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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화의길벗 라종렬 Jul 26. 2017

시민의식(市民意識)

쉴만한 물가 - 118호

20140725 - 시민의식(市民意識)


축구도 좋아하고 가끔 막내 녀석과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 중동공원을 자주 이용한다. 올해는 그동안 잔디구장으로 시민들이 거의 사용하지 못했던 곳을 풋살구장과 여러 가지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경을 해서 정말 많은 시민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갈 때마다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사진을 찍어 소셜 네트워크에 올리면 타 지역 사람들이 무척이나 부러워하고 그럴 때마다 얼마나 뿌듯한지. 도심 한복판에 이런 좋은 휴식공간이 동광양과 광양에 골고루 있어서 시민의 권리를 톡톡히 누릴 때마다 늘 감사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마음과 더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안타까운 모습들이 있다. 바로 쓰레기들이다. 구석구석 담배꽁초를 비롯해서 각종 페트병과 과자 봉지 등이 여기저기 버려져 있는 것이다. 조기축구를 하는 지인의 말에 의하면 아침 일찍 나와 보면 도저히 그냥 운동을 할 수 없을 정도란다. 그래서 한참을 치우고 나서야 운동을 시작하고 특히나 주말이 지난 때는 그 양이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여기저기 팬스나 시설물들이 벌써 휘어지고 훼손된 곳이 많았다. 그냥 실수로 부딪히거나 망가진 것이 아니라 일부러 그렇게 한 듯한 상태로 보였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공시설물들을 이렇게 사용하면 무료로 개방한 뜻이 무색하게도 시나 관리자의 입장에서는 난감해 질게 뻔하고 결국 폐쇄적 운영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우리 시의 시민의식이 이렇게 부족한 게 아닐 텐데 보이는 현상들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백과사전에 보면 시민의식에 대한 설명이 간략하게 잘 설명되어 있다. “시민의식은 역사적으로는 봉건제도를 타파하고 시민사회를 성립시킨 이념이다. 그러나 오늘날 시민의식이라고 하면, 단순히 프롤레타리아에 대한 부르주아 의식이나 도시 주민으로서의 시민의식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 의식은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이 독립한 인간으로서 책임을 가지고 행동한다는 것, 즉 전근대적인 미망(迷妄)이나 비굴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키려는 생활태도를 말하며, 둘째로는 각자가 자유롭고 평등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생활을 향상하려는 입장에서 발언하는 태도, 셋째로는 정치적으로 민주주의의 기본을 지지하는 의식을 말한다. 그러므로 시민의식은 전근대적인 생활을 근대화하는 데 필요할 뿐만 아니라, 현대의 대중사회에 있어서도 긴요하다. 이것이 특정 지역사회와의 관련에서 포착되는 경우, 주민의식(住民意識)으로 구별되기도 한다.”(두산백과 발췌)


기본 도덕이 윗물에서부터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사회적 풍토를 핑계할 수도 있겠고 요즘 아이들에게 이러저러한 핑계를 댈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렇게 남 탓 만으로 이런 부분들이 개선되진 않는다. 나부터 우리부터 깨어 있는 시민들이 먼저 솔선수범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것이 책임의식=주민의식=시민의식이라 생각한다. 하여 당일에도 주위를 잠시 둘러 오물을 수거하고 아이들이나 학생들이 운동하거나 지나가면서 오물을 버리면 일부러 불러서 함께 깨끗하게 쓰는 것이니 이러지 말자고 당부했고, 운동을 마치고 오면서도 일부러 주위 쓰레기를 주워 안고 나오면서 모여 있는 아이들에게 우리 깨끗하게 이용하자고 일부러 당부하고 왔다. 그렇게 서로서로 격려하고 당부하면서 더불어 함께 개선해 가지 않으면 각종 공공시설물들이 배겨낼 수 없을 것이다. 


오래전에도 이런 마음을 글로 표현한 적이 있는데 예전 마을의 개념에서 모두가 함께 아는 그런 생활에서 도시로 발전되어 시민으로 사는데 시민의식이 붕괴되기 쉬운 것이 바로 익명성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두 사람 건너면 실상은 시민 전체가 다 서로서로 관계된 사람들임을 금세 알 수 있다. 돌아보면 자녀들이 친구요 지인들의 관계에 있으니 어른들이든 아이들이든 시민으로서의 생활태도나 자세에 문제가 있다면 좋은 말로 타이르며 함께 살기 좋은 시(市)로 만들어 가야 하는데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금세 이런 문제들이 개선되리라 믿는다. 그것은 단순히 깨끗한 도시로의 개선을 넘어서 더불어 살아가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정착되는 토대가 되는 것이다. 나부터 우리 가정에서부터 그리고 우리의 이웃과 더불어 그렇게 함께 성숙한 시민으로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광양 시민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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