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다 다르다

쉴만한 물가

20141004 _ 사람은 다 다르다


성형 광고 그림 중에 똑같은 얼굴을 한 여성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나도 저 병원에 갈 걸 하는 독백을 구름에 담아 넣은 카피 문구가 있다. 이들이 비슷하게 된 것은 모델로 삼은 얼굴이나 기술이 결국 같은 모양의 얼굴로 성형을 한 결과라고 은연중에 말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가끔 데쟈부가 장소가 아닌 사람에게서 느껴진 적이 있다. 돌아서 생각해 보면 아 저 얼굴이 소위 말하는 성형미인이구나 하고 쓴웃음을 짓게 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다.


중학생 딸애가 있는데 화장은 기본이고, 어디서 구했는지 가끔은 모르는 얼굴로 다가온다. 가만 보면 눈꺼풀에 뭘 발랐는지 없는 쌍꺼풀이 보이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 술 더 떠 쌍수(?)를 해 달랜다. 기가 막혀서 어디 돈을 쓸 데가 없어 칼로 눈에 금을 긋는 데 쓰느냐고 혼을 냈더니, 요즘 웬만하면 다 한다는 녀석에게 어딜 그리 배부른 소릴 하느냐고 다들 제정신이 아닌 거라고 혼을 냈다. 아이들 스마트폰 사 달라하면서 반 친구들은 다 있는데 나만 없다고 하는 레퍼토리랑 같은 거라 생각되면서도 씁쓸함이 가시질 않는다. 그 돈이면 멀리 있는 아이들은 수 십 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돈이라 말해도 잊을 만하면 그 소리를 한다. 그럴 때마다 맹자의 어미가 생각난다. 허나 이런 환경을 떠날 곳이 있던가


사람은 다 다르다. 한양을 오가며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 가운데서 똑같은 얼굴은 없다. 키와 생김새 머리 귀 행동거지 인상 손 다리… 유심히 보려고 한 것이 아니어도 스치듯 지나는 이들의 면면들이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을 느낄 때마다 창조와 생명의 창작 신비가 느껴진다. 어디 그것만 다른가? 사람들은 모두 지문이나 손금도 다르다 한다. 그러나 지문날인이 개인 고유의 인식 수단이 된 것이다. 현재 사고 있는 사람 분 아니라 오래도록 태어난 이들의 지문까지 다 다르다고 하니 수십억 인구의 손가락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이 다르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찔함과 신기함이 교차된다.


그런데 외형만 다른 것이 아니라 사람은 생각도 다르다. 모두가 같은 생각 같은 마음 같은 말을 할 순 없다. 한 배에서 나와 함께 살아도 다르고, 오래도록 살을 섞어 살아도 다르고, 같은 것을 보고 배워도 다르며, 오래도록 세뇌되어도 생각 생각들이 다 다르다. 깊이의 차이 경중의 차이, 사고 폭의 차이부터 지혜와 지식의 고저를 무론하고 사상, 가치관, 세계관들이 사람들의 숫자만큼 다르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런 다름에 대하여 존중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기준에 맞추거나 고집해서 타인을 향한 억압과 폭력으로 다름을 틀림으로 말하며 배타적이거나 이기적 행동을 서슴지 않게 된다.


그것이 개인 대 개인을 넘어 공동체와 집단을 넘어설 때면 전쟁으로까지 나아가게 된다. 이런 다름을 통제하는 이가 독재자이며, 그런 독재를 위해서 폭력은 기본이고 모든 법과 권력과 경제 심지어 교육과 종교마저도 통재하려 들고 그것에 저항하는 것은 매도되어 타도의 대상이 되거나 처단의 대상으로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위협하는 반란세력으로 낙인찍어서 격리 수용하거나 매장하려 한다. 그러면서 권력과 자본의 독점과 편중으로 말미암은 계급이 형성되는 것 같다. 복잡한 사회현상에 대한 학문적 용어들이 아니어도 지금 우리 사회에 알게 모르게 형성된 다름의 다양성을 무시하고 그것이 결국 신분의 차이나 계급의 차이로 새로운 계급 내지는 골품 사회가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요즘엔 너무도 피부에 와 닿는다. 아이러니하게도 기득권과 경제의 부유층들을 비난하면서도 자기도 그런 사람이 되겠다고 바둥거리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은 상품이 아니다. 그래서 다 다르다. 모두가 일률적으로 찍어낸 상품이 아니기에 그 어떤 신분에 대한 귀천과 낙인도 찍어서는 안 되며 또 그렇게 평가하거나 대해서도 안된다. 모두가 한 사람 한 사람 귀하게 만들어진 작품이라 생각하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든 것이 아름답고 귀하기 때문에 다름을 틀림이라 말하지도 말아야 하며, 무시하거나 시기할 필요도 없다. 사람이 사람을 존중할 줄 모르면 스스로 인간이길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 여겨야 한다. 이런 사람 존중에 대한 기본이 한 개인을 바람직한 인간으로 가정과 사회가 건강한 공동체와 나라로 올바로 세워져 갈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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