요, 레드, 희망은 좋은 것이에요. 아마도 최고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좋은 건 사라지지 않아요. 이 편지를 꼭 찾길 바랄게요. 친구 앤디가."라고 말하며 레드에게도 희망을 안겨줍니다. 그는 남몰래 그 꿈을 포기하지 않고 준비하고 마침내 탈옥하여 태평양을 안고 사는 그 꿈을 이룹니다.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요셉이라는 인물도 어릴 적 가졌던 꿈이 이루어지기까지 그 꿈을 포기하지 않고 수년의 어려운 과정들을 잘 이겨낸 점을 높이 평가합니다.
하지만 평범한 우리들의 일상에서 그 꿈이 이루기까지 겪게 되는 많은 일들은 이야기 한 두 마디, 책 한 두 줄보다 훨씬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 같습니다. 산티아고의 위험이나 앤디의 고통이나 요셉의 힘겨운 여정들은 그것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때론 흐린 날도 있습니다. 그 날이 오늘이 될 수도 있고 이미 지난 어제가 되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고 다시 그 산을 넘어야 할 날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합니다. 자신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들을 만나기도 하고 뻔히 아는 일이지만 그래도 고통스러운 것도 있고 쉬이 넘어갈 것 같았던 일들이 여러 날 맘고생하게 만드는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산고의 고통 없이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하며 원하는 것을 이룰 수는 없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각자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꿈이 이루어지면 더 이상 이룰 꿈이 없을 것 같아 오히려 그 꿈을 꾸는 것만 즐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꿈꾸지 않는 인생은 살아 있으나 살아 있는 삶이라 말하기 곤란합니다. 우리 인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삶의 기쁨이 있을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그런 기쁨보다 허튼 일에 더 맘을 쓰기 때문에 깨닫지 못할 뿐입니다.
오늘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꿈을 찾고 또 이뤄가는 여정입니다. 이미 고지에 다다른 사람도 있고 또 다른 꿈을 발견한 사람도 있고 막 고비에 다다른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어디에 있든지 때론 그런 날 하루하루를 잘 이겨낼 수 있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