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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2022.3.10 대선을 마치고

by 평화의길벗 라종렬

<혹시라도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말도 안되는 이 기막히고 이해할 수 없는 현실을 아마도 오만가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휑한 맘들을 추스리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저도 그런 생각들을 곰곰 되짚어 보면서 이전의 일들을 생각해 보니 이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켠으로 조그마한 희망을 품었습니다.


우선 당선인의 본부장 비리가 만일 낙선이 되었다면 오히려 더 밝혀지지 않을 수 있었겠다 싶습니다. 왜냐하면 낙선한 이의 비리를 파헤쳐 심판하게 되면 오히려 당선인이 통합과 포용력을 갖지 못하고 정치보복을 일삼는 이라고 역풍이 불 수도 있다고 생각하여, 이를 우려하며 미적이다 오히려 유야무야 그냥 넘어갈 수 있었겠지요.


그렇게 과거에는 당선이 되면 그의 모든 죄가 무마되고 묻힌다고 생각했지만, 멀리 생각할 것도 없이 이미 지난 10여년 동안에 있었던 이명박과 박근혜씨의 예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앞선 이는 그의 비리들이 속속들이 드러나(물론 드러난 부분은 너무도 적지만) 수감중이고, 친절한 박근혜씨는 국정농단의 죄가 낱낱히 밝혀지고, 그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이명박은 임기 후에 드러나고 박근혜는 임기를 다 채우지 못했지만 그래도 그들의 문제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그냥 몰랐을 일을 수장이 되고 나니 밝혀지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이들 모두 권력을 잡았을 때는 다 이기고 가려지고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것이 문제라고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비록 그런 현상을 다시 맞닥뜨리게 되었지만 이미 그들의 종말을 짧은 역사를 통해 고스란히 보고 있습니다.


하여 앞으로 언제일지 모르지만(취임 전에 특검을 통해서 밝혀지면 좋겠지만 그럴 용기와 배포를 가진 국회의원이 아마도 없지 싶습니다. 왜냐하면 조국 전 법무장관처럼 살아도 온 가족을 다 파헤쳐서 없는 죄를 뒤짚어 씌우는 판에 정치에 입문하고 살아오면서 뒤가 캥기는 일이 없진 않을터, 이를 이미 알고 있든지 그렇지 않더라도 검사들이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기에 그것을 감수하고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고서라도 이러한 비리들을 밝힐 이가 있을리 만무하다.) 그래도 깨어 있는 시민들이 있다면 비록 그것이 다시 촛불을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유야무야 그냥 묻힐 수 없는 처지에 드러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당선된 이들은 득표수가 아니라도 오히려 한켠으로 두려움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지은 죄가 많아서도 그렇고(하도 많아서 죄의식이 무디어 져서 강퍅해 졌을 지라도) 거짓이 쌓이고 그럴수록 이를 가리기가 더 어려워서도 그렇고, 이제 본인들이 감당할 수 없는 데까지 자꾸 드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대통령이 되지 않고 하던대로 살았다면 그냥 넘어갔을(그래도 하늘은 결코 죄를 묵과하지 않는다는것이 지론) 문제들이 이제는 그럴 수 없는 데까지 서게 된 것입니다. 거기다가 자신들의 문제뿐 아니라 얽히고 섥힌 카르텔에 있는 다른 이들의 문제까지 고스란히 한 배를 타게 되었기에 내부와 외부의 위기가 겹쳐지게 될 것입니다.


어느 날인지 몰라도 그렇게 되어야 우리 자녀들에게 이렇게 살아서 비록 권력을 쟁취했더라도 결국엔 불의한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고, 그렇게 사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제대로 가르쳐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시간이 야속하고 너무 오래 걸리는 것 같고, 금새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고, 오히려 악인들의 득세가 더 현실적이고 성공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는 옛 어른들의 말이 결코 틀리지 않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난 수년 동안 이 나라를 위해서 무고하게 희생한 순국선열들 피와 민초들의 희생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한번더 이러한 계기들을 통해 더 건강하고 온전한 모습으로 진보하고 성숙해 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물론 지난 이명박 때 도덕을 무시하고 경제면 된다고 생각하여 선택한 (나라를 말아먹고, 온국토를 파 제끼고, 국제적으로 사기치고 국격을 실추시킨..셀수도음따)피해와, 역사를 무시하고 향수에 젖어 무지한 이를 꼭두각시처럼 세워 국정농단의 피해를 온 국민이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불의한 언론과 법조 카르텔과 부패 세력들의 농단과 선동에 부화뇌동하여 선택한 결과에 대해서도, 안타깝지만 선택한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 모두 지난 수일 동안 드러나서 향후 발생될 정치, 경제, 외교, 문화, 종교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우려되고 걱정스런 많은 일들 모두 고스란히 감당해야 할 일이 만만치 않은 아픔과 무게로 다가 올 것이라는 슬픈 현실은 너무도 오래 아플 것 같지만서도....


2022년 3월 10일 대선을 마친후

안타까운 현실을 생각하며 평화의 길벗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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